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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자신에게 취하는 게 가장 위험… 악플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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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보영 "자신에게 취하는 게 가장 위험… 악플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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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인터뷰] '힘쎈여자 도봉순' 타이틀롤 박보영 ①

    배우 박보영 (사진=피데스스파티윰 제공)

     

    영화판보단 낫다지만 드라마판이라고 해서 '여성 캐릭터'가 타이틀롤을 맡는 것이 수월하지는 않다. 최근 들어 '역도요정 김복주'(2016), '욱씨남정기'(2016), '사임당, 빛의 일기'(2017), '추리의 여왕'(2017) 등이 연달아 나오며 변화의 기미가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작품에선 남성 캐릭터가 더 부각된다.

    JTBC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JTBC '힘쎈여자 도봉순'도 그 시작은 미약했다. 여러 현실적 제약 때문에 편성할 방송사가 정해지기까지, 상대역을 맡을 남자 배우가 캐스팅되기까지 녹록지 않은 시간들이 흘렀다. 그럼에도 박보영은 초고를 보고 이 작품을 '찜'했다.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힘쎈여자 도봉순' 종영 인터뷰에서, 박보영은 자신이 반했던 도봉순의 매력을 털어놨다.

    ◇ 안쓰러웠던 봉순이를 떠나보내다 "그래, 잘 살아라"

    도봉순은 극중 모계 혈통으로 물려받은 괴력을 지닌 인물이다. 작은 체구에 귀여운 외모이지만 장정 둘을 양 손으로 들 수 있고, 브레이크가 고장나 폭주하는 버스를 막을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힘을 가졌다.

    그러나 박보영은 그런 봉순에게서 안쓰러움을 느꼈다. 힘이 센 것은 남 앞에서 드러나선 안 될, 숨겨야 할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봉순이가 자신감을 찾고 성장하길 바랐다. 다행히 도봉순은 드라마 초반보다 한 뼘 더 자란 채 결말을 맞았다.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의 도봉순(박보영 분)과 안민혁(박형식 분)은 결혼에 골인하고 쌍둥이 딸을 낳는다. (사진='힘쎈여자 도봉순' 캡처)

     

    물론 아쉬움은 존재한다. 봉춤을 추다 술김에 봉을 뽑아버려 단숨에 쏟아지는 시선을 받고 "힘이 센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잘못이 아니"라고 울먹였던 봉순이 점차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남자주인공 안민혁(박형식 분)을 통해서였다.

    박보영은 "솔직하게 말하면 작가님이 속상해하실 것 같다"며 재치있게 답한 후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많이 발전했다고 봤다. 아이를 봐야 돼서 직장을 그만두는 게 아니고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며 내 할 일을 하겠다고 했다. 그 정도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봉순이를 떠나보내기 싫었겠다는 질문에 박보영은 "잘 돼서요, 봉순이가"라고 웃으며 "시집도 가고… 결혼까지는 할 줄 몰랐는데 애기까지 낳는 걸 보니까 '그래, 잘 살아라' 하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 봉순이의 진짜 매력은 사랑스러움 아닌 '멋짐'

    도봉순은 사실 극중에서 사랑스러움에 초점을 맞춘 캐릭터는 아니었다. 짝사랑하는 소꿉친구 인국두(지수 분) 앞에서 수줍은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경호 대상이 된 안민혁에게는 할 말도 제법 할 정도로 주눅들지 않았고, 힘을 '정의로운 곳'에 써야 한다는 원칙도 잘 지키는 다채로운 캐릭터였다.

    박보영은 "저는 봉순이가 멋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봉순이가 가진 제일 큰 매력은 힘이 다른 사람보다 세기 때문에, 강자를 만났을 때도 같이 맞서서 강하게 할 수 있는 '멋짐'이다. 범인(장미관 분) 만났을 때도 백탁파 만났을 때도 웃지 않았다. 저는 멋있음을 보여줄거야, 하는 마음이었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뽀블리', '봉블리' 등 사랑스러움만 조명받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박보영은 처음에는 의문을 가졌지만 지금은 대중의 일반적인 인식을 받아들이되, 가능한 선에서 다른 시도를 하는 쪽으로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진=JTBC 제공)

     

    "저도 항상 고민이었고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 (러블리한 이미지에서) '빨리 벗어나야 해!' 이게 아니고, '어떻게 나를 그렇게 봐 주시지?' 하는 생각이었다. 저라는 작품을 알린 작품은 영화 '과속스캔들'이었는데 거기선 억척스러운 미혼모 캐릭터였고, '늑대소년'에서도 폐병을 앓아 세상에 짜증나 있는 까칠한 캐릭터 순이를 맡았다. 영화에선 대체적으로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를 한 적이 없어서 의문점이 있었다. 다만 드라마란 장르를 할 때에는 대중 분들이 원하는 캐릭터를 보여드려야 하나 싶었다. 굉장히 운 좋게 '오 나의 귀신님'이 들어왔고, 대중 분들은 나를 이렇게 봐 주시는 걸 좋아하는구나, 받아들여야 하는구나 생각했다. 날카롭거나 차가운 인상이 아니라 순해 보인다고도 하고, 웃으면 개상(강아지상)이 되어가지고 그런 외적인 부분은 크게 변화할 수 있는 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오 나의 귀신님'의) 나봉선과 봉순이는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는 변화를 자주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너무 욕심인가 싶기도 하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작품하는 텀이 길어져서… 보고 싶어하시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작품이라면 텀이 짧아질 수 있을 것 같다."

