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니퍼트도 깜놀 "바야누에바와 10년 만의 재회라고?"



야구

    니퍼트도 깜놀 "바야누에바와 10년 만의 재회라고?"

    MLB 거물 공습에도 KBO 최고 투수 기량 과시

    '두 유 노 후 아이 앰?'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3월31일 한화와 개막전에서 삼진을 잡아낸 뒤 포수 양의지를 가리키며 교감을 나누고 있다.(잠실=두산)

     

    참 꾸준하고 듬직하다. 이런 외국인 선수가 또 있나 싶다.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MLB)에서 화려한 경력자들이 대거 몰려왔지만 이 선수를 과연 뛰어넘을까 의구심이 든다.

    두산의 터줏대감이자 '니서방' 더스틴 니퍼트(36) 얘기다. 지난해 외국인은 물론 KBO 리그 전체 최고 선수로 우뚝 선 니퍼트가 올해도 그 기세를 이어갈 태세다.

    니퍼트는 3월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와 공식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안타 4개와 볼넷 3개만 허용하며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팀의 3-0 리드를 이끌며 승리 투수가 됐다.

    한국 무대 7시즌 동안 벌써 6번이나 개막전에 등판해 에이스의 위용을 떨쳤다. 이 중 5승(1패)을 따내며 현역 개막전 최다승이자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개막전의 사나이'이자 팀 선배 장호연(OB)의 개막전 최다승(6승2패)에 꼭 1승이 부족하다.

    지난해 상승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니퍼트는 2016시즌 다승(22승3패)과 평균자책점(ERA) 2.95로 승률(88%)까지 3관왕을 달성하며 정규리그 MVP까지 거머쥐었다.

    무엇보다 MLB 11년의 베테랑 카를로스 비야누에바(한화)와 선발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비야누에바도 이날 6이닝 6탈삼진 1피안타 무자책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팀 실책이 겹쳐 2실점하면서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니퍼트, 기억하겠다' 한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3월31일 두산과 개막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잠실=한화)

     

    특히 올 시즌은 비야누에바를 비롯해 화려한 경력의 투수들이 몰려왔다. 한화의 알렉시 오간도는 빅리그 통산 33승18패 4세이브 41홀드 ERA 3.47을 기록했다. 비야누에바도 51승55패 11세이브 ERA 4.27을 기록했다.

    빅리그 14승16패 ERA 5.31이었던 니퍼트보다 좋았던 성적이다. 이밖에 월드시리즈에 나섰던 제프 맨쉽(NC)과 빅리그 선발이었던 숀 오설리반(넥센) 등도 있다. 지난해 KBO 리그로 온 헥터 노에시(KIA)와 2015년 후반기에 온 에스밀 로저스(전 한화)는 현역 빅리거급이었다.

    하지만 니퍼트는 MLB 선수들의 공습에도 꿋꿋했다. 2015년 부상으로 6승5패 ERA 5.10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최고의 부활을 이뤘다. 2011년부터 4년 동안 52승을 거둔 관록이 살아났다.

    개막전에서도 비야누에바와 맞대결에서 MLB 경력을 떠나 누가 KBO 리그 최고 투수인지 입증했다. 사실 비야누에바는 6회 수비 실책으로 추가 실점했지만 원인은 자신의 제구 난조였다. 니퍼트도 8회 다소 흔들리고 수비 실책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스스로 넘기며 승리를 지켰다.

    두산 니퍼트가 한화와 개막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지고 있다.(잠실=두산)

     

    경기 후 니퍼트는 화려한 경력의 선수들이 오는데 KBO 리그 최고 투수의 진가를 보여주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어느 투수가 와도 똑같이 경기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히려 "경기력이 좋고 MLB 경력이 많은 선수들이 오는 것은 기쁘다"면서 "KBO 리그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부심도 드러냈다.

    사실 니퍼트는 비야누에바와 맞대결이 처음이 아니다. 10년 전인 2007년 8월31일 MLB에서 불펜으로 만난 적이 있다. 애리조나 소속이던 니퍼트는 밀워키와 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상대 비야누에바는 3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따낸 바 았다.

    이를 전해들은 니퍼트는 깜짝 놀라면서 "정말? 언제 어디서였는가?"라고 반문했다. 워낙 오래 전이고 불펜으로 등판해 기억하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의 상황이었다. 니퍼트는 그러나 곧이어 "(비야누에바도)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경기할 뿐"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제는 한국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인 부인을 둔 만큼 틀린 말도 아니다. 니퍼트는 "(두산의) 형제들과 경기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면서 "두산 구단에서 뛰는 것은 행운"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외국인 선수지만 한국 야구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있는, 어쩌면 외국인의 탈(?)을 쓴 KBO 리그 투수 니퍼트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