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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앞둔 프로파일러 '1호' 권일용 "난 악마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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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은퇴 앞둔 프로파일러 '1호' 권일용 "난 악마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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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일용 (국내 1호 프로파일러)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 오원춘…. 세상을 경악케 했던 연쇄살인범들의 이름이죠. 이런 강력범죄자들과 자그마치 17년을 마주하면서 심리수사를 해 왔던 분이 있습니다. 바로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경감, 참 이 분야에 독보적인 인물인데요. 저희 뉴스쇼에서도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분하고 인터뷰를 많이 했었죠. 그런데 권일용 경감이 올 4월 말에 명예퇴직을 앞두고 있답니다. 오늘 화제 인터뷰, 국내 1호 프로파일러 직접 만나겠습니다.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 권일용 경감 연결을 해보죠. 경감님, 안녕하세요?



    ◆ 권일용> 네, 안녕하세요. 권일용입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저는 경감님하고 이렇게 밝게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에요. (웃음)

    ◆ 권일용> 네. 그동안은 사건 때문에 많은 전화 인터뷰를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저랑 인터뷰 여러 번 했는데 한 번도 우리가 웃을 일이 없었어요, 따지고 보면.

    ◆ 권일용> 네. (웃음) 그렇습니다.

    ◇ 김현정> 늘 무시무시한 사건 생길 때마다 인터뷰했던 그 분. 아니, 어떻게 17년 프로파일러 생활을 접으시는 소감이랄까요? 소회가 어떠세요?

    ◆ 권일용> 사실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눈을 감고 있거나 밤 늦게 전화가 오면, 사건 현장에 다시 나가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들이 있습니다. CSI까지 합쳐서 보태보면 24년을 범죄현장에 있었던 거죠.

    ◇ 김현정> 엄밀히 따지면 24년간 현장에서.

    ◆ 권일용> 네네. 범죄현장에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이 말씀하시면서도 뭉클하신가 봐요. 울먹하시는데.

    ◆ 권일용> 감정이 갑자기 그렇게... (웃음)

    은퇴를 앞둔 '국내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감.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사실은 프로파일링이라는 단어가 아직도 익숙하지는 않아요. 그렇죠? 심지어 17년 전에는 얼마나 생소했을까 싶은데 어떻게 그때 이 길을 걷게 되셨어요?

    ◆ 권일용> 사실 우리가 한국 사회가 90년대 중후반까지는 범행의 동기가 뚜렷한 그런 시기였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권일용> 그래서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굳이 어떤 범죄심리분석이 필요하지 않은 그런 시기였고, 그때는 사건들이 많지 않았었습니다.

    ◇ 김현정> 원한에 의해서 아니면 생계형 범죄, 뭔가 뚜렷하게 이유가 다 있었어요.

    ◆ 권일용> 그렇습니다. 그렇죠. 그래서 굳이 과학수사 CSI 분야에서 심리분석을 해야 될 필요성이 대두가 되지 않았던 시기입니다.

    ◇ 김현정> 네네. 원래는 강력반의 평범한 형사였는데 국내 1호 프로파일러가 되신 게 지문 채취를 유달리 잘해서라는 얘기가 있던데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 권일용> 지문이 채취되기 시작을 하면 지문에 인적사항이 나오잖아요. 범인 인적사항이 나오니까 수사를 통해서 인적 사항을 밝히기까지 이게 시간이 단축이 되는 거죠, 쉽게 말씀드리면.

    ◇ 김현정> 지문 채취가 중요하죠. 그런데 유달리 지문 채취를 잘하셨어요?

    ◆ 권일용> 제가 그런 부서에 능력이 있거나, 소질이 있는지는 사실 모르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런데 지문 채취도 잘하고 못하고 이런 게 있습니까?

    ◆ 권일용> 왜냐하면 그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과학이 많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재질에 따라서 또 대상 물체에 따라서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 그런 기법들이 벌써 한 20여 년 전만 해도 그렇게 많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절이기 때문에, 그런 평가를 받게 된 거죠.

    ◇ 김현정> 지문 채취를 워낙 잘하니까 아, 그러면 과학수사 좀 해 봐라 이렇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프로파일링까지 가신거네요.

    ◆ 권일용> 네. 그래서 이제 그러다 보니 현장을 많이 다니다 보니까 범죄자 행동이나 패턴에 대해서 단서들을 자꾸 연구를 하기 시작하면서 프로파일링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그러면 헤아려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동안 만난 범죄자 수가 얼마나 될까요? 심리분석까지 한?

    ◆ 권일용> 대략 한 900명이 넘는 것 같습니다. 900명이 넘은 이후에는 제가 이렇게 헤아려보지 않았는데요. 거의 한 1000명 정도?

    ◇ 김현정>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다면, 어떤 범죄자 기억나세요?

    ◆ 권일용> 특히 정남규.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범의 정남규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납니다.

    ◇ 김현정> 정남규 살인사건이라면 2004년 1월부터 4월까지 13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이죠? 기억납니다.

    ◆ 권일용> 그래서 교도소 수감된 이후에도 자기 살인 충동 때문에 결국 자살을 하고 말았는데요. 정말 악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그런 느낌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악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어떤 느낌이셨길래요?

    ◆ 권일용> 아... 정말 사람의 어떤 나쁜 감정이 어디까지 정말 이어질 수 있겠는가, 그런 생각들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김현정> 사람 안에 말하자면 뭔가 악마가 있다면 이런 걸까?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 권일용> 네, 어떻게 보면 제 삶에 회의가 느껴질 정도로... 그런 고통스러웠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 사람들하고 6시간, 7시간 매일 그렇게 얘기를 하고 면담을 하고 나오시면 어떻게 푸세요?

    ◆ 권일용> 저는 같이 일하는 후배 프로파일러들과 차를 마시거나 또는 호프 미팅을 하면서, 누군가 혼자 고립돼서 일 을 하고 있지 않다라고 하는 그런 감정들을 많이 공유하려고 노력해 왔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털어내지 않으면 정말 못 견디실 것 같은데요. 내 정신도 이상해지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드실 것 같아요.

    ◆ 권일용>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사실.

    ◇ 김현정> 참. 어려운 일이네요. 범죄자들 못지않게 피해자라든지 피해자 가족들, 얼굴들도 어른어른하실 것 같아요?

    ◆ 권일용> 그거는 평생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가족들의 모습이라든지... 또 정말 경찰 또는 누군가 와서 도움을 주기를 바라는 그 피해자들의 어떤 심정들은 범죄현장에서 제가 수없이 느끼고, 끝없이 느꼈던 또 범죄현장에 끝없이 남아 있는 그런 힘이었지 않은가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감. 은퇴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경감님, 이렇게 떠나셔버리면 후배 프로파일러는 충분히 있는 겁니까?

    ◆ 권일용> 많이 양성이 돼 있지 못하고 있고 사실 인원도 부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좀 어떤 실무나 학문적인 것들을 연계해서 양성할 수 있는 그런 교육에 대한 준비를 하고자 합니다.

    ◇ 김현정> 권일용 경감 제1호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2호, 3호, 1000호가 나올 때까지 이제는 후학 양성에도 더 힘을 써주시기 바라고요.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고요. 정말 고맙습니다.

    ◆ 권일용>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국내 1호 프로파일러였죠. 이제 은퇴를 앞두고 있는 권일용 경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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