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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결의안 '송민순 메모' 놓고 文-劉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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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인권결의안 '송민순 메모' 놓고 文-劉 난타전

    심상정 후보도 "유승민이 안보장사" 확전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대선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참여정부 당시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북인권결의안 찬반 여부를 북한에 물어보자고 했다는 일명 '송민순 메모'와 관련해 민주당 문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정면충돌했다.

    23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5개 주요정당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유 후보는 "비록 10년 전의 일이지만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문 후보가 거짓말을 한다면 후보 자격이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유 후보는 "거짓말이 들통날까 말바꾸기 하는 것 아니냐"며 "북한에 사전에 (결의안 찬반을) 물어본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북한 인권을 북에 물어보면 답변은 뻔하지 않냐"고 비판했다.

    이 논란은 지난해 10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자신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대북인권결의안 기권 입장은 투표(2007년 11월 21일) 전까지 정해지지 않았고, 11월 20일 싱가포르 순방에서 북한의 입장문이 국정원을 통해 들어온 이후에 기권 결정이 내려졌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면서 시작됐다.

    구 여권에선 문 후보가 북한의 허락을 받고 결의안 기권을 결정했다는 일명 '대북결재'로 사건의 성격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유 후보는 이날 작심한 듯 "(문 후보가) 처음에는 '기억 안난다'고 했다가 올해 2월에는 '국정원 통해 확인했다'고 하고, 지난 19일 토론회에서는 '국정원 정보망을 통해 상황을 진단했다'고 했다"며 "말바꾸기를 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대선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문 후보는 유 후보의 이런 공세를 '색깔론'으로 규정하고 적극 대응했다.

    문 후보는 "지난 번에는 홍준표 후보가 제게 거짓말을 한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유 후보가 거짓말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며 "제대로 확인해보길 바란다. 여러 번 말했지만 (북한에 물어봤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다소 격앙된 표정으로 맞받았다.

    문 후보는 "2007년 11월 16일에 노무현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대통령이 기권으로 결론내렸고, 회의에 배석한 당시 연설 기획비서관이 그 경위를 밝혔다"며 "이틀 뒤 회의에서도 당시 국가안보전략비서관이 녹취록과 사실관계를 이미 공개했다"고 응수했다.

    당시 송민순 외교장관이 거듭 대북인권결의안 찬성을 주장했지만, 이미 기권 결정이 내려진 후의 일이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문 후보는 "유 후보가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라고 느껴왔는데 이번 대선 국면에서 또다시 구태의연한 색깔론을 꺼냈다"며 "정말 실망스럽다"고 역공을 가했다.

    이에 유 후보는 "대통령 되려는 사람이 (앞으로) 주한미군 사드 문제 등을 북한 김정은에게 통보하면서 물어보면 안되는 것 아니냐"며 "제 문제 제기가 왜 색깔론이냐"고 맞섰다.

    유 후보는 "문 후보가 벌써 말을 공개적으로 네 번이나 바꿨다"며 "오늘 민주당 대변인은 16일에 기권을 결정했다는데 그러면 18일 청와대 회의는 왜 한거냐? 기권 결정이 최종적으로 안됐고 송민순 주무 장관이 끝까지 (기권 표결에) 반대해서 싱가포르까지 회의가 계속된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또 "만약 문 후보 발언이 거짓말로 들어나면 후보직을 사퇴할 용의가 있냐"면서 "당장 국회 정보위원회를 열어서 청와대와 국정원 자료를 5당이 열람하자"고 공세를 가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대선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북한 눈치보기'냐, '색깔론'이냐를 놓고 펼쳐진 두 후보의 날선 공방에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가세하며 북한인권결의안 논란은 확전됐다.

    심 후보는 "유 후보가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를 추구하는 분인데 많이 답답하다"며 "이런 진실공방과 이전투구가 고질병이 아니면 뭐냐"고 유 후보를 겨냥했다.

    심 후보는 "제가 만약 당시 대통령이었다면 기권 결정을 했을 것이다. 국민들은 새누리당 정권 10년 동안 남북대치 상황이어서 상상이 안 되겠지만 당시는 정상회담과 총리급 회담, 국방장관 회담, 6자 회담도 열렸다"며 "남북이 평화로 가는 절호의 기회인데 그 기회를 살리는 정무적 판단은 당연하다"고 맞받았다.

    그는 "그럼 유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북한과 대화를 안 할 거냐. 적대적 담을 쌓을거냐"고 핀잔을 줬다.

    예상하지 못한 측면 공격에 유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대화 채널은 유지하겠지만 북한과 당장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심 후보는 친북세력이 싫어서 민주노동당을 나와 정의당을 만들었는데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하겠다는 거냐"고 역공을 가했다.

    심 후보는 "왜곡하지 말라. 유 후보는 더이상 합리적이지 않다. 전형적인 안보장사"라고 맞받았고, 유 후보도 "국가지도자의 정직성에 관한 거다. 심 후보도 문 후보와 다를 게 없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유 후보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할 때마다 인권을 중시하는 정의당은 기권할 거냐"고 꼬집었다.

    심 후보도 지지않고 "유 후보가 인권을 말할 자격이 있냐. 박근혜 정권 때 대북 우유지원을 끊어서 양강도 산모들의 피해가 얼마나 컸냐. 반인도적 일을 서슴없이 해온 유 후보가 야당 비판할 때만 인권 문제를 들고 나온다"고 비꼬았다.

    두 후보의 신경전을 지켜보던 문 후보는 "송민순 메모사건을 지난 대선에 있었던 제2의 NLL(서해 북방한계선)로 규정한다"며 "그때도 NLL을 노무현 대통령이 포기했다고 하다가 선거가 끝나고 터무니 없는 사실로 밝혀지지 않았냐"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해당 의혹을 제기했던 의원들은 처벌받고 사과까지 했다. 또다시 NLL을 되풀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고 단호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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