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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공항서 조사받은 윤미향 "모욕적…앞으로가 더 문제"



사회 일반

    日공항서 조사받은 윤미향 "모욕적…앞으로가 더 문제"

    길원옥 할머니 "가수 데뷔요? 마냥 좋기만 해요"

    - 日입국 조사, 무언의 압박인가?
    - 길원옥 할머니 '가수' 꿈 이뤄
    - 앨범 발표 후 건강도 좋아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길원옥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한 많은 대동강아 변함없이 잘 있느냐…"

    이 구성진 목소리 가슴에 팍팍 꽂힙니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 길원옥 할머니세요. 길 할머니가 평소 즐겨부르던 노래 15곡을 직접 부르고 녹음을 해서 길원옥의 평화라는 음반을 발표하신 겁니다. 지금 들으신 게 라디오 최초 공개입니다. 오늘 8월 15일 광복절 아침 화제의 인터뷰 오늘만은 위안부 피해자가 아닌 가수로 만납니다. 가수 길원옥 할머님 연결을 해 보죠. 할머님, 안녕하세요.

    ◆ 길원옥>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가수로 소개를 해 드릴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 길원옥> 좋기만 하죠, 뭐.

    ◇ 김현정> 좋기만 하세요? 그래요. 음반을, 내 이름이 들어간 내 얼굴이 들어간 '길원옥의 평화'라는 음반을 딱 받아드셨을 때 그때는 소감이 어떠시던가요?

    ◆ 길원옥> 그냥 좋았어요. 내 나이 90살에 그런 음반 있다를 내니까 그냥 좋기만 해요.

    ◇ 김현정> 내 나이 90살에 음반이 나왔으니. 원래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셨던 겁니까?

    ◆ 길원옥> 네.

    ◇ 김현정> 어떤 노래들 예전에는 부르셨어요?

    ◆ 길원옥> 글쎄 기억은 잘 안 나요. 그냥 생각 없이 노래하는 게 이렇게 좋아요. 노래 부르면 마음이 편안한 것 같아요.

    ◇ 김현정>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런데 예전에는 그 좋아하던 노래를 마음껏 부르지도 못하셨다면서요?

    ◆ 길원옥> 지금만큼 편안하진 않았죠.

    ◇ 김현정> 노래 부르고 그러면 왜 누가 뭐라고 해요?

    ◆ 길원옥> 집안 어른들은 그렇게 환영하는 편이 못 됐죠.

    ◇ 김현정> 지금처럼 자유롭게 부를 수 있는 때였으면 가수 하셨을 것 같아요, 할머니?

    ◆ 길원옥> 네. 꿈이지만 그렇게 마음대로 노래 부르고 그러지 못했죠, 옛날에는.

    '길원옥의 평화' 앨범을 발매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니까 가수가 예전에 꿈이셨던 거군요. 그러면 이번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어떤 거세요?

    ◆ 길원옥>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한 많은 대동강.

    ◇ 김현정> 한 많은 대동강?

    ◆ 길원옥> 그때 심심하면 한 많은 대동강을 불렀죠.

    ◇ 김현정> 조금 전에 나왔던 그 노래. 그러면 할머님, 여기서 잠깐만 한 소절 좀 청해서 들어도 될까요?

    ◆ 길원옥> 한 소절만.

    ◇ 김현정> 네네. 조금만 좀 불러주세요.

    ◆ 길원옥> '한 많은 대동강아 변함없이 잘 있느냐…'

    ◇ 김현정> 할머님, 그냥 불러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하자마자 뭐 망설임없이 그냥… 목소리가 그리고 그냥 뭐 아흔되신 분 같지 않게 목소리에 그냥 그 기교라 그러죠. 간드러지게 노래를 잘 부르셨습니다. 할머니 건강하시고요. 오늘 인터뷰 편치 않으신데 이렇게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길원옥>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할머니가 귀가 어두우세요. 그러신데 말씀하시기 편치 않으신데 소감 잠깐 말씀해 주셨습니다, 노래도 불러주시고. 이번 음반이 나올 수 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분, 그분을 이어 만나보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 연결이 돼 있습니다. 윤 대표님 나와계세요?

    ◆ 윤미향>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떻게 음반제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어요, 어떻게?

