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간 직통전화 (사진=청와대 제공)
남북 정상간 핫라인(직통전화)이 20일 개통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공간 책상 위에 언제든지 전화를 할 수 있도록 연결됐다"며 "이 자체가 분단 70년 만에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윤건영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갖고 "역사적인 남북정상간 직통전화연결이 조금 전 완료됐다"고 밝혔다. 남북은 지난달,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 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핫라인을 개설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핫라인 개통을 준비해왔다.
핫라인의 한쪽 끝은 청와대, 다른쪽 끝은 김 위원장의 집무공간인 국무위원회에 연결돼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어디에 전화기가 놓이는지에 관심이 쏠렸는데,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을 포함해 대통령이 경내 어디에 있든 연결될 수 있도록 설치됐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날 시험 통화는 우리측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북측 담당자 간에 이뤄졌다. 오후 3시 41분부터 시작돼 4분 19초 동안 진행됐다.
송 비서관이 먼저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청와대입니다. 잘 들립니까. 정상간 직통전화 시험연결을 위해 전화했습니다. 저는 청와대 송인배 부속비서관입니다"라고 말을 건넸고 북측에서는 "송인배 선생이십니까. 반갑습니다"라고 답했다.
송 비서관은 또 "서울은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 북측은 어떻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넸고, 북측에서는 "여기도 좋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성과 있길 바라겠다", "그러면 이것으로 시험통화를 끝냅시다"라는 말로 통화가 끝났다.
우리 측에서 먼저 전화를 하고, 북측에서 청와대로 다시 전화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남북정상간 핫라인의 보안은 한국과 다른 나라 정상간 핫라인과 수준이 같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정상 통화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남북정상회담 전 통화를 하기로 한 바 있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판문점 일대가 남북정상회담 준비로 한창인 가운데, 회담 당일 판문점 내부에서는 휴대폰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원래 판문점에서는 휴대폰 사용이 원활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실무회담 때 북측이 먼저 판문점에서 휴대폰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요구를 해왔다"며 "남북이 모두 통신차량을 가지고 판문점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이 상당히 이번 남북정상회담 국면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달 초 남측 예술단의 방북 때도 북측이 그 전과는 달리 흔쾌히 휴대폰 10대를 주면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