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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 감성팔이 영화 NO! 이젠 사람 중심으로!"



문화 일반

    "국뽕, 감성팔이 영화 NO! 이젠 사람 중심으로!"

    박열, 택시운전사, 군함도…국가주의 새롭게 해석하는 영화들 속속 개봉

    - 박정희 시대 건전가요, 박근혜 시대 건전 영화
    - 과도한 국가주의가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이어져
    - '박열' 스스로 문명국임을 자부하던 일본의 민낯 그려
    - '택시운전사', '군함도' 국가보다 개인의 삶에 포커스 맞춰
    - 군함도, 산업화의 탈을 쓴 메이지유신 유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7월 11일 (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고재열 기자(시사IN 편집기획팀장)

     

    ◇ 정관용> 키워드로 읽는 세상입니다. 시사IN의 편집기획팀장 고재열 기자, 어서 오십시오.

    ◆ 고재열>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 골라오신 키워드는요.

    ◆ 고재열> 국뽕 포비아로 정해 봤습니다.

    ◇ 정관용> 그게 무슨 말이에요?

    ◆ 고재열> 국뽕이라는 단어를 먼저 설명해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국가와 뽕의 합성어죠. 그러니까 국가라는 마약을 주입한다는 의미인데. 이게 고대사의 확장주의적으로 쇼비니즘적으로 바라보는 그런 것에 대해서 비판할 때 나온 말이고요. 어떤 과도한 애국주의, 그리고 국가주의에 경도된 문화콘텐츠 그래서 이런 애국신파들을 일컬을 때 많이 사용하고. 우리가 마치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듯이 이런 국가주의를 응원하게 만드는 어떤 감성팔이를 한다, 그렇게 비난할 때 사용하고 그런 거에 매몰된 사람들을 국빠라고도 하고 반대로 국까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국뽕 포비아라는 것은 그런 국뽕, 즉 애국신파물 이런 것들을 싫어하는 것.

    ◆ 고재열> 그렇죠. 이게 그런 국뽕이라는 경향성을 기피하는 현상인데. 이게 이제 어떻게 형성됐는지 그 과정을 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이런 국뽕 콘텐츠가, 비난받는 그런 콘텐츠가 많았습니다. 아버지 박정희 시대에 우리가 건전가요가 있었듯이 박근혜 정부에서 건전영화가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 정관용> 건전영화?

    ◆ 고재열> 연평해전이나 인천상륙작전 같은 이런 영화들을 그렇게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영화가 또 개봉도 하고 그리고 흥행도 하면서 그리고 또 정부의 후원도 많이 받으면서 한국 영화의 애국주의가 이슈가 됐습니다.

    ◇ 정관용> 이런 영화를 국뽕 영화라고 부른다?

    ◆ 고재열> 네, 그렇죠. 그런데 그거에 대한 반발심들이 생긴 거죠.

    ◇ 정관용> 과도한 국가주의를 비판하는 흐름. 이런 건가요, 그러면?

    ◆ 고재열> 그렇죠. 그래서 이런 반발의 움직임이 있고 그리고 어떻게 보면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반발심이 박근혜 정부의 문화정책에 대해서도 반발하게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 정관용> 게다가 블랙리스트 사건 같은 것도 있었으니까.

    ◆ 고재열> 같이 연관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이를테면 종북 사냥하는 것처럼. 반대편에는 국뽕사냥 그런 게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국뽕이 아니냐, 이런 식으로 비난을 할 때 사용됐는데.

    ◇ 정관용> 그게 좀 지나치기도 하다?

    ◆ 고재열> 과잉해석도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명량이나 국제시장 같은 영화도 국뽕 영화다, 이렇게 비판하는 분도 있었는데 명량 같은 데를 보면 이순신 역할을 했던 배우가 충은 임금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향하는 것이다라고 해서 이제 그런 표현도 했고 국제시장 같은 경우는 그 시대에 대해서 합리화하는 게 아니라 그 시절을 산 인물에 대해서 합리화하는 것인데 너무 몰아붙인 경향이 있지 않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제시장의 한 대목인 국기에 대한 경례 장면을 보면서 애국심을 언급했는데 사실은 국가라는 권위에 너무 일반인들이 억눌려 있어서 부부싸움 와중에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그런 걸 보여준 건데 오해한 거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렇게 국뽕 영화로 공격하는 것은 그 시절에 우리가 여유를 갖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 정관용> 그런데 실제로 박근혜 정부가 국가주의를 강조했잖아요.

