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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잿더미로 변해버린 해병대 추락 헬기…유족들 "우리가 마지막 희생자이길"



사건/사고

    [르포] 잿더미로 변해버린 해병대 추락 헬기…유족들 "우리가 마지막 희생자이길"

    해병대 헬기 추락 현장. 헬기가 세 등분으로 나뉘어 완전히 불에 탔다. 문석준 기자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해병대 1사단 내에 있는 해군 6전단 포항활주로.

    비행기와 헬기가 이착륙하는 이곳에 가로·세로 50m, 높이 3m 정도의 검은 천막이 보인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자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불에 완전히 타버린 물체가 활주로 콘크리트 바닥 위에 있다. 지난 17일 추락한 해병대 상륙수송헬기 '마린온 2호기'다.

    헬기는 사고 당시의 충격을 보여주듯 3갈래로 완전히 찢겨져 있었고, 모두 불에 타 온전한 부분을 찾기 어려웠다.

    해병대가 공개한 CCTV 영상에서 추락 전 기체에서 떨어져 나간 회전날개만이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불타버린 기체와 20m 가량 떨어져 있었다. 사전 안내가 없었다면 이곳이 헬기 추락사고 현장이라는 사실을 알기 어려울 정도다.

    해병대는 사고 발생 4일 만인 20일 오후 5시에야 유족과의 갈등 끝에 언론에 처음 현장을 공개했다.

    유족들이 해병대 1사단 도솔관에서 첫번째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문석준 기자

     

    당초 18일부터 빈소를 마련해 이날 비공개로 영결식을 거행할 예정이었지만, 사고원인의 명확한 규명 등을 요구하는 유족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고, 유족들의 강력한 요구에 못 이겨 언론에 처음 현장을 공개하고 기자회견도 마련했다.

    유족 대표인 박영진 변호사는 "영결식이 아무리 화려해도 숨진 우리가족들은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며 "유족들의 희생으로 우리 국민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나라에서 살 수 있도록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숨진 박재우 상병의 아버지는 "우리 아이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해병대에 입대했을 뿐이고, 저의 죄는 이 나라를 위해 아들을 군대에 보낸 것뿐이다"고 흐느끼며 "불과 수초 만에 헬기에 타고 있던 모든 장병을 죽게 만든 이런 나쁜 국가비리와 시스템이 개선되지 못한다면 저 같은 불행한 사람이 다시 생길 수 있다. 제가 마지막 희생자이기를 바란다"며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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