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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떼죽음' 미스터리 풀렸다



IT/과학

    '꿀벌의 떼죽음' 미스터리 풀렸다

    태양 흑점에 의한 자기장 변화가 벌의 방향감각 잃게 만들어

    꿀벌 (이미지비트 제공)

     

    한때 지구종말의 전조라는 괴담까지 만들었던 벌 집단폐사가 태양 흑점의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벌집군집붕괴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으로 불리는 벌의 집단 폐사 현상은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간 일벌이 돌아오지 않아서 벌집에 남은 여왕벌과 애벌레가 떼로 죽는 현상을 말한다.

    꿀벌의 집단 페사는 단지 꿀벌 농가의 소득 감소에 그치지 않고,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로 옮겨주는 역할을 할 수 없게 됨으로써 농작물을 비롯한 생태계 전반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작물 가운데 63%가 꿀벌의 꽃가루받이에 의해 열매를 맺는다. 이 때문에 지난 2006년 CCD가 처음 보고된 이후 일부에서는 지구 종말의 전조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벌의 집단 폐사 원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정확히 규명된 것이 없다.

    단지 어떤 특정한 한가지 요소보다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었다. 잔류 살충제, 서식지 파괴, 기생진드기, 질병, 오염, 바이러스 등이다.

    학술잡지 ‘양봉(Journal of Apiculture)’ 최근호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태양의 흑점 활동이 꿀벌들의 방향 감각을 잃게 만드는 것이 꿀벌 집단 폐사의 유력한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꿀벌들은 꿀과 꽃가루 채취가 끝나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벌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새나 돌고래처럼 지구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이용한다.

    그런데, 태양 흑점 활동으로 발생하는 자기장의 혼란이 꿀벌의 자기감지능력에 영향을 미쳐 꿀벌이 벌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꿀벌들이 돌아오지 못하면, 먹이 부족으로 애벌레와 여왕벌도 모두 죽게 돼 집단폐사를 초래하게 된다.

    연구를 이끈 꽃가루 은행(Pollen Bank)의 토마스 훼라리 박사는 자기장 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벌은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무리들에게 먹이를 공급하는 일벌들이고, 이들이 태양흑점에 의한 자기장변화로 길을 잃고 죽게 되면 무리는 집단 폐사의 재앙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 꿀벌 연구협회 노르만 카렉 과학국장은 “사람의 입장에서 태양흑점에 의한 자기장 변화와 그것이 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시각에 의존하는 사람이 안개가 자욱한 곳에서 길을 잃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연구진은 벌의 위치 찾기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형태의 자기장 교란 현상을 실험했다. 자기장 교란의 영향을 받은 벌은 벌집을 찾아오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았다.

    연구진은 각종 데이터 분석을 통해 태양 폭풍의 증가와 자기권 혼란, 꿀벌 무리의 감소 사이에 상호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꿀벌의 집단 폐사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고, 또 꿀벌의 대량 감소 현상은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점이 분명해 지고 있다. 해충이나 질병, 살충제, 먹이 부족 등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

    다만, 그동안 신기하게 받아들여졌던 점은 때때로 질병이나 먹이부족과 같은 뚜렷한 이유 없이 벌과 애벌레들이 떼로 죽는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처럼 이유를 알 수 없는 꿀벌들의 집단 폐사 원인에 대한 하나의 설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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