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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종료]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이 삼성에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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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검 종료]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이 삼성에 남긴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박영수 특검팀의 존립근거가 된 이른바 특검법의 정식명칭이다.

    특검팀은 청와대 문건유출 과정이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비리, 승마훈련 지원, 불법적 인사조치, 성형의혹 등 1호부터 14호까지 나름대로 착실한 수사를 해 어느 특검에 비해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또 특검수사 대상에 15호에 규정된 수사중 인지한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부 장관을 구속하는 등의 혁혁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2번씩이나 영장을 청구한 끝에 구속함으로써 특검이 잡은 최대어는 이 부회장이고 그래서 이번 특검은 결국은 '삼성특검'이 돼 버렸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수사의 최종 목적지였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등이 결국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수사가 약간 빛을 바래게 됐다는 것.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은 삼성그룹에는 엄청난 후폭풍을 남기게 됐다.

    먼저 이 부회장은 삼성 총수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또 영장이 발부돼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사례가 됐다.

    삼성의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은 이른바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됐지만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사진=자료사진)

     

    아버지 이건희 회장은 2008년 조준웅 특검 수사로 기소는 됐지만 고령 등을 이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그러나 손자인 이재용 부회장대에 이르러 삼성총수로는 처음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한번의 기각과 재청구 끝에 결국 지난 17일 새벽 구속됐다.

    이에따라 삼성그룹은 창업 79년만에 처음으로 '총수부재사태'를 맞게 됐다.

    이렇게 강도 높은 특검의 수사가 이어지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던 삼성전자의 M&A행렬은 '멈춤상태'에 머물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클라우드 서비스기업인 조이언트와 광고스타트업 애드기어를 사들였고 8월에는 프리미엄 가전업체 데이코를 인수했다.

    10월에는 인공지능 플랫폼 깅버인 비브랩스를 인수하면서 미래산업에 시동을 걸었고 11월에 미국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했지만 특검수사가 본격화 되면서 M&A는 멈췄다.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에 소환돼 조사받고 미래전략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어지면서 삼성은 꼼짝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보스포럼과 중국 보아오포럼, 이탈리아 엑소르 이사회 참석 등 글로벌 경영무대에 나가 네트워크를 키우던 글로벌 기업활동 들은 '출국금지'조치에 막혀 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했던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 12월 14일의 IT 서밋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에도 이 부회장은 가지 못했다.

    4차 산업혁명이 눈 앞으로 가가오면서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4차 산업혁명 과정에 직결되는 사업분야를 가지고 있는 삼성의 총수에게 '세상의 변화'에서 동떨어진 채 사법적 심판을 받는데 수개월을 보내야 한다는데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삼성그룹은 매년 12월 1일 또는 2일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임원급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이어 부장급 이하 직원인사를 해 왔다.

    이렇게 구성된 사장단이 그룹의 설계에 맞춰 각 계열사에 최적화된 경영전략을 짜 왔지만 지난해 12월에 하려던 사장단 인사는 무기한 미뤄졌다.

    당연히 신임 사장단이 중심이 돼서 짜야할 2017년 경영계획과 투자계획을 짜지 못했고 인사 대상자인 사장단이나 임원들, 승진을 앞둔 고참 부장들 모두 일손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28일 부장 이하 직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지만 순서가 바뀐데 따른 조직의 혼란은 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계 헷지펀드 엘리엇의 요구로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지배구조 개선작업도 총수구속에 따라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검의 수사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해체라는 결과로 직결되게 됐다.

    삼성비서실에서 출발해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으로 이름을 바꿔온 삼성 미래전략실은 총수, 계열사 CEO와 함께 삼성그룹 경영의 삼각축을 이뤄 왔지만 권한은 행사하면서 책임은지지 않는다는 시민사회단체와 야권의 지적을 줄기차게 받아 왔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6일 국회 청문회에서 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약속했고 삼성그룹은 '특검수사가 끝나면' 이라고 시한을 못 박은바 있다.

    따라서 해체를 피할 수 없는 것이었고 늦어도 이번주 안에는 해체선언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의 평소지론이었다는 '이사회중심 경영체제'로 삼성그룹이 재편되는 계기가 되고 이런 경영형태가 글로벌 표준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중심이 돼서 직접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관계사인 삼성SDS, 삼성전기 등의 전자계열과 생명과 화재, 증권, 카드 등이 포함되는 금융계열, 삼성물산에 엔지니어링과 중공업, 바이오로직스 등이 들어가는 물산계열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그룹이라는 울타리로서 보다는 계열별로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이 이뤄지는 계기가 특검수사로 앞당겨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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