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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은 남는다, 한복은 떠난다…종로 익선동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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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한옥은 남는다, 한복은 떠난다…종로 익선동의 현주소

    • 2018-04-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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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는 '핫'해지는데…카페에 밀려 나가는 전통 업종

    종로구 익선동 한옥마을에 위치한 형제한복과 정화한복. 정화한복은 형제한복이 이사를 하기 일주일 전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사진=오수정 수습기자)
    종로구 익선동 한옥마을에서 한복집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100년 가까이 된 한옥이 서울 도심 속 섬처럼 남아있는 곳, 익선동이 현대적 재탄생이란 이름으로 '핫 플레이스'가 되면서다.

    익선동 166번지에 자리한 마지막 한복집 '형제한복'은 지난 6일 마지막 바느질을 마치고 근처의 다른 동네로 이사를 떠났다.

    다섯 평 한옥에서 보증금 2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으로 3년간 한복 저고리를 지어오던 노정자(72)씨와 임형순(70)씨가 집주인으로부터 "자리를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은 건 두 달 전쯤.

    "카페를 차리겠다"는 이유였다.

    익선동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3대 요정으로 꼽히는 '오진암'으로 인해 한복 수요가 꽤 있었다고 한다.

    오진암은 기생 관광에 대한 비난과 우후죽순 들어선 룸살롱에 밀려 8년 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젠 한복집도 새로운 감각을 제공하는 카페에 자리를 내줘야 하는 이주민의 처지다.

    형제한복 바로 옆에서 한복 치마를 주로 만들던 '정화한복'은 지난달 이사를 떠났다.

    익선동 한옥마을 초입에 있는 '충신한복'도 여든을 넘긴 할머니가 장사를 쉬는 중이다.

    형제한복의 디아스포라는 3년 전 시작됐다.

    교동초등학교 뒤편인 익선동 34번지에 한때 터를 잡았지만 역시 카페를 차린다는 건물주에 쫓겨났다.

    형제한복 노정자 씨가 한복 저고리를 만들고 있다. (사진=오수정 수습기자)
    노씨는 "익선동에서만 벌써 두 번째, 카페 때문에 쫓겨났다"고 말했다.

    한옥은 남고 한복이 떠난 익선동의 집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익선동 단독주택은 3년 전 평당 3000만 원 가까이 거래된 뒤 지난달엔 5000만 원을 훌쩍 넘겼다.

    서울시가 지난달 29일 익선동을 마지막 한옥마을로 지정하겠다는 지구단위계획안을 발표했지만, 이 때문에 보전된 '한옥만' 남을 것이라고 주민과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전망했다.

    서울시 계획안에 전통 업종 보전 계획이 없어서다.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전통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가진 상점은 줄어들고 공간이 변형되는 과정에 제도의 울타리는 없다.

    남은경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팀장은 "특정 업종으로 인해 고유한 특성을 유지하고 있던 지역들이 다른 이유로 유명해지면 그 업종들이 내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용도나 업종을 적극적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로선 제도적인 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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