    ◆ 고재열>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애국 세력이라고도 부르고.

    ◆ 고재열> 그리고 이 국가주의와 블랙리스트가 바로 연결이 됩니다. 블랙리스트의 어떤 출발점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문화콘텐츠가 국가의 통치행위에 도움을 줘야 하는데 왜 국가에 반대하고 비판하느냐. 그런 데서 블랙리스트도 시작됐으니까 어떤 잘못된 문화예술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국가의 어떤 의무는 방기하고 국민의 의무를 강조하는 그러한 것이었는데 박근혜 정부를 보면 법치주의도 그런 식이었지 않습니까? 법치주의가 원래 법에 의한 지배를, 통치권력을 규제하는 것인데 국민을 위협하는 도구로 사용했는데 비슷한 양상들이 그런 문화예술계에서 나타났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더 중요한 건 그런 국가주의 영화가 정부로부터 실제 제작 단계에서 무슨 지원이나 이런 걸 받느냐. 맞아요?

    ◆ 고재열> 그래서 화이트리스트 문제도 제기됐었고. 아직 개봉하지 않은 사선에서라는 영화가 있는데 제작비의 거의 절대액을 45억 중에 거의 43억에 가까운 액수를 국가에서 지원을 받아서 시비가 걸린 그런 게 있고요. 그리고 이런 제작을 하게 되면 상당히 군대 협조가 잘 돼서 제작비를 절감을 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군대가 협조해 준다.

    ◆ 고재열> 그래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 같은 경우는 육군과 업무협약서를 만들기도 했었고 연평해전 같은 경우는 대령급 이하 해군 간부들이 바자회를 열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국가주의적 콘텐츠의 영향을 받은 외국 콘텐츠들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는데 재미있는 게 태양의 후예 드라마를 모방한 드라마가 있는데 태국에 러브 미션이라고 있는데 이 드라마도 태국에서 어떤 비난을 받냐 하면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를 군대 드라마니까 미화한다는 그런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약간 다른 사례지만 명량 같은 경우에는 중국에 어떤 식으로 활용이 됐냐 하면 중국은 외국 영화 커터가 되게 적거든요. 그런데 커터를 주고 그리고 개봉 시점을 12월 성수기 때 거의 안 주는데 명량을 줬습니다. 그리고 12월 12일이라는 난징대학살 국가 추모일에 맞춰서 삼청관에서 개봉할 수 있게 그런 당시 중일 관계가 안 좋은 때였는데 그때 또 활용하는 그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이른바 국뽕 코드를 영화에 넣는 이유는 어떻게 봐야 됩니까?

    ◆ 고재열> 국뽕이라는 코드가 사실 블록버스터의 흥행 코드 중의 하나인 게 맞습니다. 그동안 블록버스터 중에 남북 관계 영화에서 많이 큰 대작 영화들이 나왔는데 그 반공 코드가 중심에 있었습니다. 큰 영화를 만들다 보면 안전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중의 하나가 이런 애국주의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애국주의를 바탕에 깔면 관객 몰이에 좀 도움이 된다?

    ◆ 고재열> 그리고 또 학교나 단체에서 단체관람을 유도하기도 편하고요.

    ◇ 정관용> 그런 영화계의 흐름. 이제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변화가 보이나요?

    ◆ 고재열> 시기적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서 영화가 변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지금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아직 두 달밖에 안 됐고.

    ◇ 정관용> 얼마 안 됐으니까.

    ◆ 고재열> 그리고 영화라는 게 후반 작업, 촬영 기간, 기획 기간, 이게 워낙 길기 때문에 지금 나온 영화들은 사실 박근혜 정부 후반기 영화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어쨌든 간에 지금 개봉하는 영화들은 이전의 박근혜 정부 시기 영화들과 확연히 차이들이 보입니다. 박열, 택시운전사, 군함도가 개봉하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근현대사를 재해석하는 영화들인데 국가주의에 대해서 좀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어떤 차이입니까, 새로운 해석이라는 게 뭐예요?

