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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갑 "담배사망자 하루 130명…6·25 때보다 많아"



박재갑 "담배사망자 하루 130명…6·25 때보다 많아"

[손숙의 아주특별한 인터뷰]서울대 박재갑 교수
담배 독극물 제조·판매… 금지법 청원 ''전쟁선포''

박재갑

 

담배하고 전쟁을 하는 사람이 있다.

2006년 2월 22일 국회에서 담배를 사고, 팔고, 제조하는 것을 일체 금지하자는 법안을 제출했고 폐암 환자와 사망자 유족들이 정부와 KT&G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차원의 암 정복사업을 하기 위해서 지난 2000년 3월 10일 국립암센터 원장으로 취임하고 두 차례 연임한 이후에 지난해 3월 퇴임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의대에 있는 박재갑 교수와의 인터뷰가 5일 CBS ''손숙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표준FM 98.1MHz 평일 오후 4시 5분)''에서 방송됐다.

-작년 3월 12일에 국립암센터 퇴임하시고 다시 본교로 돌아가 거의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

▲이제는 큰 기관의 책임을 안 맡아서 중압감이 없다.

대신에 자유롭게 전국을 다니면서 암과 담배에 대해 여러 분들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서 보람이 있다."

-암센터 근처에 살아서 매일 오며 가며 보는데 점점 발전하는 것 같다.

▲"국립암센터는 세계 5대 암센터에 속하고 장비나 시스템은 세계 최고다.

장비야 돈이 있으면 살 수 있지만 시스템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부러워하는데 ''과''라는 것을 싹 없애고, 질병 중심으로 센터화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하고 싶어도 잘 못하는 아주 혁명적인 시스템이다."

-병이 들어도 외국에 나갈 필요가 없겠다.

▲"우리나라 의료수준은 세계 최고다. 외국에 갈 필요도 없었지만 그동안은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

위암 같은 경우 치료 성적이 우리가 미국보다 두 배나 좋고 간암, 자궁경부암 등은 월등하다.

우리가 손재주도 좋지만 우리나라에 흔한 암 같은 경우에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치료성적을 지니고 있다.

과거에 돈 좀 있으신 분들이 외국에서 치료받는걸 보고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못하신 분들이 혹시 ''누구는 외국 가서 더 오래 살고…'' 하실지 모르겠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다.

오히려 과거에 외국에 가서 치료받다가 돌아가신 분들을 볼 때 거꾸로 국내에서 치료를 받으셨으면 그런 사고가 안 났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요즘에는 많은 분들이 외국에 안가시고 국내에서 많이 치료를 받으신다."

-국립암센터를 설립하고 다시 대학에 돌아오셨는데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아버지께서 술, 담배를 안 하셔서 나도 은연중에 보고 배운 것 같다.

젊을 때는 윗사람들이랑 어울려서 어쩔 수 없이 했지만 요즘에는 몸조심을 많이 한다.

왜냐하면 내가 수술하는 사람의 가족 입장에서 볼 때 내 입에서 술 냄새가 나면서 수술실에 들어간다면 가족 입장에선 얼마나 원통하시겠나. 어떻게 보면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고 수술을 맡기는 가족을 생각하면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외국에 나갔을 때는 옆에 환자가 없기 때문에 맥주도 마시곤 하지만 국내에 있을 때는 편히 쉬려는 생각을 잘 못한다."

-99년 한국담배인삼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셨다.

▲"그때 크게 두 곳에서 소송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배금자 변호사님이 하나 하시고 지금은 국회의원이 되신 최재천 의원님이 변호사로서 하나 하셨다."

-거의 8년째인데 아직도 결론이 안 났나.

▲"이번 달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판결이 난다고 알고 있다."

-어떤 판결을 기대하나.

▲"우리나라가 점점 투명화 되고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잘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결국에 정의는 승리하게 되어 있다고 믿기 때문에 담배 때문에 고생하신 분들을 위한 판결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몇 년 전인가 이주일씨가 담배피지 말라고 애절하게 말씀하시던 생각이 난다. 그때 담배를 끊는 분이 많았는데 몇 년 못가더라. 이 소송이 영향을 크게 미칠 것 같은데 이기게 된다면 무엇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소송 자체는 폐암으로 돌아가신 분들에게 담배회사와 정부가 배상을 하라는 소송이라 그것만으로 담배 자체가 불법화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담배가 하나의 사업으로 합법화된 장사이기 때문인데 담배 연기의 성분을 보면 도대체 어떻게 담배가 합법화돼서 팔릴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담배는 팔아서는 안 되는 독극물이기 때문이다.

향후 국민들이 다 담배를 끊고 담배 농사를 짓는 분들이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잘 지원해 드리고 담배를 팔던 구멍가게 분들도 지원해 드리고 담배회사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다른 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등등 우리가 노력을 하고 국민들이 거의 다 끊었으면 한다.

또 우리 아이들 때에는 담배가 함부로 팔리지 않았으면 해서 담배제조 및 매매 금지법 청원을 지난해 2월 22일 낸 것이다.

담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희생 되는가 계산을 해보면 담배 관련 질병으로 돌아가시는 분이 하루에 약 130여명인데 한국전쟁 당시 하루에 120명씩 사망한 것과 비교했을 때 담배라는 총알을 맞고 한국전 당시 사망자의 1.1배가 매일 사망하는 셈이다.

우리 국가를 운영하는 책임자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국민들이 이렇게나 많이 죽어 가는데 담배를 합법적으로 판다는 것은 직무유기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이 있는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10년, 혹은 아주 늦으면 20년 내에 담배 제조와 매매가 금지돼서 1년에 500만 명의 세계 인구가 담배 때문에 죽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가 우리를 따라 담배 없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담배 없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하는게 꿈이다.

두 번째는 작년에 우리 병사가 제대할 때 암으로 사망했는데 70만 병력이 있는 나라의 군 병원이 이래서 되겠나.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대통령이 아프면 군 병원에 가야 한다.

그래야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가 안심하고 자부심도 가질 수 있지 않겠나. 군에 계신 분들이 합심해서 군 병원을 세계 최고의 군 병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프랑스, 독일, 중국의 경우에는 군 병원이 그 나라 병원 중 최고다.

몇 가지 절차만 해결되면 앞으로 군 내부의 의료 자문을 맡게 될 텐데 암센터의 경험을 접목해서 잘 되도록 하려 한다."

-암 예방을 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궁금하다.

▲"암은 70%가 예방이 된다. 담배가 암 원인의 30%이기 때문에 담배를 끊고, 간염 백신 접종으로 간염 바이러스 항체가 생기면 간암 발생이 70% 예방이 돼 암 발생이 12%줄어든다.

담배 안 피고 간 관리만 해도 전체 암의 42%가 예방이 되는 거다.

그리고 국가에서 나랏돈으로 위, 대장, 유방, 자궁, 간의 5대 암 검진을 해주고 있는데 위, 대장, 유방, 자궁은 조기 진단이 아주 쉽고 조기진단 되면 90%이상 완치되기 때문에 이렇게 해서 암 사망을 낮출 수 있는 2차 예방 수치가 28%다.

그리고 예방이 안 되는 암의 반은 고칠 수 있으니 15%, 모두 합하면 85%다.

85%면 십중팔구인데 즉 말하자면 암은 십중팔구 예방하고 치료가 될 수 있는 오히려 극복이 가능한 대책이 있는 질환이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암이 많은 이유는 알고 있는 상식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상식을 지켜서 암으로 고생 안하는 우리 국민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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