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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지지침'' 사라진 스승의 날 풍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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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촌지지침'' 사라진 스승의 날 풍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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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모 ''촌지수수 음성화'' 걱정

    교육과학기술부가 ''4.15 학교 자율화조치''의 일환으로 촌지수수 금지지침을 폐지한뒤 처음으로 맞이한 스승의 날, 학교 현장의 분위기는 겉으로는 예년과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학부모들은 음성적 촌지수수가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기자는 스승의 날인 15일 아침 서울시내 학교 두 곳을 찾았다. 종로구 A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들의 등굣길을 지켜보고 있자니 등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평소와 별로 다를 바 없었다.

    드문드문 몇몇 학생이 케이크 상자나 선물봉투를 들고 가는 모습이 눈에 띄어 물어보니 반을 대표해서 단체선물을 준비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이동한 서대문구 B초등학교. 등교하는 학생들의 손에 뭔가가 들려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선생님에게 드릴 카네이션 한 송이를 든 학생들이 많았지만 꽃바구니를 든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어림잡아 등교하는 학생 10명 중 3명 정도가 ''한 송이 꽃''을 들었다면 2명 정도는 꽃바구니나 꽃다발을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선물용 종이봉투를 들고 등교하는 학생도 종종 보였다. 개중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자녀가 들기 무겁다고 생각했는지 어머니가 선물봉투를 함께 들고 등교한 뒤 정문 앞에서 돌아가는 모습도 가끔 눈에 띄었다.

    돌아가는 학부형에게 다가가 물어보니 "아이들 교육차원에서 선생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시하도록 간단한 선물을 준비해서 들어준 것"이라고 대답한다. 품목을 물어보니 기능성 비누세트란다.

    학교 인근 꽃가게 주인은 "학부모들이 선생님에게 꽃을 드릴 때 기왕이면 내 자녀가 좀 더 예쁘고 화려한 꽃바구니를 주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며칠 전에 미리 주문해 배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꽃바구니 경쟁으로 인해 교실마다 꽃바구니와 꽃다발이 수북하게 쌓이고 스승의 날이 며칠 지나고 나면 학교 쓰레기장에 꽃바구니 쓰레기가 잔뜩 놓인다는 것이다.

    양재동에서 꽃도매상을 운영하는 신정우 씨는 "몇년 전부터 3만원 내지 5만원 하는 꽃바구니가 스승의 날 선물로 많이 나간다"면서 "촌지수수 금지 지침이 폐지됐다는데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조금 줄어든 거 같다"고 전했다. 반면 서울 강남과 목동등지의 백화점에서는 스승의 날 선물용 상품권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참교육학부모회에 따르면 교사의 전화번호만 알려주면 백화점에서 알아서 교사에게 주소를 물어 배달해주니까 서로 얼굴을 맞대고 건네는 부담감없이 상품권이나 선물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백화점 배달 선물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은자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은 "스승의 날에 꽃 한 송이로 감사를 표시하는 것은 너무나 좋은 일이지만 누가 더 좋은 꽃바구니를 드리냐는 식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더 큰 문제는 촌지가 음성화되는 경향이라고 지적한다. 참교육학부모회 조사에 따르면 내신성적이 상급학교 진학을 좌우하는 중고등학교에서는 촌지나 불법찬조금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은자 위원장은 "요즘 들어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학부모들은 4월말이나 5월초에 미리 택배로 선물을 전달한다"면서 학교가 갈수록 경쟁 분위기가 되는 상황에서는 촌지가 쉽게 근절될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학교현장의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부가 촌지수수금지 지침을 폐지하면서 "이제 교육현장에서 촌지문제는 사라졌다"는 식으로 눈가리고 아웅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학부모 강은정 씨는 "일단 스승의 날 선물을 하는 이상 선생님에게 내 아이가 좋게 기억되도록 신경쓸 수밖에 없다"면서 교육적 차원에서 카네이션 한 송이와 감사편지를 정성껏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부모를 의식해서 간단한 선물을 함께 마련해 보냈다고 말했다.

    강씨는 감사선물이나 꽃다발을 학급단위로 학생들이 공동으로 마련하도록 하고 개인별로는 감사편지를 준비하도록 교육당국이 유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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