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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 그 잘못된 사랑! " 갖지 못할 바엔 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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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스토커' 그 잘못된 사랑! " 갖지 못할 바엔 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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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속기획] '사랑'을 가장한 스토킹 ①

    한 때 사랑했지만 헤어졌다. 여느 사람들과 똑같이 사랑하고 이별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가슴에서 죽은 그 사람이 좀비가 되어 끊임없이 나타난다. 일방적이기에 더욱 두렵고 잔인한 그것. CBS 노컷뉴스는 '미련'으로 가장한 스토킹에 병든 사람들과 그들을 구조하지 못하는 우리사회의 제도적 허점을 파헤쳐 본다.[편집자 주]

    {IMG:2}회사원 A(40.남)씨는 헤어진 여자친구 B(30)씨를 잊지 못해 5개월째 "다시 만나자"고 매달려 왔다. 그러나 B씨는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말라'며 A씨의 연락에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B씨와의 헤어짐을 인정할 수 없었던 A씨는 결국 B씨가 보고 싶을 때면 A씨의 집 주변을 몰래 찾아가 A씨의 모습을 훔쳐보게 됐고 그러던 중 A씨는 B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을 보게 됐다.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 A씨는 B씨의 집 앞에 잠복해 있다가, 밤늦게 귀가하는 전 여자친구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방법이 매우 잔혹하고 유족이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판시하며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8월 전주시 완산구에서 발생한 것으로 지난달 8일 전주지법에서 피고인의 형이 선고됐다.

    사회적으로 지극히 일반인이었던 A씨가 징역 13년의 살인자가 되어 버린 것은 한 순간의 일이었다. 사랑했다. 이별했다. 그러나 잊을 수가 없다. 내가 가질 수 없는 사람이 된 그녀를 죽이고만 싶다.

    비뚤어진 사랑의 끝.

    그는, 혹은 우리는 과연 정상인가?

    ◈ 누가 스토커인가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상대의 행복을 빌어주기보다는 옛 연인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급기야 살인까지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경정신과 전문의이자 '스토킹의 심리학'의 저자인 이규환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스토킹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그들이 상대방을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상대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기 때문에 소유에 어려움이 있다면 죽여서라도 소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대방을 소유물로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기분이나 의지, 감정 따위는 아예 배려하지도 않는 것이다. 소유의 대상에 불과하니 마음대로 컨트롤하지 못할 바에는 없애버리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는 것.

    자신이 '스토킹'하고 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이들이 이렇게 비정상적인 애정관을 갖게 된 것에는 핵가족화 된 현대사회가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이규환 전문의는 "대가족이 보편적이었던 과거에는 부모가 모두 일을 하러 나가더라도 집안에 식구가 많아 특별히 '버림받는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한 자녀 가정이 많고 맞벌이 부부가 보편화 돼, 상실감 즉 '버림받는다'는 느낌을 받고 자란 사람들이 생겨난다. 어려서 불안감을 주로 느낀 사람들은 이후 (대인관계에서) 기본적인 신뢰를 잘 형성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뢰가 없기 때문에 상대방을 컨트롤 하려 한다. 상대방을 지배하고 소유해야 자신이 불안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스토커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상대방에게 사용하는 주된 무기(?) 두 가지가 있는데 한 가지는 협박 등의 방법으로 '두려움'을 조장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한가지는 자살기도 등의 방법을 이용해 '죄책감'을 조장하는 것이다. 연인이었던 사람이 스토커로 돌변하면, 교재하면서 공유했던 사생활과 개인정보는 스토커의 파워로 직결된다.

    이규환 전문의는 "두려움을 조장하거나 죄책감을 조장하는 것 모두 자신으로부터 못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 목적인데, 피해자는 스토커의 이러한 심리를 간파해 끌려다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넌 내꺼야"

    우리 중 다수는 애교 넘치는 달콤한 이 말을 이미 공포로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스토킹', 치료약은 있나?…스토킹 부추기는 사회

    부산의 한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C(23.여)씨는 주점 단골인 D(32.남)씨와 친밀하게 지내다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사귀기 전에는 다정다감하던 D씨는 연인이 되면서 180도 돌변한 태도를 보였다. D씨는 걸핏하면 A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들여다 보며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 아니냐며 C씨를 의심했고 D씨의 집착을 견디다 못한 C씨는 결국 연애 한 달만에 결별을 요구했다.

    그러자 D씨는 새벽에 C씨를 불러내 한 모텔로 끌고 가 그동안 쓴 데이트 경비와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고 폭언과 함께 손찌검까지 했다. 협박에 못 이겨 C씨가 위자료를 지불했지만 D씨의 협박은 계속 이어졌고 결국 C씨는 D씨를 고발했다.

    D씨는 공갈 등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일부 스토킹 피해자들은 "그는 겉으로는 문제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내 앞에서 돌변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이 전문의는 "망상장애를 앓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겉으로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경우는 별로 없다. 현실감이 떨어지는 부분에서만 이상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토킹) 치료약이 있냐?"는 질문에 이 전문의는 "정신질환적 부분이 발견된다면 그 부분은 치료받아야 할 것. 그러나 이 사회에서 '스토킹'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암담한 전망을 내놨다.

    "이 시대는 불신을 조장하는 사회"라고 지적한 이 전문의는 "아이들도 어릴 때부터 '나쁜 사람 따라가면 안돼', '아무나 주는 것 받으면 안돼'라는 교육을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회 분위기가 이미 강박증과 편집증을 길러내는 형국이며, 이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그런(강박증과 편집증) 기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이 당연해진 세태, 2등은 기억조차 되지 않는 '1등주의 사회' 풍토 역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불신만 양산하고 있다.

    이 전문의는 "이미 그런 환경에 살면서 그 환경을 어떻게 바꾸자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범죄행위가 줄어들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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