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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 지성이 '믿보배'이고 싶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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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당' 지성이 '믿보배'이고 싶지 않은 이유

    [노컷 인터뷰 ②] "대상 배우, 믿고 보는 배우? 1등하고 싶어서 연기하는 것 아냐"
    "날 소진하지 않으면서도 몰입할 수 있는 연기 하고파"
    "'아는 와이프' 한지민, 솔직한 친구라 '척하면 척' 너무 잘 맞아"

    영화 '명당'에서 흥선 역을 연기한 배우 지성.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지성에 따르면 그는 80% 정도 육아에 참여한다. 현재 이보영이 둘째를 임신 중이기 때문에 촬영이 있을 때는 장모님이 와서 도와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무조건 '육아모드'를 장착한다. 지성·이보영 부부의 가장 중요한 육아 원칙은 아이는 부모가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 중 한 사람은 아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작품 활동도 겹치게 하지 않는다.

    "저는 지금 월트디즈니에요. 집에서 정말 딸과 말을 많이 하면서 눈물도 많아지고 공감능력도 성장했어요. 아이를 키우다보니까 엄마에게만 일방적으로 육아를 맡기거나, 혼자 하라고 내버려두고 싶지 않았어요.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니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고, 놀아도 부모랑 같이 놀아야죠. 뭐든지 같이 하고 싶은데 잘 모르니까 함께 생각하게 되고 그러더라고요. 저번에는 디즈니랜드를 놀러갔는데 백설공주 사인을 받으려고 1시간 줄을 섰어요. 아, 그 때 제 팬들이 절 기다려주는 느낌을 알겠더라고요. 그렇게 너무 힘들게 만났는데 고작 인사하고 사진 찍는 게 끝인 거죠. 너무 서운한 거예요. 그렇게 팬들 마음이 속상할 수도 있겠다고 깨달았어요. 배우에게는 사실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는 감정신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면 이제는 이해도 느낌도 전율이 올 정도로 느껴져요."

    "얼마나 잠을 안 자는지 아세요? 책 100권 읽어줘야 돼요"라고 말하는 그의 육아 고충에는 어쩔 수 없는 행복감이 서려있다. 인터뷰를 앞둔 어제도 딸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잠을 재웠다고. 이런 세 살배기 딸과 함께 하며 깨닫는 지점도 있다.

    "아직 TV를 많이 보여주지 않아서 제가 뭘하는지는 잘 몰라요. 그런데 '명당' 팜플렛은 깔아놓고 '아빠 얼굴 왜 이랬어?', '이게 수염이야. 길면 이렇게 되는 거란다'하고 가르쳐줘요. (웃음) 부모가 정말 잘해야된다는 게, '명당' 홍보책자를 보여준 다음에 그게 어디갔는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자기만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천막에 그 책자가 들어가 있더라고요. 전 대본에 다 찍은 신은 '엑스표'를 하는데 그 빨간색 색연필이 몽당연필처럼 짧아지면 딸이 가져가요. '아빠 색연필인데 내가 가지고 있을게'하면서요. 아이가 더 크면 제가 찍은 작품도 함께 보고 싶어요."

    지성의 성공은 드라마 필모그래피와 떼려야 뗄 수 없다. 그는 모든 작품을 '인생작'이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에게 전환점이 된 작품을 '올인'과 '뉴하트'로 꼽았다. 입지를 탄탄히 다진 다음에는 끊임없이 연기적 발전을 증명해 대중의 신뢰를 쌓았다. 영화보다는 몰입 시간이 부족하고, 다소 정형화된 드라마 연기 속에서도 지성은 스스로의 답을 찾아 나갔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배우이기에 그의 스크린 행보 하나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살면서 계속 선택을 하잖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드라마를 선택할 기회가 많았어요. 영화는 항상 뭔가 시기가 잘 맞지 않았고요. 사실 '드라마에 한정된 배우'라는 이미지는 제가 바꾸고 싶다고 해서 쉽게 바꿀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열심히 하는 거죠. 스크린에서 저를 봤을 때, 또 새롭지만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제게 남겨진 숙제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TV에서 다 좋은 모습만 보여준 건 아니에요. 당연히 등질 수는 없지만 이제 멜로를 하기도 힘든 나이고, 그래서 스크린에서 만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제 연기의 원숙미가 묻어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더 심혈을 기울여서 공들이는 작품을 해나가고 싶어요."

