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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살인' 남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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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 지게차 사고-연속보도①]지난해 산재은폐 적발 726건, 노동계 "빙산의 일각"

    (사진=청주청원경찰서 제공)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지게차 사망사고 산업재해 은폐 의혹에 대한 청주CBS의 단독보도 이후 파문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 10일 청주CBS 저녁종합뉴스 보도, 11일자 CBS노컷뉴스 '그들은 왜 119 구급차를 되돌려 보냈나?' )

    청주CBS는 산업 현장의 재해 은폐 실태와 원인, 대책 등을 3차례에 걸쳐 점검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26일은 첫번째 순서로 산업 현장의 산재 은폐 실태와 심각성 등을 짚어봤다.

    청주의 한 화장품 제조업체에서 직원인 이모(34)씨가 지게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청주CBS 취재 결과 지정병원으로 옮기려다 7분 만에 출동한 119구급대를 돌려보내 살릴 수도 있었던 이 씨가 억울한 죽음을 맞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 지난해 1월 이 씨가 지게차에 치여 석 달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던 사실도 추가적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당시 회사 측은 이 씨와 개인 합의를 통해 산재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애초 사고 이후 안전조치 등이 이뤄졌다면 이 씨가 죽음에 이른 유사 사고는 막을 수도 있었다는 비판이 가능한 대목이다.

    문제는 이처럼 근로자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까지도 산재 처리에 따른 불이익을 먼저 따지는 일이 산업현장에서 당연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합의를 회유하거나 종용해 산업재해를 은폐했다 뒤늦게 적발된 것만 전국적으로 726건이다.

    그러나 이는 사업장 개별 감독을 통해 밝혀진 것으로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 노동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노동건강연대 유성규 노무사는 "독일의 경우는 업무상 부상자 1,400명 당 한 명이 사망한다면 한국은 40명 당 한 명이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이런 통계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산재의 상당수가 은폐되고 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결과 지난해 직종별로 산재 경험 근로자의 7~20%만이 산재보험으로 처리했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사용자 단체인 대한전문건설협회 자체조사(2010년 기준)에서도 산재 미처리가 무려 67%에 달했다.

    산재 보험 환자들이 건강보험으로 처리되면서 재정 손실도 심각한 수준이다.

    국가인권위원회(2014)에 따르면 건강보험으로 처리했다가 산재 은폐사실이 드러나 환수된 금액만 지난 5년 동안 3,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회예산처는 2018년까지 건강보험 손실 규모가 무려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산재 은폐는 수십 년 동안 제기된 문제지만 현재까지도 실태조사나 연구용역조차 거의 없는 현실"이라며 "수많은 산업재해와 대형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재해를 숨기는 것이 당연시되는 산업 현장의 구조를 끊어내지 않는 한 목숨을 담보로 회사의 손실을 따지는 '기업 살인'도 계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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