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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도 갑·을 차별?' 국민 위한 체육센터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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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워도 갑·을 차별?' 국민 위한 체육센터라더니…

    하남 국민체육센터 샤워장 차별 운영 논란

    경기도 하남종합운동장 국민체육센터는 사워 시설을 놓고 일부 시민들에 대해 차별적인 운영으로 불만을 낳고 있다. 사진은 체육센터 전경.(사진=하남국민체육센터 홈페이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체육센터가 샤워 시설에 대한 차별적 운영으로 불만을 낳고 있다. 센터의 방침에 의해 운동 뒤 샤워를 이용할 수 없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논란이 일고 있는 곳은 경기도 하남종합운동장 국민체육센터다. 하남도시공사가 운영하는 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수영장과 헬스장, 에어로빅장, 다목적체육관 등을 갖췄다. 오전 6시부터 수영과 헬스, 피트니스, 크로스핏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근 센터 이용 시민들 사이에서는 샤워 시설을 놓고 이런저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시민들에 대해 샤워 시설 이용을 금지하는 센터의 방침 때문이다. 적잖은 비용을 내고 센터를 이용하는 시민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다.

    특히 평일 야간 농구 등으로 체육관을 사용하는 시민들은 샤워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한 시민은 "농구는 격렬한 운동으로 많은 땀을 흘리는데 샤워를 하지 못하면 젖은 옷을 입고 귀가할 수밖에 없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런 상황이 3~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하남국민체육센터의 체육관 야간 이용 시민들은 샤워장을 이용할 수 없다. 샤워장은 헬스장 회원들 외에는 잠금장치를 열지 못하게 돼 있다. 사진은 센터 샤워실 앞에 서 있는 체육관 이용 시민들.(사진=시민 제보)

     

    이유는 일부 센터 회원들의 민원 때문이다. 헬스장 등을 이용하는 회원들이 체육관 이용 회원들의 샤워를 막게 해달라고 센터에 요청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체육관 이용 시민들은 멀쩡한 샤워 시설을 놓고 땀에 절은 옷을 입고 귀가해야 한다.

    한 시민은 "하남시민으로서 5년 넘게 체육관과 샤워 시설을 이용해왔는데 이제 와서 막는다"면서 "누구는 샤워를 하고, 누구는 못 하는 상황인데 국민을 위한 체육센터가 이래도 되나 싶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평일 야간 체육관 이용 시민들은 샤워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그러나 주말에는 이용이 가능하다. 이유는 헬스장 운영을 주말에 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을 위한 체육센터가 일부 회원들을 위해 운영을 하는 셈이다.

    '최순실 파문'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든 가운데 같은 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 사이에서도 갑을 관계가 형성된 모양새다. 회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용을 제한한다는 것은 최근 사회적인 이슈인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와도 흡사한 상황.

    체육관 회원들도 비용을 지불한다. 2시간 기준 주 1회 사용하는 체육관 대관료는 8만2500원, 3시간을 사용하면 한 달 50만 원 가깝다. 여기에 샤워장 이용에 따로 비용을 지불해왔다. 그럼에도 운동 뒤 샤워 시설을 이용하지 말라는 것은 불평등한 운영이라는 지적이다.

    '농구장 이용 시민은 봉인가요?' 하남종합운동장 국민체육센터에서 시민들이 농구를 즐기는 모습. 그러나 이들은 샤워장이 버젓이 있는데도 땀에 젖은 옷을 입은 채 귀가해야 한다.(사진=시민 제보)

     

    센터 측도 고민이다. 체육센터 대관 담당자는 "사실 2층 샤워장은 1층 헬스장 회원들의 전용"이라면서 "그러나 회원들이 많지 않은 야간 시간에 한해 특별히 체육관 대관 시민들에게 이용료를 받고 사용하게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미사지구 등에 입주민이 늘어 헬스 회원들도 많아졌다"면서 "체육관 이용 시민들까지 샤워장에 몰리면서 불편에 대한 민원이 제기돼 어쩔 수 없이 사용을 제한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해도 샤워 시설의 이중적 운영은 이해하기 어렵다. 샤워장이 헬스 회원 전용이라면 애초 체육관 사용 시민들은 원천적으로 샤워를 할 수 없다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양주시 등 다른 국민체육센터들은 체육관 사용 시민들도 누구나 샤워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반 시민까지 샤워장을 이용하면 너무 붐비고 탈의실 등이 지저분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한 시민은 "사실 라커를 이용하고 싶어도 회원들에게만 키가 주어진다"면서 "때문에 옷이나 신발 등을 탈의실에 놓을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하남체육센터 관계자는 "체육관을 사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십분 이해한다"면서 "샤워장이 충분히 크지 않다 보니 이런 문제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회원과 시민들 사이에 의견을 절충하거나 향후 샤워장 시설을 확충해 시민들의 불만이 제기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남국민체육센터는 홈페이지에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최상의 시설과 품격 높은 서비스로 하남시민의 건강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종합생활체육시설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는 소개의 글을 올려놨다. 그러나 정작 어떤 시민들은 그 시설을 이용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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