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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테이블도 안차던 식당에서 매출 500억 돌파 비결은?



생활/건강

    한 테이블도 안차던 식당에서 매출 500억 돌파 비결은?

    [한국형 장사의 신] 인테리어로 맛을 전달하는 오목집과 이층집


    2005년, 스물둘에 음식 장사판에 뛰어들었다. 남들은 꿈을 찾아 창업하지만, 그에겐 그럴 여유가 없었다. 집안은 어렵고, 미래는 보이지 않았다. 유일한 돌파구는 음식장사뿐이었다. 낮에는 아르바이트해서 돈을 벌고, 밤에 자신의 가게에 승부를 걸었다.

    물론 장사는 안됐다. 하루에 한 테이블조차 채워지지 않을때도 있었다. 손님 한 명이라도 오면 전 직원이 달라붙어 왕처럼 모셨다.

    그렇게 약 10년이 지났고 지금은 가게도 5개로 늘어났다. 그간 매출을 합하면 약 500억 원이 넘는다. 개천에서 시작한 젊은 청년의 꿈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한국형 장사의 신에서 2015년 외식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김슬기 대표를 만나 성공신화를 들어 보았다.

    이자카야 메뉴를 접목한 오목집 족발 세트. 사진 = 김기현 PD

     


    ■ 상당히 젊어 보인다. 몇 살인데 장사 10년 차인가?

    올해로 서른둘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서빙 같은 아르바이트는 고등학교 때부터 줄 곳 해왔다. 본격적으로 내 장사를 시작한 것은 스물둘(2005년)에 이자카야를 동업으로 시작하면서다.

    ■ 장사는 바로 성공했나?

    전혀 아니다. 하루에 한 테이블도 받지 못할 때가 많았다. 너무 후미진 주택가에서 대책 없는 자신감만으로 시작하다 보니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낮에는 다른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저녁에 가게를 유지했다.

    숙주를 듬뿍 넣은 돼지고기 숙주볶음. 사진 = 김기현 PD

     


    ■ 그럼 어떻게 자리 잡았나?

    '한 팀만 걸려라.' 이런 마음이었다. 손님만 온다면 서비스는 잘 할 자신은 있었다. 한 팀이라도 오면 모두가 달라붙어 왕처럼 모셨다. 그렇게 1년을 버티니 조금씩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한번 소문이 나자 손님이 계속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후 이자카야 2호점, 3호점을 연이어 개업해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 이자카야로 성공하고 있는데 족발전문점 '오목집'을 시작한 이유는 뭔가?

    내가 시작할 당시는 이자카야가 새로운 아이템이었지만 그사이 너무 많은 이자카야가 생겨 사양업종으로 바뀐 시점이었다. 더는 이자카야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결국, 오래가는 것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돼지고기, 곱창, 족발 같은 음식이었다. 그래서 그중 족발을 선택하고 시작하게 됐다.

    점심 메뉴로 인기가 많은 한우된장전골. 사진 = 김기현 PD

     


    ■ 4호점 족발집은 상당히 짧은 시간에 성공했는데, 비결은 뭔가?

    일단 우리 가게(이자카야)에서 오래 일했던 사람을 차출해서 서울의 유명 족발집으로 보내 일을 시켰다. 나도 6개월간 다른 유명 족발집에서 근무했다. 심지어 매니저까지 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직원들이 모여 내용을 공유해갔다. 그렇게 족발집에 대한 기초를 완성한 뒤 일을 시작하니 상대적으로 빨리 안착할 수 있었다.

    그래도 처음엔 제일 중요한 족발 맛을 잡지 못해 몇 천족을 그냥 버렸다. 개인적으로 족발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때가 제일 힘들었다.

    ■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다른 가게에 비해 어느 정도 투자하나?

    일반 가게보다 50% 정도 더 쓴다고 보면 된다.

    해물탕에 버금가는 해물냄비. 사진 = 김기현 PD

     


    ■ 인테리어가 매출에 영향을 많이 주나?

    40% 이상 영향을 준다. 겪어보니 더욱 그렇다. 예전에는 음식만 맛있으면 장사가 잘 됐지만, 지금은 독특한 콘셉트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독특하면 지루해지므로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장사는 맛, 인테리어, 서비스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편안한 분위기다. 우리 매장을 둘러보면 의자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등을 기대면 사람이 닿을 정도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 그런 편안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분위기가 편하면서 특이하다 보니 영화, 드라마, CF 촬영지로도 많이 이용됐다. 그리고 그것이 다시 입소문으로 연결돼 매출을 높여줬다

    스탠드바 형식에 편안한 느낌을 강조한 이층집 모습. 사진 = 김기현 PD

     


    ■ 5호점으로 개업 '이층집' 인테리어는 말 그대로 충격이다. 어떻게 구상했나?

    우연히 부산에서 스탠드바 형식의 양곱창 식당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받은 느낌이 매우 좋아서 언젠가는 시도하려 했었다. 그렇게 콘셉트 잡고 개업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 아마 지금까지 개업한 가게 중 가장 신경 썼다.

    이곳도 핵심은 편안한 분위기였다. 멀쩡한 거울을 깨 박스테이프로 붙였고, 심지어 새로 개업한 식당 느낌을 없애기 위해 스테인리스 테이블을 사포질해서 광을 없애기도 했다. 서비스도 최대한 심혈을 기울였다. 각 매장에서 근무하는 실장급 이상만 불러 이층집 서빙을 시켰다. 손님을 잘 응대하는 점장과 실장이 넉살스럽게 서빙하는 데 손님이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기를 테이블에서 직접 구워주는 이층집. 사진 = 김기현 PD

     


    ■ 지금 매출은 어느정도인가?

    이층집을 최근에 시작해서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10년 동안 총 매출은 약 500억 원을 조금 넘을 것 같다.

    ■ 장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렵다. 요즘 식당 10곳이 개업하면 9곳이 망한다고 하지 않나? 어떻게 보면 그 말이 경쟁력이지 싶다. 살아남은 곳은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것. 그래서 난 장사를 전쟁이라고 생각한다.

    '장사의 신'으로 거듭나고 있는 김슬기 대표. 사진 = 김기현 PD

     


    ▶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 평가

    이층집 문 열고 들어오는 순간 소름이 끼쳤다. '얘 뭐지? 도대체 뭐하는 친구지?' 인테리어 충격이었다. 이건 열심히 하는 것과 다르다. 재능이 있는 것. 감각이 있고 똑똑하다. 오늘만큼은 장사는 천재가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마 김슬기 대표는 2015년 가장 주목받는 장사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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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대이층집 위치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50길 24 청화빌딩 2층

    대한민국 직장인은 누구나 사장을 꿈꾼다. 그중에서도 요식업은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박 성공 확률 1%. 도대체 요식업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와 취재진이 대한민국에서 요식업으로 성공한 '장사의 신'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쳐보려고 한다. 요식업,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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