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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우리가 남이가' 배지들의 끈끈한 동료애



뒤끝작렬

    [뒤끝작렬] '우리가 남이가' 배지들의 끈끈한 동료애

    "염동열 의원 3번이나 찾아와"…'지역구 민원 들어주려다' 선처 호소
    한국당 '방탄국회' 비판하던 민주당서 대거 일탈표…결국 '가재는 게편'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올해 국회를 돌아보면 한마디로 대결과 싸움의 연속이었다. 1월부터는 문재인 대통령이 화두로 던진 개헌안을 놓고 싸웠고,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된 남북화해 분위기를 놓고도 정략적 싸움이 계속됐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여러가지 색깔론을 들이대며 남북정상회담까지 깎아 내리기에 열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도 한국당을 향해 '냉전세력'이라며 밀리지 않고 맞받아치며 티격태격했다.

    이런 와중에 드루킹 특검을 놓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장외 단식농성을 하면서 긴장 수위는 한껏 높아졌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특검을 놓고는 아직도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여야는 상식을 뛰어넘는 거친 표현을 주고받으며 스스로의 격을 떨어뜨리기 일쑤였다. '삼류 정치' '막말 정치'라는 비판이 또 나왔다.

    의원들 입에서도 "국회는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자조섞인 한숨이 나왔다.

    그렇다고 모든 게 싸움만 하고 끝난 것은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여야는 서로가 원하는 일자리 추경안과 드루킹 특검법안을 통과시켰다.

    정치적 타협점을 찾은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정략적 계산은 깔려 있으리라.

    사실 여여가 두 쟁점을 놓고 접점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그나마 '국회가 이제 일좀 하려나 보다'라고 반겼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추경안과 특검법 통과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뒤늦은 정치권 합의에 '왜 진작에 저걸 못했나'하는 의구심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뒤통수를 맞았다. 바로 한국당의 홍문종·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이다.

    홍 의원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을 통해 75억 원을 배임 횡령한 혐의로, 염동열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청탁 혐의로 역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국회에 접수된지 두달이 넘어서 어렵사리 표결에 부쳐졌는데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염 의원과 비슷한 혐의로 뒤늦게 한국당 권성동 의원에 대한 영장이 청구됐지만 체포동의안은 통과는 불투명해졌다.

    무기명 투표인 표결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거의 다 반대표를 던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당은 자체 마련한 개헌안에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바 있어 '말따로 행동따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실 국회 의원 특권 내려놓기는 국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질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했지만, 실현은 요원한 상태다.

    여당도 표결 과정에서 '가재는 게편'이라는 속담을 여실히 증명해 보여줬다.

    홍영표 원내대표 뿐아니라 이철희 원내부대표도 CBS라디오에 출연해 고개를 숙였다.

    당 내부에서는 "일탈표가 애초 예상한 20표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여당으로서는 그동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하고, 한국당의 일방적 국회 소집을 '방탄국회'라고 비판했던 것이 여간 무안한 게 아닐 것이다.

    염 의원은 여야 의원실을 수시로 돌며 '체포동의안 반대를 요청했다고 한다. 한 보좌관은 "의원도 없는데 염 의원이 세번이나 찾아왔다"고 했다.

    '지역 민원을 들어주려다가 신중하지 못했다'는 염 의원의 하소연에 의원들의 마음이 흔들렸다고 한다. 여기에는 '지역구를 챙기다보면 그렇수도 있겠구나'하는 동료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 안에서는 "우리당이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는 비판에 제기됐다.

    이젠 여당 의원들의 체포동의안이 접수되면 야당에서 '품앗이'로 도와줄까? 자칫하다간 국회로 촛불이 몰려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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