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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훈련병 父 "눈에서 핏물이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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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숨진 훈련병 父 "눈에서 핏물이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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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숨져갈 때 누가 손 한 번 안잡아 주고 ,물 한 모금 안주고.." ..청취자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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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수막염 호흡곤란에 타이레놀 2알
    - 훈련소 입대 한 달만에 싸늘한 주검
    - 군의관 진료 받았으면 살았을 것
    - 아파도 말 못하는 군 문화 반드시 개선돼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故) 노우빈 훈련병 아버지 노동준 씨,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신체검사 1급으로 논산훈련소에 입대한 훈련병이 야간행군을 마치고 돌아와서 다음날 사망했습니다. 행군 중에 이미 40도의 고열이 났지만 끝까지 마쳤고, 돌아와서 의무실로 향했는데 군의관이 아닌 의무병이 해열제 2알을 주고 돌려보냈습니다. 부검을 해보니 급성뇌수막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훈련병의 아버지, 노동준 씨부터 연결을 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아드님이 입소한 지 얼마 만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건가요?

    ◆ 노동준> 3월 21일 입대해서 4월24일이니까...

    ◇ 김현정> 한 달이군요. 입소할 때부터 몸이 좀 안 좋은 상태였나요?

    ◆ 노동준> 아닙니다. 입대하기 전에는 굉장히 건강했습니다. 제 기억에 병원에 간적도 전혀 없었습니다.

    ◇ 김현정> 키와 몸무게는 어떻게 됐습니까?

    ◆ 노동준> 키는 173이고 몸무게는 70킬로였습니다.

    ◇ 김현정> 전형적인 건장한 대한민국 청년이었군요.

    ◆ 노동준> 네.

    ◇ 김현정> 군의 조사보고서를 보니까 야간행군이 있기 12일 전에 기침 때문에 의무실에서 치료를 받은 기록이 있네요. 그렇다면 이미 열흘 넘게 몸이 안 좋았다는 이야기인데 아프다는 말을 안 하고 야간행군에 그냥 참여했다는 게 군 측의 조사내용입니다. 확인을 해보셨나요?

    ◆ 노동준> 빠진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행군에 참가한 병사들 비율을 통계내서 서로 비교한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보기엔 암묵적으로 강압적인 분위기가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각 훈련 소대별, 중대별로 비교, 대조, 경쟁 같은 것이 있는 거군요? 아마 웬만해서는 말하기가 힘든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이런 말씀이시군요.

    ◆ 노동준> 그렇습니다.

    ◇ 김현정> 동료훈련병들 증언을 보니까 행군 중에 이미 거의 탈진상태였다, 그래서 우리가 뒤에서 밀어주고 끌어주고 했다, 이랬다는 거죠.

    ◆ 노동준> 네. 그런데 군 조사보고서에는 이러한 사실이 간부들에게 보고가 안 됐다고 이야기 하는데, 소대장이나 중대장이 그 훈련에 참가하는 이유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거나 환자가 발생했을 때에 거기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위해서 참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가 행군 중에 처졌으면 분명히 눈에 띄었을 텐데, 이것을 제대로 파악을 못했다는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아쉬운 것이, 그때 앰뷸런스에 탑승됐더라면 군의관을 만나서 진료를 받았을 건데, 훈련소 지구병원 갈 때까지 군의관을 전혀 대면하지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 김현정> 새벽 3시 반경, 이때라도 조치를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의무실에 갔지만 군의관은 없었고 의무병이 해열제 2알을 줘서 돌려보냈다고요?

    ◆ 노동준> 육군본부 보고 자료에 의하면 ‘행군 후 얼굴이 창백하고, 입술이 파랗고, 군장을 벗지도 못하고 침상에 기대서 호흡이 곤란한 상태였다’ 이렇게 보고 되어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인데 의무병이 해열제 2알만 처방해줬다는 게 굉장히 저희는 안타깝고요. 그때 군의관에게 진료를 받았으면 아이가 살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때 정확한 진료를 받고 외부병원으로만 갔어도요.

    ◆ 노동준> 네.

    ◇ 김현정> 그래서 해열제를 받아서 하루 밤을 지내고 다음날 오전에 의무실로 다시 갔는데 역시 군의관을 못 만났다고요?

    ◆ 노동준> 그보다도 해열제를 받고 와서 아이가 취침을 했을 텐데요. 그 시간에 아무런 조치가 안 됐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뇌수막염은 굉장히 고통이 심한 병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면 굉장히 몸부림치고 고통을 느꼈을 텐데... 제 아내는 “아이가 그렇게 몸부림치고 죽어가는 동안에 누가 손 한번 잡아주지 않고, 물 한모금 안 떠다줬을 거고, 이마에 손 한번 안 짚어줬을 거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굉장히 울었습니다. {AOD:1}

    ◇ 김현정> 그렇게 하룻밤을 홀로 외롭게 지내고, 그 다음날 의무실로 갔지만 군의관을 못 만났고요. 한 시간 뒤에 외부종합병원으로 실려간 건데, 부모님들한테 연락이 갔나요?

    ◆ 노동준> 저희 아이가 쇼크를 일으켰다는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판단을 해서 5시 반, 대전에 도착했습니다.

    ◇ 김현정> 외부종합병원으로 실려 갈 때에는 이미 의식도 잃고, 쇼크가 온 이런 상황에서나 실려나간 거군요.

