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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의경의 눈물'' 자작시, "의경 지원 미안해"



사회 일반

    ''어느 의경의 눈물'' 자작시, "의경 지원 미안해"

    촛불속에 가려진 전, 의경들의 그림자

    경찰대치

     

    한달 넘게 지속된 촛불 집회로 인해 많은 집회 참가자들이 다치거나 연행된 가운데 시위 현장에 투입된 전, 의경들 역시크고 작은 부상과 수면 부족 등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초 만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촛불 문화제가 시작되면서 집회 현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차출된 전,의경들이 투입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청와대로 행진하려던 시위대와의 몸싸움과 지난달 31일 밤 물대포 등장으로 격렬해진 시위, 그리고 72시간 릴레이 촛불 문화제에 이르기까지 경찰의 어려움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 부상자 1백여명, 두꺼운 진압복장에 피부병 두통 등 호소

    시위대의 부상도 심각했지만 전, 의경들의 부상도 많았다.

    촛불 문화제가 진행된 지난 한달 동안 시위 과정에서 다쳐 경찰병원을 찾은 부상자는 줄잡아 1백여명.

    이가운데 정도가 심각해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도 10여명에 이른다.

    또 초여름 날씨 속에서 두꺼운 진압복장을 계속해 착용해야 하는 과정에서 피부병과 두통, 무좀 등을 호소하는 병력도 시간이 흐를 수록 늘고 있다.

    ◈ 지원병력 한달간 마룻바닥 매트리스 신세

    현재 대규모 집회와 시위에는 서울에서 88개 중대와 각 경찰서 비상설 중대 32개를 비롯해 부산과 광주, 경남과 전남 등 전국 각지에서 차출된 90개 중대가 투입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올라온 지원병력은 잘 곳 조차 없어 서울경찰청 지하 상무관 마룻바닥에 메트리스를 깔고 한달이 넘게 지내야하는 형편이다. 그나마 시위가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있는데다 새벽까지 진행되기 일쑤여서 잠을 제때 자지 못해 피로 누적으로 힘겨운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 각종 유언비어 충격적…"평화적으로…" 자성의 글도

    무엇보다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정서적 충격이다. 엊그제까지 함께 공부하던 대학 친구들, 부모 형제들과 시위 현장에서 부딛쳐 몸싸움을 벌여야 하고, 여기에 군홧발 폭행 등 일부 과잉 진압과 관련해 악성 항의 댓글들이 넘쳐나는가 하면, 있지도 않은 여성 살해 괴담과 의경 실명 유포와 같은 허위 동영상까지 유포되면서 이들이 받는 정신적 충격은 실로 엄청나다.

    실제로 촛불 문화제 현장에서는 최근 한 의경이 쓴 글이 나붙어 네티즌들 사이에 주목받고 있다.

    "의경을 지원해서 미안하고, 동시대에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어 미안하다''''는 내용의 ''어느 의경의 눈물''이라는 제목의 자작시가 발표되자 시민들은 "어쩔 수 없이 경찰 본분에 충실해야 하는 젊은이들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경찰청 사이버 홈페이지에도 전, 의경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평화적인 집회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자는 자성의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끔찍한 일들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전,의경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는 글을 올렸고, 또다른 누리꾼은 "어린 나이에연일 계속되는 시위속에 정말 힘들고 지쳤으리라 생각한다"고 적고 있다.

    그밖에도 자신을 지난해 전경을 제대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누리꾼은 "시위대와 경찰을 흑백 논리로 구분해서는 안되며, 방패막이로 내몰려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고 제대 후 정신과 치료를 받는 전, 의경들도 많다"고 호소했다.

    ◈ 군홧발 의경 사법처리…내부 반발

    어려움이 지속되자 내부 반발 조짐도 심상치 않다.

    특히 최근 사이버 경찰청 경찰관 전용 게시판에는 군홧발 의경사법 처리와 관련해 해당 의경과 일부 직속 상관만 징계를 받은데 대한 항의의 글이 줄을 잇는다.

    ''분명히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했지만 수십시간 잠도 자지 못하고 전쟁터 같은 시위현장에서 혼란과 공포, 분노 속에서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는 동정성 글에서 이들의 애환을 다소나마 느껴볼 수 있다.

    ''상관의 지시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실수니 만큼 수뇌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자성의 글도 있다.

    한편 촛불 문화제가 장기화되면서 참가자들 사이에 더 이상의 마찰은 피하고, 축제 분위기 속에 성숙한 시위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자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은 주목된다.

    특히 일부 시민들이 자신을 막아선 경찰들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건네거나 수건으로 땀을 닦아주는 등 감동적인 모습을 연출하면서 전, 의경들 사이에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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