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일본을 8-7로 승리한 대한민국 김은정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마지막 스톤이 한국 스킵 김은정(28)의 손을 떠났다.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보는 순간. 스톤은 버튼 가까이에 멈춰섰고 결국 승리의 여신은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김은정을 비롯해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이 눈물을 훔쳤다. 국민들도 울었다. 패한 일본 역시 눈물을 쏟았다. 그야말로 역대급 한일전이 컬링장에서 펼쳐졌다.
김은정, 김영미(27·리드), 김선영(25·세컨드), 김경애(24·서드)가 나선 한국은 2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일본을 8-7로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두고두고 회자될만한 치열한 한일전이었다. 한국은 10엔드 마지막 샷을 남겨두고 7-6으로 앞서 있었다. 후공인 덕분에 승리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막 역시 한일전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김은정의 마지막 샷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가 버튼 근처에 있던 일본의 스톤보다 조금 더 밀려났다. 결국 일본에 1점 스틸당한 한국. 경기는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앞서있다 동점을 허용한 한국. 분위기는 일본이 더 좋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은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의 실수로 연장전을 만들었지만 자신의 손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11엔드에서 마지막 스톤을 버튼에 붙이면서 길었던 승부를 결정지었다.
마음의 짐을 덜어낸 김은정은 끝내 눈물을 훔쳤다. 일본과 더불어 자신과 싸움에서도 이긴 김은정이다. 그는 "초반에 망설였는데 (김)경애가 '드로우 해야 한다'고 한마디 해서 '이걸 해야 한다. 그리고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돌아가서는 단순하게 웨이트만 생각해 던졌다"고 털어놨다.
역전극을 꿈꿨던 일본도 눈물을 숨기지 못했다.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는 "아쉽다. 나와 팀을 믿고 끝까지 싸웠다"며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조금 더 완벽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후지사와는 이어 "스킵 김은정이 팀을 잘 이끌었다. 자신감이 묻어나는 느낌을 받았다. 존경스러웠다"고 김은정에 박수를 보냈다.
눈물로 끝이난 역대급 한일전.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본은 영국을 상대로 동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한국은 25일 스웨덴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그림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