    ◆ 고재열> 단적으로 얘기하면 그전의 영화들이 국가주의, 애국주의 영화였다면 이런 영화들은 국가에 질문을 던지는 영화. 이렇게 아주 한마디로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란 어때야 하는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영화들인데요. 우리가 세월호 사태나 탄핵 촛불집회를 겪으면서 국민들 가장 많이 했던 얘기가 이게 나라냐. 그리고 국가는 뭐 했냐. 이거잖아요. 그런데 영화를 통해서 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럼 아주 극단적으로 정반대의 접근이네요.

    ◆ 고재열> 그렇습니다.

    ◇ 정관용> 하나는 그냥 무조건 애국 그런 거고 하나는 나라는, 국가는 뭘 해야 하는 것이냐.

    ◆ 고재열> 그래서 수준 차이도 적을, 상대방을 어떻게 그리느냐에서 단적으로 나타나는데 이전에 국가주의 영화에서는 당연히 적은 일차원적인 선악구도로 악으로만 보여주는데 이런 영화에서는 그들의 입장도 헤아려보고 그들의 논리도 한번 같이 고민해 주고 그런 면에서 상황에 대해서 복합적으로 생각, 다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열어줍니다.

    ◇ 정관용> 박열, 택시운전사, 군함도. 이 세 편의 영화를 좀 하나하나 짚어보죠. 박열, 이미 개봉했죠?

    영화 '박열' 포스터.

     

    ◆ 고재열> 그렇습니다. 상당히 저예산, 상대적으로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고요. 흥미로운 것은 박열이라는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를 다루고 있는데 초반에 보면 헷갈려요. 이게 이 사람을 긍정적으로 다룬 건지 아니면 부정적으로 다룬 건지. 너무 치기 어린 그런 행위로 보여지게 만들었고. 그런데 감독 스스로 의문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박열은 정말 냉철한 철학과 자기의 논리가 구축돼 있었던 것인가. 아니면 어떤 분노의 표현이었던 것인가. 그런 걸 질문을 던지면서 거품을 걷고 그렇게 보게 만들고. 물론 후반부로 가면 그런 털털함 뒤에 어떤 결기가 있고 그리고 그 뒤에 깊은 셈법이 있었는지도 보여주기도 하는데 주변 인물들을 보면 그냥 건달 독립운동가, 이렇게 묘사하고 재미있는 것은 여기에 착한 일본인들이 등장한다는 겁니다. 박열의 애인이나 아니면 변호사인데 그래서 국가와 상관없이 정의를 구현하는 그런 인물들이 있고. 이전에 영화 암살에서도 조선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본인이 나오고.

    ◇ 정관용> 나오죠.

    ◆ 고재열> 그리고 그 영화에서 일본인이든 조선인이든 민간인은 죄가 없다, 이런 대사도 나왔는데. 어떤 그런 그들의 입장도 헤아리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이준익 감독이 전편 동조에서도 그렇고 이번 박열에서도 일본의 국가주의에 대해서 한번 꼬집는 부분이 있습니다.

    ◇ 정관용> 뭐라고요. 어떻게 꼬집습니까?

    ◆ 고재열> 그러니까 일본의 국가주의는 아주 간단하게 해석하면 우리는 아시아에서 가장 빨리 먼저 문명 국가에 진입을 했고 우리가 다른 아시아 국가도 문명 국가로 이끌어주겠다, 이게 어떤 대동아공영권의 기본주의인데. 이 영화에 보면 계속 일본 형사나 사법부에서 윤동주나 박열의 행위에 대해서 공격할 때 그 논리로 가는데 그 논리가 얼마나 허위의식인지 그런 부분을 공격합니다. 그래서 일본을 공격하는 게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를 공격하는 약간 정치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 정관용> 그리고 택시운전사라는 영화. 이건 광주민주화운동 다룬 영화죠?

    ◆ 고재열> 네. 택시운전사라는 어떤 제3의 시선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바라보게 만드는데 이거는 제가 시사회를 가지 못했는데 갔던 평론가분의 평을 보니까 그런 어떤 우리가 광주, 1980년 광주에 대한 어떤 우리의 자세를 만들어주는 그런 영화다 얘기를 하더라고요. 거기 보면 송강호 씨가 택시운전사로 분하는데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계속 얘기하는 그런 장면이 있는데 마치 내 심정을, 우리의 심정을, 당시 희생당한 광주 시민의, 우리 심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떤 국가 폭력에 대한 거기 피해를 입은 개인들의 것들을 환기해 준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택시운전사 송강호가 국가 폭력을 자기가 저지른 건 아니지만 그러나 어쨌든 희생당하는 피해자들한테 미안하다, 미안하다.

