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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 여전히 못 미더운 이유…돈만 받고 떠나는 '먹튀의 달인'



기업/산업

    GM이 여전히 못 미더운 이유…돈만 받고 떠나는 '먹튀의 달인'

    실적부진 국가 지원받고 짐싸는 먹튀전략 능수능란…"철수 대비 장기전략 수립해야"

    한국GM 군산공장. (사진=임상훈 기자/자료사진)

     

    GM이 한국지엠의 회생을 위해 우리 정부와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했지만, '먹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GM은 한국지엠에 대한 조건부 자구안을 제시하거나 정치권을 상대로 여론전을 펴는 등 고도의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정부의 지원을 받은 뒤 철수한 외국의 전철을 밞을 것이라는 의심을 사는 것이다.

    ◇ GM의 '먹튀' 전략…경영난-> 해당국에 지원 요구-> 연명 -> 회생 불능시 매각·철수

    GM은 과거 유럽 등에서 실적이 부진한 공장에 대해 해당 국가의 지원을 요구해 경영을 이어가다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다되면 철수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GM은 지난 2009년 계열사 오펠(Opel)이 경영난에 처하자 독일 정부에 지원금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고, 결국 지난해 3월 GM의 영국 계열사인 복스홀과 함께 프랑스 푸조·시트로앵(PSA) 그룹에 매각했다.

    같은 시기 스웨덴 사브(Saab) 공장이 파산 위기에 처하자 스웨덴 정부에 긴급 재정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2010년 결국 매각됐다. 앞서 GM은 2004년 사브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한 뒤 대량 실업을 우려한 스웨덴 정부로부터 대규모 지원을 이끌어냈다.

    2012년엔 호주 정부로부터 향후 10년간 10억달러를 지원받는 대신 홀덴공장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하고 2억7천만달러를 선지급 받았지만, 이후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자 지난해 공장 문을 닫고 철수했다.

    GM의 이런 과거 전력은 한국지엠을 회생시키겠다며 우리 정부에 지원을 요구하는 현재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배리 앵글 GM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사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철수 압박·조건부 투자 '이중전략' 통한 주도권 잡기, 여론전도 능해

    한국지엠의 현재의 위기는 GM의 경영실패에 기인한다.

    GM이 유럽에서 자사 브랜드를 잇따라 철수시키자 한국지엠에는 빨간불이 켜졌다.한국지엠 수출 물량의 절반을 차지했던 지역이 유럽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지엠의 수출량은 GM이 유럽 철수를 선언한 2013년 63만대에서 2014년 48만대로 급감했고 2015년 46만대, 2016년 42만대 등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가져왔다.

    결국 GM은 설연휴를 앞둔 지난 13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를 전격 발표하기에 이른다.

    업계는 GM이 설연휴를 앞둔 시점에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것을 두고 '한국정부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받아들였다.

    ◇ 한국도 먹튀 가능성…"신뢰할 만한 중장기 경영계획 먼저 받아야"

    수익성이 없는 공장에 대해 공장 폐쇄와 철수를 언급하며 해당 국가를 압박해 이익을 챙기는 GM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것이다.

    GM은 또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를 위해 3조원에 가까운 본사 차입금을 '출자전환'하겠다면서 부평공장을 담보로 요구해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빌려준 빚을 주식으로 바꿔 재무 부담을 줄여주겠다면서 차입금 회수를 위해 공장을 담보로 설정하는 것은 이중적 태도라는 얘기다.

    특히 GM은 정부를 만나기에 앞서 정치권과 접촉하며 여론전을 펴는가 하면,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출자전환을 할테니 산은도 추가 투자를 하라고 요구하는 등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고도의 전략을 구사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던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GM은 이후 "한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고 싶다"고 수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업계는 GM의 이같은 말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GM이 일자리를 빌미로 우리 정부를 압박해 지원을 받아낸 뒤 회생 가능성이 사라지면 짐을 싸기 위한 '먹튀'의 사전작업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를 가볍게 보면 안된다"고 말했다.

    GM의 정부지원 요청안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유상증자 참여, 재정지원, 세제혜택 등으로 요약된다. 자구책으로는 28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과 27억달러의 본사 차입금 출자전환, 사업 구조조정 등을 제시했다.

    정부는 GM의 이런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GM이 한국지엠을 회생시키기 위한 중장기 경영개선 계획을 먼저 내놔야 한다는게 정부 입장이다.

    정부와 GM이 한국지엠 회생을 위한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해 결과가 주목된다.

    GM이 '먹튀'에 능수능란한 만큼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것에 대비한 장기 전략도 함께 세워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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