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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 황은경 작가 심야인터뷰, “7월에 하차...정치 외압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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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물’ 황은경 작가 심야인터뷰, “7월에 하차...정치 외압 없었다”

    • 2010-10-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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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종록 PD와 대본 방향 놓고 갈등...내 대본 공개하겠다

    화제 속에 방송 중인 SBS 수목드라마 ‘대물’이 작가를 교체하면서 정치 외압설이 일고 있다. 극 중 현정권을 겨냥한 듯한 도발적 대사나 여성 대통령 캐릭터가 특정 정치인을 염두에 두고 설정했다는 추측성 논란이 일면서 정치권에서 이를 불편하게 여겨 작가가 교체됐다는 것이다.

    방송 4회만에 수목극 시장을 평정한 ‘대물’에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대물’을 둘러싼 외압 논란과 작가 교체의 내막을 알기 위해 14일 밤 늦게 ‘대물’ 1회부터 6회까지 집필한 황은경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치 외압 있었나? 없었나?


    여성 아나운서가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그린 ‘대물’은 시작부터 정치권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고현정이 연기하는 서혜림은 일부 여성 정치인을 떠오르게 하며 극 중 정당명칭 ‘민우당’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때문에 황작가의 하차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정치외압설이 강하게 제기됐다. 그러나 황작가는 단도직입적으로 “정치 외압은 없었다”라며 “1회부터 6회까지 대본을 공개해 그동안 내가 받은 오해를 풀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 속에서 화제가 됐던 몇몇 대사들은 내가 쓴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화제를 모았던 하도야 검사(권상우 분)의 “들판에 쥐새끼가 득실하는데”라는 대사는 황작가의 작품이 아니라는 것. 또 아직 방송되지 않은 내용 중 주인공이 강둑에 앉아 “이게 잘되야 은어떼가 돌아오는데”라는 대사 역시 그의 손을 탄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문제의 ‘민우당’ 이라는 정당명칭은 황작가의 창작물이다. 황작가는 “나도 전병헌 의원을 무척 좋아해 종종 그 분의 블로그를 방문한다”라며 “우리나라에서 정당 이름이 한계가 있지 않나. 나는 ‘국민의 친구’ 당이라는 뜻으로 민우당이라고 지은것인데 이렇게 확대해석될 줄 몰랐다”라고 설명했다.

    또 대권주자인 박근혜를 띄워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반은 남자고 반은 여잔데 여자가 대통령되면 박근혜라고 생각하는 흑백논리는 버려야 하는 것아닌가, 그래서 노처녀가 아니라 아줌마로 설정했다”라고 말했다.

    또 극 초반 눈길을 모았던 천안함 사건도 황작가의 설정이다. 황작가는 “첫 대본이 4월에 나왔는데 당시 천안함 침몰사건이 일어났다”라며 “나 역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장병들이 빨리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에 천안함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라고 덧붙였다.

    ▶ ‘하차’라는 강수를 택한 이유는?


    그렇다면 황작가가 굳이 ‘하차’라는 강수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그는 언제 하차하게 된 것일까.

    황작가는 지난 3월 말 ‘대물’에 합류해 7월 31일 하차했다. 황작가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만화 원작 ‘대물’의 드라마화를 준비해 온 유동윤 작가가 개인 사정으로 하차한 뒤 SBS 측에서 황 작가에게 집필을 의뢰해 고심 끝에 합류를 결정한 것.

    황 작가는 “사실 ‘대물’ 원작을 보고 겁이 났었다. 하지만 ‘대물’ 설정을 통해 평범한 여성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기에 시작했던 것”이라 말했다.

    MBC ‘뉴하트’로 인기 드라마작가 대열에 오른 그는 “‘뉴하트’에서 ‘저런 의사가 있는 병원에 가고싶다’는 드라마를 그렸다. ‘대물’ 의뢰를 맡아 국회의사당을 취재했는데 그곳에 계신 분이 ‘그래도 우리나라 정치가 점점 나아지고 있는거다’라고 말하는 걸 들으며 가슴이 찡했다. 나는 ‘대물’을 통해 어린이들과 중고생들이 ‘저런 대통령이 있는 나라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출을 맡은 오종록PD와의 갈등이 발목을 잡았다. 황 작가는 “원작만화 ‘대물’의 캐릭터와 줄거리를 현재 드라마의 설정으로 바꾸었는데 오PD가 캐릭터 이름이나 디테일(세부 설정)을 자꾸 바꿨다”며 “나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심지어 대본연습 때 오지 말라고까지 했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를테면 황작가가 처음 시놉시스상에서 설정한 강태산은 강직하면서도 세상을 바꿔보려는 마음의 진성을 가진 인물이다. 또 극 중 서혜림이 국회의사당에서 울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에서 우산을 씌워주는 이가 바로 강태산으로 설정됐다.

    황작가는 “그 장면은 고현정이 국회의원을 권하는 차인표를 믿게 되는 중요한 장면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강태산과 장세진의 관계 설정이나 하도야와 서혜림의 오토바이 추격신, 소수자에 대한 애정을 표한 신 역시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왜곡되거나 축소됐다는 게 황작가의 설명이다.

    황작가는 “오PD는 아마 ‘웨스트윙’이나 ‘하얀거탑’같은 본격 정치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아줌마의 감성으로 천방지축이지만 국민에게 진솔하게 다가가는 아줌마 대통령을 그리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 이견을 보았고 결국 7월 말 더 이상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은 뒤 드라마에서 하차했다”라고 말했다.

    ▶3개월간의 침묵...이제와서 털어놓는 이유는?


    그렇다면 3개월동안 침묵을 지켜온 황작가가 이제와서 사실을 털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황 작가는 바뀐 대본으로 정치권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비난의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심적으로 부담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논란이 된 부분은 내가 쓴 것도 아닌데 ‘황 작가가 쓴 내용 때문에 작가가 교체됐다’는 말을 들으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시청자들에게 그런 오해를 받는 것도 너무 싫었다”며 “보조작가들에게 ‘이러다 어디 끌려가서 심문받는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또 ‘저작인격권’에 깊은 상처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집필한 대본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뀌어 제작된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황 작가 “아나운서 출신의 여성 대통령이라든지, 서혜림(고현정 분)과 하도야(권상우 분)가 만나는 설정 등은 모두 (원작과는 다르게) 내가 만든 것이다. 그런데 많은 신과 대사들이 바뀌어 버렸다. 분명히 내 대본인데 내가 썼다고 말하기 힘든 그런 상황이 돼 버렸다. 마치 아기만 낳고 집에서 쫓겨난 심정”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SBS는 15일 “황은경 작가는 4회까지 집필하고 5회부터는 유동윤 작가가 맡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작가가 제작진에게 건넨 대본은 6회까지다. 황작가는 “나머지 2회는 또 어디로 갔는지...”라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인터뷰 말미 황 작가는 “유 작가가 2008년부터 준비해 오던 작품이라 잘 이어받으리라 믿는다”며 “‘대물’이라는 작품이 잘 됐으면 한다”고 못다 끝낸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유 작가와 통화도 하고 작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하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판을 짠 것은 나였는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황 작가가 하차한 ‘대물’은 다음주 방송분인 5회부터 유동윤 작가가 집필하게 된다. '뺑소니 논란'을 겪은 권상우 출연 논란으로 시작부터 순탄치 못했던 '대물'이 이후 정치권 외압설과 작가 교체 논란 속에 어떤 변화를 겪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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