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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부재'', 대한민국엔 중동 전문가가 없다



정치 일반

    ''정보의 부재'', 대한민국엔 중동 전문가가 없다

    • 2004-06-25 00:47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모르는게 죄냐''''는 항변은 적어도 정부에 해당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정부에게 무지는 죄악에 가깝지 않을까요?
    특히 이번 김선일씨 사건을 통해 우리의 대중동 정책이 거의 전무했다는 사실이 증명됐는데요. 중동 관계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점검해 보겠습니다.



    -한국외대 중동 연구소 홍성민 교수



    ◎ 사회/정범구 박사

    -김선일씨가 외대 줄업생이어서 더욱 마음이 아프셨겠어요.


    ◑홍성민 교수

    ''''충격, 허탈, 실망, 분노.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어떻게 이루 설명을 드리기가 힘들 정도로 허탈한 심정입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우리 정부가 중동 지역에 13개의 공관을 유지하고 있다는데 과연 우리에게 중동 정책이란 것이 있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 되고 있습니다.


    ◑홍성민 교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가 꼭 짚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정부의 정보 부재와 언론의 분석 없는 사실 나열의 보도 그리고 시민들의 신고 부재입니다.
    과연 이라크 대사관 안에 정보를 분석할 수 있을 만한 전문가들이 몇 명이나 존재했나, 정보의 부재는 결국 대사관 뿐 아니라 외교통상부 전체의 무능으로 비쳐졌고, 정부 NSC의 정책결정에도 큰 어려움이 됐다고 봅니다.

    언론도 마찬가집니다. 외신의 인용만을 강조하면서 분석되지 않은 기사들을 매일 모든 언론이 거의 같은 내용으로 방영했다는 것이 큰 불만입니다.
    그리고 가나 무역 직원이 이제야 나타나서 31일 납치가 된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는데, 사건 발생 후에야 그 사실을 밝힌 것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태에서 중동 전문가는 없었습니다. 발전된 문명사회에서 마치 점쟁이처럼 뉴스나 보면서 운명은 하늘에 맡기고, 앵무새처럼 서로 떠들어 대기만 한 것은 전문가들이 반성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우리 일반 국민들의 중동에 대한 인식은 70년대 보다 오히려 후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70년대는 중동 건설 특수도 있고 해서 관심을 많이 가졌고, 인적 교류라도 활발하지 않았습니까?


    ◑홍성민 교수

    ''''그렇죠. 현재 사우디, 이라크, 이란, 아랍에미리트 또 이집트, 터키 등지의 현지 교민은 약 5,000명 정도 됩니다. 정부 자료에는 이러한 것도 잘 나와 있지 않습니다. 장기 출장자들이나, 임시로 거주하는 한국인들을 합하면 약 1만 명에 가까운 한국인들이 현재 중동에 나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상당히 중요하죠. 그런데 이런 정보를 우리가 종합한다거나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일부 사람의 말만 인용했어요. 이건 정확한 정보라고 볼 수가 없죠.''''



    ◎ 사회/정범구 박사

    -이전에는 이라크의 건설 현장 등을 쭉 유지하면서 우리와의 관계에 별 문제가 없었지만, 우리와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중동과의 관계는 과거보다 후퇴한 것 아닌가요?


    ◑홍성민 교수

    ''''1월경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 때까지는 그런 현상이 심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앞으로 상당히 큰 파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저도 현지의 지인들과 통화를 해봤습니다만, 이번 사건을 통해 아랍인들이 한국을 보는 시각이 갑자기 많이 변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번 사건이 하나의 전환점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도 듭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우리는 평화 재건 지원을 목적으로 파병한다고 하지만 현지에서는 결국 우리를 미군의 동맹군 그 이상으로는 보지 않기 때문에 우리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홍성민 교수

    ''''현지 실정을 너무 몰랐다는 거죠. 이라크 사람들의 의식은 ''''미국만 아니면 좋다, 이라크는 우리 것이다, 그러니까 외국 사람은 필요없다''''는 것이 전제조건이거든요. 그 사람들은 ''''우리가 너희에게 도와달라고 한 적이 없는데, 너희는 왜 우리를 도와준다고 하느냐''''는 거죠. 도와준다고는 왔지만 미국과 같은 점령군이라는 의식이 상당히 팽배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러한 감정을 잘 분석하고 수집했어야 하는데 일부 친한/친미 인사만 보고 와서 그들이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라는 이야기만 하니까 결국 현지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거죠.

    언론에 대해 한 말씀드리면 현지방송에서는 김선일씨가 군복을 입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겁니다. 방송 내용도 미 군납 업체 직원이라는 것이 부각이 됐어요. 우린 이것도 모르고 현지에서 평화 재건이니 이런 이야기만 하면서 알자지라 방송에 호소를 한 겁니다.
    그러나 알자지라 방송이 우리를 위해 한 것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 언론도 같이 춤췄다는 것이 서글픕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이번에 우리가 참 일본과 비교를 많이 하게 되는데요. 일본의 중동 정책은 어떻습니까?


    ◑홍성민 교수

    ''''일본은 산학 합동이 잘 돼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각 기업체에서 유학생을 보내주고 그들이 가져온 자료를 정부에서 분석하는 시스템이 잘 돼 있습니다.
    중동에 유학하는 학생에게 엄청난 비용을 지원하기도 하구요.

    또 현지에 나가 있는 업체들은 서로 분야를 나눠서 기후, 현지인들의 기호 등을 조사하고 네트워킹을 해서 공유하고 분석해서 활용합니다. 우리는 이것이 개별적으로 이뤄지고 있죠.

    또 일본의 중동 전문가들은 10~20년 동안 현지에 거주하면서 현지인들과 호흡을 같이하며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인맥을 찾는데 있어 일본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 일주일만 다녀와도 다 전문가가 되는 실정이니 도저히 비교할 수 가 없죠.''''



    ◎ 사회/정범구 박사

    -중동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과제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홍성민 교수

    "우선은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전문가를 양성해야 합니다. 대한 민국에 이라크 전문가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도 이라크 관계 글을 적잖게 썼지만 전문가라고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현지에서 활동도 한번 해보지 않고, 관련 글도 써보지 않은 사람들이 이번에 많이 앵무새처럼 떠들었어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이런 형태의 전문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늦었지만 정부에서 지금이라도 10~20년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해야 합니다.

    정보 분석도 마찬가지입니다. 군인, 경찰, 민간인 할 것 없이 우리도 정보 분석 요원들을 많이 파견해서 현지에서 분석한 정보를 정부가 활용해야 하는 것이지, 언론에 의존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진행:정범구박사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98.1MHz 월~토 오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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