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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도심에 펄럭인 두개의 태극기…탄핵정국 막판 총력전



사건/사고

    '3·1절' 도심에 펄럭인 두개의 태극기…탄핵정국 막판 총력전

    '탄기국'의 친박집회(좌)와 '퇴진행동'의 촛불집회 (사진=자료사진)

     

    순국선열의 희생과 독립 정신을 기리는 '3·1절'에 서울 도심에는 두 개의 태극기가 펄럭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반대하는 시민들이 서울 도심에서 저마다 태극기를 흔들며 집회·행진을 벌였다.

    ◇ "탄핵 무효" → "탄핵 찬성"…광장 낮밤 주인 교체

    '탄기국'(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은 오후 2시부터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15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면 우리가 승복해야 하나? 목숨 걸고 끝까지 싸워 반역자들을 축출하자"고 외쳤다.

    그러면서 "태극기를 들고 싸우면 이길 수 있다"며 태극기를 흔들었고, 중간중간 '탄핵 무효', '국회 해산"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이날 집회에 50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후 5~6시쯤 탄기국 집회자들이 해산하면서부터 광장에는 서서히 '탄핵 찬성'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퇴진행동'(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3·1절 맞이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퇴진행동 측은 "박근혜 비호 세력의 노골적인 집회 방해와 겹겹이 둘러싼 경찰 차벽으로 광장 진입 자체가 어렵지만 시민들은 계속해서 모이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이 퇴진하고 구속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슬비가 내렸지만 시민들은 LED 촛불 등을 들고 '박근혜 구속' 등의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방면까지 행진한 뒤 해산했다.

    퇴진행동 측이 추산한 집회 참가자는 30만명이었고, 집회는 대전과 세종, 경남 창원 등지에서도 열렸다.

    3·1절인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합의 폐기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촛불이 민주주의" VS "朴, 청렴한 대통령"

    촛불집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박 시장은 "98년 전 이 땅에 수십만 개의 촛불이 켜졌다"며 "그 힘으로 임시정부가 수립됐고 1945년 해방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가 오는 이 순간에도 촛불이 비치고 있다"면서 "촛불이 민주주의고, 섭리다. 촛불이 반드시 이긴다"고 전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박근혜 정부가 한마디 말도 없이 한일협상을 체결했다"며 "우리는 돈을 바라는 게 아니다. 명예회복을 하고 사죄를 받아야 한다"고 외쳤다.

    태극기 집회에서는 '촛불을 바람불면 꺼진다'고 말해 빈축을 샀던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무대에 섰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은 '20년 정치 생활하면서 한 번도 부정부패와 연관된 적이 없다'고 하셨다. 이번 사건도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하셨다"며 "한국 역사상 가장 청렴한 대통령이라 생각하는데 동의하시냐"고 청충들의 환호를 유도했다.

    헌법재판관들을 상대로 막말 논란을 빚은 탄핵심판 대통령 측 대리인 김평우 변호사도 "연좌제를 적용해 최순실 일당의 잘못에 연좌제를 적용해 덮어씌운 것"이라며 "탄핵을 당해야 할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국회의원들"이라고 말했다.

    제98회 3·1절인 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 탄핵 반대 집회가 마무리되는 사이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헤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에 참가한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차벽으로 양분된 집회의 풍경과 두개의 태극기

    세종대로 사거리에 설치된 차벽을 두고 나뉘어진 두 집회의 풍경도 사뭇 달랐다.

    촛불집회에서 휘날렸던 태극기에는 '노란리본'이 달려 있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되거나 실종된 이들을 추모하는 뜻이 담겨 있다.

    서정희(48·여) 씨는 "태극기는 누구의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것"이라면서 "가슴 아픈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의미까지 담아 태극기에 리본을 달았다"고 설명했다.

    집회 분위기를 좌우하는 노래 소리도 차이를 보였다. 학생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인 촛불집회에는 박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랩 공연과 록밴드 '노브레인'이 무대를 꾸몄다.

    반면 태극기 집회에는 '멸공의 횃불' 등 군가 등이 울려 퍼진 가운데 60대 이상 노인들이 대거 참가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군복을 입고 성조기를 흔들어댔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202개 부대 1만6천명의 경력을 투입하고 충돌 우려 지점에 차벽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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