    영화 '명당'에서 흥선 역을 연기한 배우 지성.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지성은 SBS와 MBC에서 두 차례나 연기대상을 수상한 배우이기도 하다. 그만큼 대중들이 신뢰하는 배우라는 증표이지만 그런 성과들이 만들어 낸 수식어들은 그리 반갑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대상 배우, 믿고 보는 배우, 이런 수식어는 별로 듣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에요. 믿고 보는 배우가 어디있으며 믿는 사람들의 수로 따지면 몇 명이 되어야 믿고 보는 배우라는 걸까요. 대상 배우라는 수식어는 그 상의 의미가 자체가 퇴색되는 것 같고요. 그냥 운이 좋아서 받을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상을 받고 싶어서, 1등을 하고 싶어서 연기를 하지는 않아요.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갖고 하는 거지, 저를 돋보이게 하려고 연기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냥 그렇게 하다가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거죠. 20년 넘게 관계를 맺고 있는 지인들은 저보고 좀 변하라고도 하는데 저는 앞으로도 그냥 똑같을 거 같아요. 그래도 영화로 상을 받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웃음)"

    쉬지 않고 달려 온 다작 배우들은 보통 '이미지 소비'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모두 다른 캐릭터들이기는 하지만 배우 정체성에 따라 작품 속에서 소비되는 특정 이미지가 분명 있기 때문이다. 지성에게는 그런 고민이 없는지 물어봤다.

    "걱정은 많은데 제가 지유 아빠니까 열심히 벌어야죠. (웃음) 농담이고, 저는 주기적으로 일할 타이밍에 작품을 하는 건데 그걸 다작이라고도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더 긴 시간을 쉬거나 그러기에는 40대 중반이라 이제 나이가 좀 많이 찬 것 같아요. 그러니 좀 더 참고 봐주십사…. 이번에 '아는 와이프'에서는 스케줄적으로 연기가 여유있게 가능했어요. 그런데 너무 밭게 연기를 하다보면 스스로 소진이 많이 돼서 힘들거든요. '명당'을 기점으로 저를 소진하지 않으면서도 연기에 몰입할 수 있고, 충분히 표현하고자 하는 작품을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고 싶어요. 과거에 물론 심사숙고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그 때는 관심이 가면 다 했던 것 같아요."

    지성이 추석을 앞두고 가장 늦게 인터뷰를 마친 이유는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 촬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명당'은 이제 시작이고 '아는 와이프'는 매듭을 짓는 단계. 지성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은 '아는 와이프'의 종영, 그리고 함께 호흡을 맞췄던 한지민에 대해서도 짧은 이야기를 전했다.

    "한 작품이 끝나고 다른 작품은 시작되는 건데 동시에 진행되는 게 있다 보니 몸이 조금 지치기도 하고 힘들었어요. 그런데 또 지나고나면 이 순간이 행복한 순간일테니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고 마음을 먹었죠. '아는 와이프'를 찍으면서는 사실 홍보도 많이 해야 하는데 일주일 중에 하루 시간 내는 것도 어려워서 죄송했어요. 이제 '명당'을 시작했으니 많은 사랑을 받아서 무대인사도 많이 다녔으면 좋겠고요. '아는 와이프'는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떠나보낼거고, 또한 추억이 될 것 같아요. (한)지민이는 정말 솔직한 친구라 함께 연기하면서 '척하면 척' 호흡이 너무 잘 맞았어요. 재미없는 장면도 둘이 같이 하면 재미있어지고…. 그 감사한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없네요. 지금까지는 연인이고, 부부였으니 이제 친동생처럼 동생 삼아야겠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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