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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노컷

    낙수효과로 포장된 불편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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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행복·경쟁=사회 정의… 거짓 믿음에 깃들여진 사회현실 고발


    '경제성장은 소수에게는 부의 증가를 의미하지만, 수많은 대중에게는 사회적 지위와 자존감의 급격한 추락을 의미한다.' - 지그문트 바우만 저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중에서

    신간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는 일단 파이를 키워야 나중에 나누기에도 좋다는 경제성장에 관한 보편적인 신화를 뒤집는다.


    '부자들의 부의 증가는 부와 소득의 위계에서 아래쪽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고사하고 부자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조차 낙수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악명이 자자하지만 그나마도 갈수록 환상이 되어가고 있는 계층 상승의 사다리는 오늘날 점점 더 통과할 수 없는 수많은 격자들과 넘을 수 없는 장벽들로 바뀌어가고 있다. (59쪽)'

    세계적인 석학 지그문트 바우만은 이 책을 통해 "개인의 이윤 추구가 동시에 공익을 위한 최선의 메커니즘을 제공한다는 주장은 의혹에 싸였고 사실상 거짓으로 밝혀졌다"고 선언한다.

    대기업이나 수도권을 우선 지원해 경제가 성장하면 그 혜택이 중소기업이나 소비자, 지방에 돌아간다는 주장이 낙수효과(Trickle Down)인데 이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바우만은 이러한 현실을 두고 "오늘날 사회적 불평등은 역사상 최초로 영구기관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수많은 실패 끝에, 인간들은 마침내 영구기관을 만들어 작동시키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고 비꼰다. 불평등의 희생자들이 오히려 불평등을 옹호하는 것이 지금의 세상이라는 의미다.

    '자본주의적이고 개인주의화된 소비자 사회의 주민인 우리가 인생이라는 게임의 전부 혹은 대부분에서 계속해서 던질 수밖에 없는 주사위들은 대부분의 경우에 불평등에서 이익을 얻거나 혹은 이익을 얻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정해져 있다. (41쪽)'
    100쪽이 조금 넘는, 많지 않은 분량의 이 책은 지금의 불평등이 이전의 불평등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리고 불평등의 희생자들이 오히려 불평등을 옹호하는 기이한 현상을 고발한다. 그 증거로 우리가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거짓 믿음들을 들이민다.

    그 거짓 믿음은 '경제성장은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소비는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을 충족시키는 유일한 길이다' '인간들 사이 불평등은 자연적인 것이다' '경쟁은 사회 질서의 재생산과 사회 정의의 필요충분조건이다'의 네 가지로 정리된다.
    바우만이 내놓는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희생자들이 착취자로부터 이 세상에 대한 권리를 가져오는 만큼의 책임까지 감당하자는 것이다.

    "세계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비합리적인 행위이다. 하지만 결정에 대한 책임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모두 감수하면서까지 세계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는 것이야말로 세계의 논리가 초래하는 맹목으로부터, 타자와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결과로부터 세계의 논리를 구원할 마지막 기회다. (113, 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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