    ◇ 박보영 맘을 움직였던 '도봉순' 초고는 어땠을까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와 보여주고 싶은 모습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에게 도봉순이라는 캐릭터는 신선했다. 방송사가 정해지지도 않았을 때인데도 '너무 하고 싶다'는 맘이 컸다. 초고에서의 도봉순은 지금과는 조금 다른 캐릭터였다.

    그는 "초반에는 봉순이의 성장기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지방 사투리를 쓰고 성격도 더 셌다. '예쁘지 않다'는 설정이 아예 박혀 있던 친구여서 더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힘쎈여자 도봉순'을 쓴 백미경 작가는 처음 생각했던 방향이 'C급 장르물'이었던 만큼 배우가 안 붙을까 걱정이 컸다고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그런데 박보영은 초고에 담긴 그 매력을 발견하고 맘을 굳힌 것이었다.

    "저는 하고 싶은 작품이 생기면 아예 얘기를 하고 다른 작품 검토를 잘 안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제가 이걸 하고 싶다는 게 소문이 퍼진 거다. 종방연 때 작가님이 '자기, 초고가 더 좋았다며? 나는 자기가 관심있다고 해서 맞춰서 고친 거였잖아'라고 하시더라. 저에 맞춰서 바꾼지 전 몰랐다"

    ◇ 우여곡절 끝에 또 다시 '대표작'을 바꾸다

    '괴력의 여성'이 주인공인, C급 장르물. 만만치만은 않은 조건이었다. 방송사가 정해지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고 남자주인공 역할 배우도 늦게서야 마무리됐다. 대중에게는 친근한 이미지이지만 드라마 주인공은 고작 두 번째로 맡는 것이어서, 박보영은 나름의 우여곡절 끝에 '도봉순'으로 분할 수 있었다.

    배우 박보영 (사진=피데스스파티윰 제공)

     

    그는 "JTBC라고 했을 때 저도 고민했던 건 사실이었다. 지상파, 비지상파를 나누진 않았는데 저도 종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더라"며 "남자주인공을 만나기까지도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형식 씨를 만나려고 이렇게 힘들었나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영화는 작품을 좀 했는데 드라마는 한 작품밖에 안했고 남자배우가 잘 붙지 않는 여자가 메인타이틀롤인 작품이다 보니 편성하기에는 좀 약한데, 하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다"며 "아직 내 역량이 많이 부족하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작품하기가 어렵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 칭찬은 금방 잊고 지적은 오래 생각

    어떤 역할을 받았을 때 '이걸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먼저 떠오른다고 밝힐 정도로 자기 자신에게 혹독한 편인 박보영이지만, 그는 보란 듯이 '도봉순'을 완벽하게 표현했고 대표작 하나를 추가했다. 작가, 감독, 배우, 시청자들까지 드라마의 공을 박보영에게 돌린 이유다. 물론 그는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았다.

    "한 사람이 잘 돼서 드라마가 잘 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최소 3박자 이상은 맞아야 하는 것이다. 작품이 되고 안 되고를 누가 알까. 사람과 사람 간의 합과 기운이 있고 현장 분위기가 있는데, 배우 제작진과의 기운이 좋았다."

    댓글을 보느냐는 질문에는 "봐요. 악플을 보고 상처받기도 하지만 이런 걸 보기 싫으신가 이런 게 불편하시구나, 내 목소리 너무 앵앵거리나 이런 생각들을 한다. 우는 모습이 다 똑같은 거 아니냐는 말에는 어떻게 다르게 할지 생각하고, 다르게 한다고 했는데 전달이 안 되셨구나 한다"고 말했다.

    "제가 요즘에 하는 고민이 사람들이 하는 칭찬은 그냥 하는 말 같고 나쁜 말은 너무 크게 와닿는다는 것이다. 고치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 자신한테 취하는 게 제일 위험한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인지라 좋은 말만 듣고 싶지만 자꾸 정말 그런 줄 알고 거기에만 빠져있을까봐 그러지 말자고 생각한다. 좋은 말 해주시면 '나를 만났으니까, 내가 앞에 있으니까 그냥 해 주시는 말이겠지'란 생각을 더 많이 한다. 기사에서 좋은 말씀 많이 써 주셔도 '이렇게 봐주셔서 다행이다' 하고 금방 잊어버려요. 칼럼이나 이런 걸로 (부족한 부분을) 짚어주시는 것들은 엄청 생각해요."

    (노컷 인터뷰 ② 박보영이 말하는 #세월호 #멍뭉커플 #올해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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