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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잠재성장률, 10여년 후부터 장기침체 우려



금융/증시

    추락하는 잠재성장률, 10여년 후부터 장기침체 우려

    금융위기 이후 가파른 추락...급격한 인구고령화로 향후 5년간 2%대 중반에서 장기적으로 0%대까지 하락 전망

    <실질gdp성장률과 잠재성장률="" 추이="" 및="" 전망="">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만 해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결하는 통화정책방향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해왔다.

    석달전 한 금융통화위원에게 물으니 "진짜 견실한 성장세라고 보느냐"는 반문이 돌아왔다.

    이에 대해 한은 고위 관계자는 "성장 내용을 뜯어보면 사실 견실하다는 표현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며 "엄밀히 따지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출은 반도체에 편중돼 있고, 내수의 경우 소비는 양호한 흐름이지만 투자가 큰폭으로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10월에 나온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는 '견실한 성장세'라는 표현이 1년 3개월만에 빠지고 대신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라는 표현이 대신했다.

    ◇2000년초 5%안팎 →2010년대 3%중반→2016년 이후 2%대 후반

    그러나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다시 하향조정하고 국책, 민간연구기관에서 경기하강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생각보다 더 낮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경제가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총동원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이룰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뜻한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한다는 것은 경제의 기초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기 이전 우리 경제의 실질경제성장률은 2000~2007년 연평균 5.4%였으나 2012~2016년에는 연평균 2.8%로 반토막나면서 잠재성장률 하락 논란이 계속돼왔다.

    한국은행 추계 결과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 안팎에서 2010년대 3%초 중반으로 하락한뒤 2016년부터는 2%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2001~2005년 4.8~5.2%, 2006~2010년 3.7~3.9%, 2011~2015년 3.0~3.4% 등이다.
    2016~202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2.8~2.9%로 추정했다.

    한은의 잠재성장률 발표시기는 정례화돼 있지 않지만 내년 중 예상되는 발표에선 2.7% 아래로 추가하락이 예상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8~2022년까지 잠재성장률을 지난 5년 기간보다 0.3%포인트 낮은 연평균 2.7%로 전망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공식 발표는 하지 않지만 내년에는 2.7~2.8%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본다고 최근 밝혔다.

    국제통화기금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0년대 연평균 2.2%로 떨어지고 2030년 이후에는 1%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기 이후 생산성 저하가 성장률 하락 주요인

    <잠재성장률 요인별="" 기여도=""> 자료=한국은행

     

    잠재성장률은 실질성장률과 달리 관측이 불가능한데다 모형별로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추계가 어렵다. 하지만 기조적인 하락세라는 점에 대해선 모든 기관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총요소생산성, 자본축적, 잠재노동 등 잠재성장률을 결정하는 요인의 기여도가 모두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잠재성장률 하락은 총요소생산성 하락에서 주로 기인했다.총요소생산성(TFP)은 노동이나 자본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기술이나 경영혁신, 자원배분 효율성, 법규 제도 등 전체 투입요소에 의한 생산성 증대효과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한국은행의 지난해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잠재성장률에 대한 노동의 기여도는 2001년~2005년 잠재성장률 5.0%중 0.9%포인트, 2016년~2020년 잠재성장률 2.8%중 0.7%로 금융위기 전후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는 2001년~2005년 1.9%포인트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6년~2020년에는 0.7%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자본의 기여도 역시 2.2%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하락추세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금융위기 이후 잠재성장률의 가파른 하락세에 대해 "노동의 기여도는 정체된 가운데 기업투자가 위축되고 총요소생산성이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경제전반의 생산성 둔화는 한계기업 증가, 노동시장 왜곡, 제조업 자원배분 효율성 저하, 서비스업의 저생산성 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은은 우리 경제가 노동생산성이 낮은 서비스업 부문으로 노동력이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1인당 노동생산성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는데 크게 기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급격한 고령화로 잠재성장률 장기적으로 0%대까지 하락 우려

    문제는 향후 성장잠재력이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노동측 요인으로 더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은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 보고서에서 "향후 잠재성장률이 인구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자본투자 둔화 등으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8년~2022년 기간중 잠재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자본이 연평균 1.3%포인트, 총요소생산성이 1.4%포인트로 이전 수준에서 정체되고 노동의 기여도는 급격한 고령화로 0%포인트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가능인구 증가세의 가파른 둔화, 주당근로시간 감소, 실업률 상승 등이 주요 원인이다.생산가능인구는 2017년 7000명 감소로 전환한데 이어 2020년에는 감소폭이 24만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 연구원은 "일본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속도가 두 배정도 빠르기 때문에 현재 저출산이 생산가능인구에 반영되는 2030년 이후에는 잠재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말했다.

    자본축적도 경제성장 초기에는 투자가 증가하면서 성장잠재력을 키우지만 선진국으로 갈수록 둔화가 불가피하다. 이미 우리나라의 자본축적 수준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노동과 자본 등 투입요소에 의한 성장세가 제한적인 것은 선진국도 마찬가지지만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잠재성장률 둔화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개발원(KDI) 권규호 연구위원은 "향후 총요소생산성 기여도가 금융위기 이후보다 다소 높게 나오더라도 노동기여도가 빠르게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잠재성장률의 둔화는 피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해선 연구자들 사이에 의견차가 없다"고 말했다.

    한은은 자본과 노동의 양적 확대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선 ▷산업구조조정 ▷노동 및 재화·서비스시장의 개혁 ▷기술혁신 등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금통위원도 지난달 열린 금통위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며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선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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