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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웅 "방통심의 회의록 남기지 않았을 가능성 커... 명백한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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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엄주웅 "방통심의 회의록 남기지 않았을 가능성 커... 명백한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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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디수첩
    ▶ 진행 : 고성국 (CBS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
    ▶ 출연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엄주웅 상임위원


    ( 이하 인터뷰 내용 )

    - 16일 방통위의 전체회의장에서 퇴장한 이유는?

    현재 방송통신심의와 법률과 법규에 규정되어있는 절차가 상당히 지켜지지 않고,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이 사안을 심의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퇴장했다.

    - 심의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다고 보나?

    지금 MBC ''PD수첩''에 대한 심의를 하고 있는데, 그와 관련된 첫 번째 방송이 방송된 지 두 달 반이 됐다. 그런데 당시 방송됐던 시점을 놓고 판단해야 할 사항이 현재 검찰이나 법원까지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가 심의하는 PD수첩에 대한 주요한 심의근거는 공정성과 객관성 항목이다. 공정성이라는 건 얼마나 상대방의 주장을 잘 반영했느냐의 문제이고, 객관성은 사실을 중심으로 했느냐의 문제다. 그런데 이 사안이 정정반론보도 청구소송이라는 내용으로 이미 법원에 제소되어 있다. 법원은 사법적인 판단을 하는 곳인데, 어디까지나 행정기구에 불과한 우리 위원회가 오히려 거꾸로 행정적인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지금 상황에선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우리의 심의규정이나 심의절차에 의하면 MBC PD수첩에 대한 의견진술을 듣기 위해서는 미리 우리가 제재를 결정해야 한다. 제재를 결정하려면 그 방송의 어떤 내용이 어떤 심의규정을 어느 정도나 위반했기 때문에 법이 정한 제재조치가 필요한가에 대한 실질적인 심의를 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 7월 1일에 열린 전체회의에서는 이런 실질적인 심의내용이 거의 없고 대부분이 의견진술에 대한 타당성과 의견진술의 전제조건 가지고 시간을 다 보냈다. 즉 MBC 제작자에 대한 청문과 진술을 들으려면 그 전에 제재조치에 대한 심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전혀 심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수결로 의견진술을 청취하고 바로 심의제재를 하는 것 같아서 이건 당연히 실질심의를 하지 않고 다수결로만 밀어붙이는 절차라고 판단해서 내 양심의 보호와 소수의 권리 보호를 위해 퇴장했다.

    - 어떤 이유에서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방통위를 요식적으로 진행한다고 생각하나?

    그 뒤의 배경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위원회는 현실적으로 보면 정부여당이 6명, 야당이 3명으로 추천되어 있다.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상호간의 충분한 토론이 이뤄져서 실질심의가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과정이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과정에서 깊이 있는 심의와 토론이 없었고, 공개적인 토론절차도 지키지 않았다.

    - 여야 구분으로 따져서 6:3이라고 한다면 모든 사안이 여당 주장대로 결정되는 것 아닌가?

    꼭 그렇진 않다. 예를 들면 음란성이나 선정성 부분에선 서로의 가치관에 따라서, 그리고 기준이 동일하고 명백한 사안에 관해서는 거의 합의가 이뤄지지만 이번처럼 시국과 관련된 대립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6:3이 두세 번 계속됐는데 앞으로 그렇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 회의록 같은 건 남지 않나?

    당연히 남는다. 방통위 설치에 관한 법률 제 22조에 의해서 심의위원회 회의는 공개해야 한다. 다만 공개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서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위원회의 직무는 기본적으로 심의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위원회의 회의는 심의 결정을 위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심의하는 과정은 기본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명예훼손이라든가 공개하기 곤란한 사유가 있지 않은 경우엔 기본적으로 공개하는 게 원칙이다.

    - 그런데 어제는 공개하지 않았나?

    어제 PD수첩 제작진의 진술을 듣고 나서 11시 40분경에 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약 4시간 가까이 비공개로 진행했다.

    - 그 시간 동안은 속기록도 없나?

    속기록도 듣지 못했다. 비공개로 하더라도 당연히 회의록은 남겨놓아야 하는데 현재로는 내가 속기록도 찾지 못하고, 녹음도 찾지 못하고 있다. 실무자의 얘기로는 없다고도 한다.

    - 회의가 공개되지 않았고 일부 속기록도 남기지 않았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그렇다. 법에는 반드시 절차상 공개하도록 되어 있고, 만약에 비공개로 한다 하더라도 기록은 남겨야 하는데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면 엄청난 법 위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또한 비공개로 기록을 남기지 않고 간담회라는 형식이나 명분으로 진행했다면 심의를 하지 않고 발표 결정을 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상당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본다.

    - 엄주웅 위원이 퇴장하고 난 뒤 백미숙, 이윤덕 위원도 퇴장했는데, 이 사안에 대해 사전에 입장조율이 있었나?

    나나 다른 의원들도 제각기 다른 이유로 퇴장한 걸로 알고 있다. 나 같은 경우는 그날 전체회의에 대해 퇴장한 것이고. 두 분은 일부 의결에 참여하시고 PD수첩 사안에 대해서만 퇴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전조율은 없었다.

    - 세 명의 방송위원이 퇴장한 가운데 PD수첩에 대한 공식결정이 내려져서 반쪽심의가 됐다는 건 위원회 전체 운영과 관련해서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인데?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서로의 의견이 충분히 의논돼서 합의가 되면 좋고,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회의를 하면 당연히 다수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소수의 의견과 소수의 양심도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함께 잘 이뤄져야 하는데, 문제는 그 가운데서 절차가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실질적인 의논이 이뤄져야 하고, 또한 회의가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회의가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게 왜 중요하냐면 심의위원회는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다루는 기관이다. 그렇다면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심의 받는 대상자가 자기가 어떤 이유로 제재를 받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 이유가 회의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나왔을 때만이 표현의 한계와 책임을 자기가 느낄 수 있고, 그에 따라 올바른 표현의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가 있다. 그렇지 않고 비공개로 해서 결정하게 되면 자신이 왜, 무엇 때문에 걸렸는지 모르게 되고, 그건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언론의 자유 위축과 표현의 자유 위축으로 오게 된다. 따라서 위원회 회의는 엄격하게 공개돼야 하고, 그래서 입법 취지에도 그 부분이 반영돼서 아예 위원회 회의는 공개한다고 되어 있다.

    - 한국PD연합회에서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는데, 이후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나는 위원회의 한 사람으로서 퇴장했지만 다수의 의견은 존중한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그 결정에 동의할 수 없었고, 나나 소수의 의견도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런 우리의 결정들이 외부로 나가거나 결정문이 반드시 나갈 때는 반드시 우리의 의견이 명기되거나 또는 우리의 인격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공개와 실질심의에 대한 절차는 우리도 내부적으로 열심히 노력하겠지만 어쨌든 이 문제는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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