    ◆ 윤미향> 사실은 이제 저희들은 평소에 할머니들과 우리는 아직 해방이 아니에요라는 이야기를 해 왔기 때문에 광복절이 약간 기쁘기보다는 심정이 복잡하기도 하고 그래왔어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윤미향> 그런데 이제 우리가 무엇으로 그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추모하고 또 잊지 않을 것인가. 이런 고민을 계속 하게 됐어요. 각자의 꿈이 있었다라는 이야기 계속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윤미향> 내가 만약에 가지 않았더라면 나도 혹시 정치가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우리 김복동 할머니도 있었고. 그렇게 각자의 꿈이 있었는데 그 꿈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면서 뺏겼잖아요, 빼앗겼죠, 타의에 의해서. 그 꿈을 제대로 꿀 수도 없었고... 길원옥 할머니 같은 경우도 노래를 워낙 잘하시고 하셨지만 끼를 드러내는 것은 마치 과거를 들키는 듯한 어떤 그런 피해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수가 되는 것이 할머니의 꿈이었다는 걸 이제 알게 된 거죠,사실은.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 윤미향> 그래서 아, 어떻게 하연 여성 길원옥, 사람 길원옥으로 살게 하는 거 그게 뭘까? 그게 바로 어린 시절 꿈을 이뤄드리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 김현정> 그래서 소감을 정확하게 표현은 못하셨어요. 한마디로 좋다고 하셨는데 꿈을 이룬 그 음반 받아들고 얼마나 좋아하시던가요?

    ◆ 윤미향> 건강이 좋아지셨어요. 당뇨도 있고 췌장이 안 좋으셔서 췌장 수치도 굉장히 떨어져 있었고 그랬는데, 병원에서 불가능하대요. 저렇게 구십 되신 노인이 병원진료를 했는데 건강수치가 다 좋아진 거예요. (웃음) 얼마나 해맑게 웃으시던지 몰라요.

    ◇ 김현정> 그 해맑게 웃으시는 모습을 한번 눈으로 직접 보고 싶은데 그냥 목소리만 들어도 상상은 돼요, 상상은. 지금 보니까 아까 불러주신 '한 많은 대동강' 있고 뭐 '아리랑', '뱃노래', '바위처럼'도 있네요. 이거 집회에서 많이 부르는 노래. 바위처럼~ 이걸 부르세요, 할머니가?

    ◆ 윤미향> 네, '바위처럼 살아가 보자.' 그 노래를 젊은 친구들보다 빠르게 못 부르시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할머니의 그 마음까지도 느껴지는 그런 노래인 것 같아요, 할머니가 부르는 바위처럼은.

    ◇ 김현정> 이 음반 가지고 싶은 분들이 많은데 이게 판매는 못하신다면서요, 저작권 문제 때문에 판매는 못하고.

    ◆ 윤미향>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해야지 받을 수 있습니까, 음반을?

    ◆ 윤미향> 지금 한일 합의를 무효화 하고 한 분, 한 분을 기억하기 위해서 정의기억재단이 정대협과 함께 20만 동행인을 모으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피해자 20여 만 명의 한 분 한 분을 기억하자는 취지예요. 한 분과 손잡는 후원금은 5만 원인데 두 분과 손잡는 후원금 10만 원을 내시면 이걸 일종의 상으로 이렇게 저희가 보내드리기로 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10만 원 이상 기부하시는 분들에게 선물로 드리는 음반. 그래요. 그런데 윤미향 대표를 모셨으니까 제가 이 질문을 잠깐 드릴 수밖에 없는 것이 지난 주말에 일본 출장 다녀오셨다면서요.

    ◆ 윤미향> 네, 맞아요.

    ◇ 김현정> 그런데 일본 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한 후에 조사실로 불려가셨다, 이게 뉴스가 크게 나서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가 제가 궁금했어요.

    ◆ 윤미향> 그러게요. 저도 26년 동안 이 운동을 하면서 사실은 이런 일이 몇 번 있긴 있었어요. 지금과 같은 일은 아니지만. 그런데 지금처럼 조사실로 불려가서 일본에 온 목적이 뭐였느냐, 어떻게 지낼 것이냐… 물어보는데, 뭐라고 할까요. 그런 일을 처음 겪게 되면 준비를 했다가 겪으면 뭔가 그렇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당황스러웠었어요, 사실은.

    ◇ 김현정> 이유가 있어야 되잖아요. 조사실로 이 사람을 불렀을 때는 뭔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든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든지 뭔가 이유가 있어야 될 텐데 다짜고짜 불러서 당신 왜 왔느냐, 뭐하고 지낼 거냐. 이걸 물으면서 왜 그렇다고 하던가요? 왜 묻는다고 하던가요?