    ◆ 노동준> 그렇습니다. 그때 이미 아이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 상황이었습니다. 가보니까 이미 의식이 없고요. 옆에 눈에서부터 핏물이 막 나오고요. 인공호흡기를 달아놨는데 그것도 숨도 제대로 못 쉬는... 혈압이 낮아서 계속 혈압상승제, 그런 것을 투여하고요. 그때는 벌써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피눈물 흘리는 그때 그 모습은 훈련소로 보내고 한 달 만에 처음 보는...

    ◆ 노동준> 그렇습니다. 그것이 저희 아이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의식이 없는 순간에도 딱 한 번 손을 잡고 막 흔드니까 우리 손을 두 번 꽉꽉 잡으면서 신호를 보내더라고요. 그 순간에만은 뇌의 일부기능이 살아나서 저희 말을 듣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서 입으로 뭔가 말을 하려고 그러는데 거품만 인공호흡기로 나오고... 정말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그 장면을 생각하면 앞으로 저희가 어떻게 살아갈까, 정말 걱정이 됩니다.

    ◇ 김현정> 너무 가슴이 너무 아프네요. 아들 우빈이가 지금 듣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 노동준> 미안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 우빈아, 미안하다, 좋은 곳에서 잘 있기를 바란다.

    ◇ 김현정> 이런 인터뷰에 답한다는 것 자체가 고통일 텐데 진실을 밝히고 다시는 이런 희생자가 없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오늘 어렵게 응해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사실 이 사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월에는 중이염을 앓던 훈련병이 꾀병으로 몰리고 치료를 받지 못하자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습니다.

    군의 의료체계, 인권문제,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 만나보죠. 몸이 아픈 사람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분위기, 아직도 인가요?

    ◆ 임태훈> 그렇습니다. 2005년도 노충국 사건 사망 이후에도 계속 지속되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노우빈 군의 경우, 훈련 전에 아프다고 말을 하지 않았다, 훈련 중에도 아프다고 호소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군의 보고서 내용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임태훈> 행군의 행렬 뒤나 앞 중간정도에 차를 타고 훈련병들이 탈진하지 않는가에 대한 것을 육안으로 살피기 위해서 동행하게 되어있습니다. 훈련병이 뒤쳐졌으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겠죠.

    ◇ 김현정> 너무 많은 훈련병들이 탈진을 하고, 지쳐서 터덜터덜 걷기도 하고, 심지어는 토하는 경우도 있고, 워낙 힘든 훈련이니까요.

    ◆ 임태훈> 그렇습니다.

    ◇ 김현정> 눈에 안 띈 것은 아닐까요?

    ◆ 임태훈> 그런 증상이 오면 즉각 행군을 중단시켜야 되는 것이 의무관의 의무겠죠. 그것 또한 소홀히 했다면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더 큰 문제는 행군이 끝난 후인데요. 노우빈 씨가 의무실로 달려갔지만 이미 새벽 3시이고, 군의관은 없고, 의무병사가 해열진통제 2알을 줘서 돌려보냈다는 겁니다. 호흡곤란에 40도 고열까지 있는 사람을 그냥 돌려보냈다, 이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 가거든요.

    ◆ 임태훈> 의무병은 진료의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진료를 할 수 없습니다. 당연히 새벽이라도 자격이 있는 군의관이 나와서 진료를 한 다음에 이 판단을 빨리 해야 되는 거죠. 외부병원으로 갈지 말지를요.

    ◇ 김현정> 보통은 어떤 식으로 군대 의무실이 돌아가고 있나요?

    ◆ 임태훈> 대부분 열악한 환경이고, 환자가 너무 많으니까 군의관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개입할 의지가 별로 없습니다. 굉장히 기계적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의료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리고 단기간에 임상경험을 가지고 군에 오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판단능력이 매우 떨어집니다.

    ◇ 김현정> 네티즌들 의견들을 조사 해보니까 군대 다녀오신 분은 이런 이야기를 하세요. “실제로 꾀병도 많다, 일일이 다 외부진료 보내주고 다 빼주고, 이러다보면 군대가 돌아가지 않는다.”

    ◆ 임태훈> 굉장히 위험한 발상인데요. 꾀병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군의관과 의사가 하는 겁니다. 지휘관이 하는 게 아니거든요. 동료병사가 하는 것도 아니고요. 왜냐하면 우리가 봤을 때에는 꾀병인지 아닌지를 점쟁이도 아니고 알 수 없는 것 아니에요? 몸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자가진단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조금 이상하면 보내줘야 되는 거죠. 그래서 안 아프면 다행인 거죠.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너, 가서 안 아프면 알아서 해.” 이런 식의 협박이죠. 그런 문화는 빨리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개선책을 생각해봐야 될 텐데요. 어떻게 해야 될까요?

    ◆ 임태훈> 민간협진체제를 빨리 구축해야 됩니다. 특히 후방병원 같은 경우, 군 병원을 다 없애고요. 그 부대와 가장 가까운 민간병원과 모두 MOU를 체결해서 바로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요.

    ◇ 김현정> 의료경험이 풍부한 의사가 진료할 수 있도록요.

    ◆ 임태훈> 그렇죠. 그리고 전방에는 후방병원을 없앤 인력과 장비를 모두 전방병원으로 배치하는 거죠. 전방에 병원들이 별로 없어서 전방 사단병원들을 통합병원급, 군당급병원으로 격상시켜주고요. 단 여기에 임상경험이 풍부한 장기군의관들을 수급해 주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일 수 있겠죠. 그것보다도 더 우선적으로 해야 되는 것은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군 문화를 국방부장관께서 반드시 개선해야 된다는 것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말 이런 소식 다시 듣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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