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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만 54년!"...대한민국 칼국수집 1호의 비결



생활/건강

    "칼국수만 54년!"...대한민국 칼국수집 1호의 비결

    [한국형 장사의 신] 1961년 창업해 3대를 잇는 '신도칼국수'


    칼국수 가게를 창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밀가루와 물을 적당히 섞어 맛있는 육수만 낼 수 있으면 끝이다. 하지만 창업과 유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칼국수가 쉬운 만큼 경쟁자도 많다. 그래서 칼국수 가게를 50년 넘게 운영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1961년 한국전쟁 직후 대전역에서 배고픈 사람과 함께 시작한 신도칼국수. 지금까지 3대를 이어 오로지 칼국수만 만들어 오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4천 원(본점 기준. 분점 5천 원)이라는 착한 가격이다. 오죽했으면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와 대전광역시가 착한가격 모범업소로 선정하기도 했다.

    20년 전 신도칼국수 며느리로 들어와 어느덧 가게를 이어가고 있는 신도칼국수 이명주 대표를 만나 '칼국수 본좌'의 비밀을 들어보았다.

    가게 벽에 전시된 신도칼국수 그릇의 변천사. 사진 = 김기현 PD

     


    ■ 신도칼국수, 무슨 뜻인가?

    시어머니께서 창업할 1961년 당시, 대전역 근처에 '신도'라는 유명한 영화관 있었다. 대전 사람들이 모두 아는 극장이었다.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거기서 시어머니께서 가게 이름을 빌려온 것 같다.

    ■ 1961년도에 창업했으면, 대한민국 칼국수집 중 가장 오래된 것인데?

    당시 한국전쟁 직후 대전역 주변으로 배고프고 못사는 사람이 많았다. 아니 대한민국 전체가 다 못 살았다. 그때 어머님께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장사를 생각해 창업한 것이 칼국수였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

    착한가격으로 정부 인증까지 받은 54년 전통의 신도칼국수. 사진 = 김기현 PD

     


    ■ 사골육수 칼국수가 4천 원?

    창업 당시 배고픈 사람을 상대로 가게를 시작했지만 싸고 많게, 대신 정직하게는 늘 지켜왔던 약속이었다. 지금도 그 약속은 변함없다.

    ■ 주방뿐만 아니라 홀까지 보니 호흡이 상당히 좋다. 비결이 뭔가?

    일단 식당에서 제일 중요한 건 일하는 분이 편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편리한 동선, 편리한 서비스와 같이 시설이 갖춰져야 좋은 음식이 나온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가지고 있어도 일하기 불편하면 맛있는 음식이 나올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일하는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홀도 주방도, 바쁘면 서로가 어디든 투입 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러니 홀과 주방의 호흡도 좋을 수밖에 없다. 서로가 다 같이하는 일이니까.

    동선을 줄여서 일의 능률을 높인 신도칼국수 분점의 주방구조. 사진 = 김기현 PD

     


    ■ 결혼할 당시 칼국수집을 이어 받을 것이라 생각했었나?

    아니다. 나는 미술이 전공이고 음식점과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어머님께서 몸이 불편해지고 가게를 운영하기 힘들게 되자 조금씩 내가 배운 것이 이렇게 됐다. 한 13년 전 분점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칼국수 일에 뛰어들었다.

    ■ 전공과 다른 길인데 후회는 없었나?

    처음엔 울기도 많이 울었다. 내가 꿈꿔왔던 결혼 생활이 아니었다. 일을 배우면서도 시행착오도 많았다. 그렇게 차츰 어머님의 마음을 이해해갔다. 그리고 지금은 욕심이 생긴다. 어머님이 만들어 주신 창업 정신을 바탕으로 손님에게 조금 더 다가가고 싶다. 늘 신도칼국수를 생각나게 만들고 싶은 욕심?(웃음).

    신도칼구수 수육 세트. 사진 = 김기현 PD

     


    ■ 54년 전통이 부담스럽진 않나?

    왜 그렇겠나 않겠나? 시대가 변하고 손님들 입맛도 조금씩 변했다. 나는 좋은 재료만 찾아서 만들고 있지만, 맛이 변했다는 사람도 있다. 아마 54년 역사의 칼국수를 믿고 찾아 주니까 그런 것으로 생각한다.

    반대로 역사와 전통 때문에 기분 좋은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이십 년 전 아이였던 손님이 이제는 자기 아기를 데리고 와서 칼국수를 먹이는 모습, 그런 모습을 보면 정말 보람도 많이 느낀다.

    직접 빚어 만든 신도칼국수 만두. 사진 = 김기현 PD

     


    ■ 손님이 많아서 몸이 힘들진 않나?

    음식장사는 상당히 힘들다. 그래서 운동도 많이 한다. 일할 때 외에는 내 시간을 최대한 가지려고 노력한다. 내 관리를 못 하는 것은 가게 관리를 잘 못 하는 것과 직결되니까. 내가 건강한 생각을 히고 있어야 손님에게 좋은 서비스를 전달하고 맛을 전할 수 있다.

    만약 건강이 안 좋아져서 가게를 나갈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나는 가게 문을 닫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하는 사람이 열심히 해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주인은 가게에 있어야 된다.

    ■ 본인이 생각하기에 장사는 뭐라고 생각하나?

    나는 기다림이라 생각한다. 손님도 기다려 줘야하 고 음식도 기다려 줘야 한다. 그리고 나도 장사를 기다려 줘야 한다. 오랜 역사와 깊은 맛을 내려면 노력하면 기다려야 되지 않을까 싶다.

    며느리로 시집와서 신도칼국수를 이어가고 있는 이명주 대표. 사진 = 김기현 PD

     


    ■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의 한마디

    신도칼국수는 대한민국 전문가들이 모두 인정한 외식업 칼국수 1호점이다. 있어 줘서 고맙고, 버텨 줘서 고맙고, 변치 않아 고마운 식당이다. 외식업을 오래 하다 보면 초심을 잃고 변해가는 주인이 눈에 보인다. 그러면 꼭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신도칼국수는 54년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달려오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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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콤한 두부두루치기. 사진 = 김기현 PD

     


    ▶ 신도칼국수 본점 위치
    대전광역시 동구 대전로825번길 11
    신도칼국수 월평점 위치
    대전광역시 서구 계룡로264번길 43

    대한민국 직장인은 누구나 사장을 꿈꾼다. 그중에서도 요식업은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박 성공 확률 1%. 도대체 요식업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와 취재진이 대한민국에서 요식업으로 성공한 '장사의 신'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쳐보려고 한다. 요식업,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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