    ◆ 고재열> 그들에게 지금 우리가 무언가를 빚지고 있다라는 느낌을 들게 만드는 거죠.

    ◇ 정관용> 그렇군요. 군함도라는 영화는 일본의 지옥섬 그걸 배경으로 한 영화죠? 이건 국가주의랑 어떤 관계가 됩니까?

    시사인 고재열 기자. (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고재열> 아직 시사회도 하기 전인데. 좀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영화 홍보를 할 때 이 영화가 국뽕 영화가 아닙니다라고 적극적으로 어필을 하고 있더라고요.

    ◇ 정관용> 밝혔어요?

    ◆ 고재열> 그래서 류승완 감독이 했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극단적인 민족주의에 의존하는 감성팔이,국뽕 영화가 아니다. 전쟁 영화가 아닌 사람에 관한 영화고.

    ◇ 정관용> 사람 영화?

    ◆ 고재열> 우리가 일본에 지진 났을 때 생수도 보내고 지원 했듯이 사람이라면 당연히 느낄 그런 감정을 그렸다 얘기하고 있고요. 전에 이준익 감독도 박열 관련 얘기할 때 이것도 국뽕 영화 아니다라는 그런 얘기를 했는데. 국뽕 영화라고 한다면 스펙타클한 버라이어티가 있어야 하는데 박열에는 없다. 실존 인물이 있다. 그러면서 해명했던 그런 적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군함도와 박열은 아마 인간,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런 거로군요.

    ◆ 고재열> 그렇죠.

    ◇ 정관용> 나름 애국주의, 국뽕 이것과 좀 거리를 두려는 그런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거군요.

    영화 '군함도' 포스터.

     

    ◆ 고재열> 그렇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애국주의 그런 감성팔이를 하지 않았다, 이런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데 류승완 감독의 전작인 베테랑이나 베를린에 보면 위기상황에 처한 개인을 던져놓고 그가 어떻게 덤덤하게 빠져나오는지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집단이 함께 그 상황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명분 자체에 집착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베를린을 보면 재미있는 대사가 나오는데 국정원 직원이 그렇게까지 위험하게 할 필요가 없는데 하니까 왜 그렇게 목숨을 거냐 물어보니까 아주 싱겁게 대답을 합니다. 왜가 어디 있어, 그냥 직업이니까 하는 거지. 하여튼 그런 면에서 좀 건조하게 바라보려고 하는 시선을 느꼈습니다.

    ◇ 정관용> 국가보다는 개인. 그건 그렇고 군함도를 계기로 해서 실제 군함도에서 벌어진 조선인 징용자 학대에 대해서도 좀 새롭게 관심을 환기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 고재열> 그렇습니다. 2015년에 군함도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우리가 이 영화를 계기로 좀 알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메이지유신 150주년이 내년입니다. 그런데 그 메이지유신을 통해서 일본은 강대국이 됐고 우리가 식민지가 됐는데 그러한 것을 좀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5년에 그래서 저도 한번 군함도를 답사를 갔던 적이 있습니다.

    ◇ 정관용> 직접 가 보셨죠? 도착했어요?

    ◆ 고재열> 풍랑 때문에 접안이 안 되더라고요.

    ◇ 정관용> 그랬어요?

    ◆ 고재열> 해안가에서 그렇게 먼 섬이 아닌데 그 앞바다가 좀 거칠어서. 그런데 해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전시관이 있습니다. 전시관 들어가서 봤는데 정말 만감이 교차했던 게 이게 1970년대까지 탄광으로 운영이 됐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초등학교 사진도 있고 심지어 슬롯머신 같은 그런 것도 있고 탄광에 노동조합들도 있었고요. 초등학생들이 흙을 직접 지어날라서 옥상에다가 정원을 만드는 그런 장면, 사진들도 있는데. 그렇게 기록한 그들의 역사 속에 조선인 징용자들의 참상이 없었다라는.

    ◇ 정관용> 쏙 빼놓은 거죠?

