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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방화, 국가를 가장 아프게 할 대상 고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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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숭례문 방화, 국가를 가장 아프게 할 대상 고른 것 같다"

    • 2008-02-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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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이슈와 사람] 경찰대학 표창원 교수 인터뷰

    숭례문
    숭례문 방화 사건의 용의자는 백발이 성성한, 평범한 60대 노인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2년 전에도 창경궁에 방화를 해서 4백만 원의 피해를 입혀 현재까지 집행유예 중이라고 하죠.

    토지보상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게 그 시작이었다고 하는데요, 왜 자신의 불만을 대중에게 무차별적으로 표출시키는 걸까요? 숭례문 방화(放火)의 심리와 병리, 경찰대학 표창원 교수와 이 문제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전문)

    - 범행 용의자가 60대의 평범한 노인이었다. 용의자를 보면서 무슨 생각 했나?

    = 일단 범행 자체가 노숙자의 순간적인 분노 폭발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려웠고, 치밀하고 계획적이었고, 발화제를 사용했다는 것은 비용을 들였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번 사건 용의자를 보면서 느낀 것은 정말로 성격과 생각이 뒤틀린 한 사람의 행동이 이렇게 엄청난 어처구니없는 참혹한 비극을 낳았구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 이 용의자는 범행 후에 아들 집에 놀러가기도 하고 동네 친구들과 화투를 하기도 하고, 동네 사람들은 전혀 몰랐다는데 이렇게 큰일을 저질러놓고 이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

    = 이런 행동들은 유사한 대형 사건에서 자주 보였다. 가깝게는 얼마 전에 있었던 강화 총기 탈취 사건 범인도 그 큰일을 저지르고 나서도 고향집 부모님을 찾아가서 아주 자연스럽게 식사하면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군부대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김일병 같은 경우도 그 큰 문제를 일으키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부대의 소집에 응해서 다른 병사들과 같이 집합했었고, 2002년 대구 지하철 참사의 범인 김대현씨도 범행 이후 병원에 치료받기 위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들렀다가 주위 목격자들이 발견해서 결국 검거됐다.

    - 왜 하고많은 장소 중에 창경궁, 숭례문 이런 식으로 국가적으로 가치가 있는 곳을 방화 장소로 택했을까?

    = 일단 크게 두 가지로 원인이 짚어지는데, 본인도 얘기했지만 가지고 있었던 가장 큰 분노나 감정의 문제가 국가나 정부에 관한 보복 심리다. 그리고 그 이후에 국가와 행정조직, 사법조직에 호소하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 자체가 잘못된 요구였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본인은 국가 시스템이 자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고, 그래서 국가와 정부를 가장 아프게 하겠다, 가장 고통을 주겠다, 이런 인식으로 대상을 찾다보니 가치 있고 보물인 문화재들을 선정했다고 볼 수 있고, 또 하나는 자신을 우습게 알고 자신을 소홀히 한 대가가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겠다는 심리가 컸던 것 같다.

    - 이런 식으로 사회에 불만을 품고 무차별 대중을 상대로 해서 저지르는 범죄,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더 크지 않나?

    = 그렇다. 문제는 이 분이 주장한 것 같은 억울한 일들은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당한다. 오히려 이 분의 억울함은 사실은 진정한 억울함이라고 볼 수는 없고 주관적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것뿐인데, 진정한 사법피해자들, 실제로 억울한 조치를 당하신 분들, 재개발 과정에서 집과 터전을 잃고 쫓겨나신 분들, 그런 많은 분들도 이렇게 엄청난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고 계신다.

    문제는 이러한 억울함은 당연히 없어져야 하고 거기에 대한 보상이나 구제대책이 마련돼야겠지만 이 범죄의 본질적인 원인은 이 개인, 또는 이러한 성격이상을 안고 있는 분들의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그런 부분들이 물론 한 두 시간 교육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또 한 두 번의 사건 때문에 형성된 문제도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상당히 고질적인 성격 이상의 문제고 이런 분들은 이번 사건 말고도 주변 사람과의 관계도 상당히 갈등적이고 많은 문제들을 야기한다. 빨리 고쳐줘야 한다.

    - 처벌 받은 것을 보니까 용의자가 창경궁 당시에는 큰 처벌을 받지 않았던데….

    = 일단 문화재 보호법의 처벌을 맨 처음 받게 된다. 문화재에 대한 파괴행위, 공격행위이니까.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문화재 보호법이 문화재에 대한 방화 행위를 별도로 처벌 규정을 마련하지 않고 가중처벌 규정도 마련하지 않고, 형법 제 165조에 의해 처벌한다고만 돼 있다.

    일반 형법에 의해서만 처벌이 되는데, 일반 형법 165조가 공용건조물에 대한 방화행위인데 그 처벌 형량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얼핏 보면 대단히 중형처럼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형법상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는 경우에 감형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분이 고령이고 다른 범죄 전과가 없다는 등의 정상참작을 적용해서 최저형량인 3년의 반인 1년 6개월 형을 내리고, 1년 6개월 형이면 집행유예가 가능해진다. 그래서 집행유예를 받은 것이다. 그러니까 아무런 실질적인 형벌을 받지 않고, 앞으로 2년 동안 또 다른 범죄를 안 저지르면 당신은 무죄와 똑같은 처벌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다 대신에 재산적 피해를 국가에 끼쳤으니 추징금으로 1천6백만 원을 내라고 부가 조치를 내렸는데 이 사람이 받아들인 메시지는 너 잘못했으니 큰 벌 받아라 라는 징벌도 아니었고, 다시는 이런 일 하지 말라는 회심의 계기도 아니었다.

    - 법적으로는 이번 사건 같은 경우 처벌이 가능할까?

    = 이번에도 같은 법률이 같이 적용될 텐데, 대중적 관심이 다르니 아무래도 사법부에 대한 압박이 심할 것 같고, 또한 집행유예 기간 중 범죄라서 아무래도 법이 그대로 적용돼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선고되지 않을까…….

    - 무기징역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던데 그렇게까지는 안 가나?

    = 법정최고형인데 과연 무기징역이 내려질지 여부는 재판부의 판단에 따르게 될 텐데 재판부가 또 고민할 것은 왜 똑같은 범죄인데 다른 범죄에는 무기징역을 안 내리고, 형평성상 이 범죄만 그러느냐 이런 갈등도 있을 것 같다.

    - CBS 이슈와 사람 : 오후 2시 / 진행: 김현정 PD 연출: 손근필 김현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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