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시중에 판매 중인 전자파 차단 제품이 전자파가 차단되지 않거나 차단되더라도 통화품질이 나빠지는 등 실제로는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미래창조과학부 국립전파연구원과 공동으로 시판중인 전자파 차단 제품 19종의 전자파 차단 성능을 검증 시험한 결과 모든 제품이 차단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휴대폰 관련 전자파 차단 제품 11종은 스마트폰 장착 시 통화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안테나 성능을 유지한 상태에서 전자파 흡수율(SAR)을 감소시키지 못했다.
휴대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인체에 흡수되는 전자파흡수율로 측정하는데 이 수치가 낮을수록 차단 효과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제품별로 액정필름 2종·이어폰 걸이형 1종 등 3종은 장착 후 전자파흡수율 감소가 10% 이내에 불과했다.
스티커 4종 및 쿨패드‧케이스‧카드 각 1종 등 7종은 전자파흡수율을 최고 95.6% 감소시켰지만 안테나 성능까지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우치 1종은 전파 자체를 완전히 차단해 통화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또 생활환경 관련 차단제품 8종도 가전제품 장착 후 전자파발생량 측정 결과 모두 전기장과 자기장을 동시에 감소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구‧앞치마‧남성조끼‧임부용 담요 각 1종 등 4종은 전기장만 70% 가까이 감소시켰을 뿐 자기장에 대해서는 효과가 없었고, 비치형 모형 2종 및 콘센트 필터‧노트북 USB 각 1종 등 4종은 전기장과 자기장 모두 감소시키지 못했다.
가전제품의 전자파발생량은 전기장과 자기장의 강도로 측정하는데, 전자파 차단제품 장착 후 전기장과 자기장 값이 모두 감소해야 차단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국내 소비자들은 10명 중 8명이 전자파의 유해성을 우려하면서 전자파 차단 제품을 사용한 적이 있거나 사용할 의향이 있어 전자파 차단 제품에 대한 품질관리와 정확한 정보 제공이 요구되고 있다.
소비자원과 국립전파연구원이 지난 8월 전국의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셜문조사한 결과 전자파 및 전자파 차단제품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2%는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 76.6%는 전자파 차단 제품 사용경험이 있거나 향후 사용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자파 차단제품은 전자파 차단 숯(63.2%. 이하 중복응답), 휴대폰 부착용 스티커(126명, 60.3%), 전자파 차단 식물(94명, 45.0%) 등이었다.
차단 효과에 대해서는 사용경험자의 78.5%가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고, 차단 효과가 있다는 응답자(18.2%)도 절반 이상이 '주관적 느낌'에 근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파 차단제품 구입 시 가장 고려하는 사항으로는 '차단효과 검증 여부'(69.7%), '전자파 안전인증'(63.4%) 등이었다.
또 제품 표시·광고 개선점으로 '차단효과에 대한 객관적 근거 제시'(58.9%), '전자파 차단범위의 명확화'(55.5%) 등 객관적인 성능 검증을 가장 많이 요구했다.
소비자원과 국립전파연구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소비자 오인 우려가 있는 전자파 차단제품의 표시·광고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관계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자파 노출을 줄이기 위해 어린이는 휴대폰 사용을 자제하고, 가전제품은 가급적 몸에서 거리를 유지한 채 사용할 것을 소비자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