    ◆ 고재열> 그래서 그런 게 아쉽고 이게 군함도와 가장 밀접한 것은 미쓰비시중공업입니다. 나가사키에서 그런 전함을 만드는 당시에 그런 곳이었는데 거기에서 필요한 석탄을 채취하기 위해서 군함도에 탄광을 만들었던 것이죠.

    ◇ 정관용> 아까 소개하셨습니다마는 2015년에 군함도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 이거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반발도 많았었잖아요.

    ◆ 고재열> 그렇죠. 당시 23곳이 메이지유신 시대의 산업화 유산으로 해서 세계문화유산이 됐는데. 그중에 무려 7곳이 우리가 강제징용이 됐던 공간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그곳에 대해서 일본이 전혀 기록을 해 주지 않았다라는 것. 그런 것도 문제가 있고 그리고 테마가 메이지유신 시대의 산업화 유산이잖아요. 그런데 정작 지정된 곳을 보면 그것과 산업화와 상관없이 일본 군국주의와만 상관있는 곳들을 지정해 놓은 곳들이 많이 있습니다.

    군함도에 징용시설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세계문화유산등재 홍보에만 공을 들이고 있는 일본. (사진=고재열기자 제공)

     

    ◇ 정관용> 어디예요?

    ◆ 고재열> 대표적인 곳이 아베 신조 총리의 이름에 신 자가 있지 않습니까? 그 신 자를 따온 것이 메이지유신을 일으켰던 사람 중의 하나인 다카스키 신사쿠인데 그 신사쿠가 살았던 하기 성의 성하 마을, 그러니까 그 마을 같은 것. 신사쿠에 대한 어떤 존경심 때문에 지정을 했던 것 같은데 거기 그 지역은 그런 메이지유신 지역들이 살았던 마을이지 산업화하고는 상관이 없는데 그 마을을 지정하거나 그리고 또 토마스 글로버하고 다카스키 신사쿠에게 무기를 구입할 수 있게, 신식무기를 구입할 수 있게 해 줬던 영국 상인이 있습니다. 그 상인이 나가사키에 상당히 큰 정원과 어떤 별장 같은 걸 가지고 있는데 그곳까지도 산업화 유산으로 지정을 했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 몇 개 꼽아 보면 이것은 산업화 쪽이 아니라 아베 신조 총리가 군국주의화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 끼워넣기를 한 것이다. 그것들을 그런 것을 못 빼내는 게 좀 안타깝더라고요.

    ◇ 정관용> 산업화 유적이 아니라 메이지유신 유적이네요, 한마디로 말하면.

    ◆ 고재열> 사실은 산업화의 탈을 쓴 메이지유신 유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제가 직접 돌면서 느낀 점은.

    ◇ 정관용> 그나저나 군함도가 거기 포함돼서 세계문화유산 지정될 때 조건부로 지정됐잖아요. 군함도에 이런 강제징용 등등의 아픔이 있다는 것을 정확히 기념관이나 홍보관 이런 데다가 전시하고 알리겠다, 앞으로, 추가로. 그런 조건부로 승인받은 거잖아요.

    ◆ 고재열> 일단은 그것은 어느 정도 집행했는지를 모르겠지만.

    ◇ 정관용> 지금 집행이 안 되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

    ◆ 고재열>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환기해서 일본이 이렇게 할 수도 있는 그런 계기를 열어준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거는 감시를 마지막까지 우리가 해야 됩니다.

    ◆ 고재열> 그거는 맞습니다.

    ◇ 정관용> 가만 놔두면 유네스코가 이거 취소할 수도 있는 것 아니에요? 지정 취소할 수도?

    ◆ 고재열> 처음부터 계속 아베 신조 총리가 계속 그 방향으로 가려고 하니까 유네스코와 이렇게 밀당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결과로 보니까 유네스코의 의도에 맞지 않는 곳들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의제기를 해서 이런 곳들은 빼내야 된다. 이렇게 우리가 주장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영화 얘기 하다가 갑자기 문화유산 이런 데까지 얘기가 확장이 됐는데 아무튼 오늘의 키워드. 국뽕 그리고 국뽕 포비아에 대한 이야기 재미있게 잘 들었습니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 고재열>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시사IN의 편집기획팀장인 고재열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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