    ◆ 윤미향> 더 놀란 건 저를 조사한 그 조사관이 본인이 누구인지를 소개를 안 해요. 추측만 하는 거죠.

    ◇ 김현정> 왜 조사를 하는 건지에 대해서 설명 없었습니까?

    ◆ 윤미향> 제가 항의를 했어요. 설명이 없기에 항의를 했어요. 대답은 안 해 주고. 협조를 해 주면 빨리 끝내겠습니다, 이렇게만 얘기를 하는 거예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서 꼬치꼬치 묻는데 어쨌든 답을 다 하셨어요? 어떤 계획이고 나는 왜 왔고?

    ◆ 윤미향>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이제 일본에서 기림일 집회가 있어서, 만약에 그런 게 없었더라면 조금 묵비권도 행사하고 나를 왜 이렇게 조사하느냐. 항의도 하고 좀 그랬을 텐데 집회에 참석해야 된다라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 김현정> 빨리 여기를 통과했어야 했으니까.

    ◆ 윤미향> 네 순응 할수 밖에 없었어요. 나중에 나와서 그것도 저에게는 굉장히 모욕적이었고.

    ◇ 김현정> 몇 분 정도, 몇 분 정도 계셨어요 거기에?

    ◆ 윤미향> 약 한 30분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30분을. 그런데 운동을 하루 이틀 하신 것도 아닌데 1, 2년 하신 것도 아닌데 그동안에 일본 왔다갔다 할 때 아무 문제가 없던 것이 왜 이번에만 그랬을까. 이게 뭔가 분위기가 달라진 걸까요?

    ◆ 윤미향> 2015년 한일합의 이후에 모든 것이 일본 정부의 어떤 이끄는 대로 끌려가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제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섰고 그리고 정권이 바뀌자마자 한일 합의에 대한 검증이라든가 이런 여러 가지 활동들이 약간 일본 정부 측면에서 봤을 때는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저는 추측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30분 조사하고 어쨌든 나가라, 들어가라, 입국해라 했습니다마는 이게 혹시라도 아예 들어오지 말아라, 입국 금지 이런 식으로까지 불거지진 않을까 저는 그런 걱정도 좀 되네요.

    ◆ 윤미향> 일본 시민단체들이 하는 말씀이, 앞으로가 문제다.

    ◇ 김현정> 앞으로가 문제다?

    ◆ 윤미향> 앞으로는 이제 못 들어오게 할 것이다. 그게 바로 이제 제 행동에도 위축을 만들어냈고, 직접 말로 표현하진 않지만 그런 조사하는 방식으로.

    ◇ 김현정> 압박을 가하는 것.

    ◆ 윤미향> 미리 경고를 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죠.

    ◇ 김현정> 그런데 만약에 정대협의 윤미향 대표를 못 들어오게 한다, 입국 금지 이런 조치가 내려지면 이거는 외교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는 거라 저는 그렇게까지는 일본이 어리석게 행동하지는 않을 거라고 좀 믿고 싶고요. 그래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 윤미향>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윤미향 대표님, 오늘 사실은 길원옥 할머님 좋은 소식으로 인터뷰를 시작을 했는데.

    ◆ 윤미향> 그러게요.

    ◇ 김현정> 하다 보니까 또 우울해졌어요.

    ◆ 윤미향> 그러게요. (웃음)

    ◇ 김현정> 우리가 마지막은 다시 분위기 좀 바꿔가지고 (웃음) 우리 길원옥 할머님 노래 중에 한 곡을 좀 들으면서 마쳤으면 좋겠는데. 어떤 곡 추천해 주시겠어요?

    ◆ 윤미향> 그냥 할머니한테 '노래 좀 불러주실래요? 할머니 노래하지 싶으세요.' 하면 바로 뭐 밑에서 마치 노래창구가 있는 듯이 터져나오는 노래가 있죠.

    ◇ 김현정> 어떤 노래입니까?

    ◆ 윤미향> 그 노래가 이제 어릴 때부터 불렀던 '남원의 봄사건'

    ◇ 김현정> '남원의 봄 사건' 그런 노래가 있군요. 이번 앨범에 실려 있는 길원옥 할머님의 목소리로 '남원에 봄 사건'. 이 노래 들으면서 인사 나누죠. 윤미향 대표님, 오늘 고맙습니다.

    ◆ 윤미향>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길원옥 할머니 그리고 윤미향 정대협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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