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서울의 역사는 몇 년 됐을까요? ① 600년 ② 2,000년
실제로 만 19세 이상 서울시민 800명에 대한 서울시의회 설문조사에서 서울의 역사가 600년이라고 응답한 시민이 가장 많은 55.9%, 2천년이라고 응답한 시민은 가장 적은 5.0%로 나타났다.
서울은 고대 백제의 수도 한성, 고려의 남경(南京), 조선의 한양을 거쳐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수도로, 2천 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도시이다.
그러나 수많은 전쟁과 일제강점기, 산업화를 거치면서 역사문화 자원이 많이 훼손됐고 2천년 역사성에 대한 시민 인지도가 낮은 실정이다.
서울시가 2천년 역사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살려 도시 전역을 하나의 살아있는 역사교과서 현장으로 만들고, 나아가 세계적 역사도시로서 브랜드 가치를 확고히 하기위한 장기비전인 '역사도시 서울 기본계획' 1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역사를 품고(과거), 누리고(현재), 만드는(미래) 서울'을 만들어간다는 목표로 발굴‧보존, 활용‧향유, 연구‧교육, 지역‧세계 등 4대 분야 56개 과제를 내년부터 본격 시행하고 오는 2021년까지 총 7,40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우선, 어떤 유적이 분포해 있는지 서울시 예산을 투입해 총괄조사하는 '지표조사 공영제'를 지금의 한양도성 밖 약 4㎞ 이내에서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다.
또 한강 이남 지역에 주로 분포한 풍납·몽촌토성, 석촌동·방이동 고분군 등 한성백제유적은 발굴 과정을 '현장박물관'으로 공개한다.
또 조선 최고관부인 '의정부터', 조선의 폼페이 '공평지구', 대한제국 황실영빈관 '대관정'은 발굴‧정비하고,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의 저택 '딜쿠샤'는 원형을 복원한다.
이와함께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역사문화유산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하고, 역사문화를 활용한 서울만의 볼거리·즐길거리를 발굴한다.
생활유산(시민생활사박물관, 2018년) 민요(돈화문 민요박물관, 2019년) 공예(서울공예박물관, 2019년) 봉제업(봉제박물관, 2017년) 등 특화된 테마 박물관 13개소가 20년까지 차례로 문을 연다.
또 음악·연극·무용·공예·놀이 같은 무형유산에 대한 연구‧전시, 교육부터 제작지원‧마케팅까지 종합‧전담하는 '서울무형유산센터' 설립도 추진된다.
지난 10월 8일 창덕궁~수원화성까지 47.6km 구간에서 220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 재현 행사'처럼 역사문화 콘텐츠를 발굴‧개발해, 조선시대 과거제, 종묘‧사직대제 어가행렬 등을 재현하고 무형문화축제를 연1회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또 '2천년 역사도시 서울'이라는 정체성을 찾기 위한 전담‧특화조직인 '서울역사연구원'을 설립해 '역사문화교육정보센터'가 시민 역사문화 교육을 통합 관리하도록 추진한다.
이와함께 한성백제유적의 '백제역사유적지구' 확장등재를 위해 부여, 공주 등 도시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성균관과 문묘 같은 유학교육기관의 세계화를 위해 중국 베이징, 베트남 하노이 등 인근 도시들과도 다자간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도시 세계유산이 소재한 전 세계 269개 도시 연합체인 세계유산도시기구(OWHC) 가입을 추진해 세계적인 역사도시들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역사도시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1일 오후4시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양준욱 시의회의장, 조희연 교육감, 역사도시서울위원회 22인,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2천년 역사도시 서울' 선포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2천년 역사도시 서울 선언문'을 낭독하고, 2천년 역사도시 서울을 선포할 예정이다.
또 시민 대표 5인이 역사도시 조성을 위한 시와 시민의 역할 등을 담은 '우리의 다짐'을 차례로 낭독한다.
선포식은 시민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서울시 소셜방송 '라이브 서울(http://tv.seoul.go.kr)'을 통해 생중계된다.
박원순 시장은 “2천년 역사에 대한 시민 인지도를 보면 지금부터라도 서울의 역사문화자원을 제대로 발굴‧보존‧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다”며 “이번 기본계획과 선포식을 통해 시민과 함께 서울을 세계적인 역사도시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2천년 역사도시 서울 선언문 |
아름다운 산수를 갖춘 서울은 세계적인 역사도시입니다.
풍성한 자연 속에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고, 고대 초기에 백제의 수도 한성이 자리를 잡았으며,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도 한반도의 중요 지역이었습니다. 특히 조선 건국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수도로서 역사의 중심 무대가 되어왔습니다.
이러한 서울은 역사문화자원의 보고입니다. 도시 공간 자체가 모든 시대의 각종 문화유산으로 가득하고, 조상의 숨결과 현재 시민들의 삶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입니다. 이런 점에서 서울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마땅한 역사도시입니다.
하지만 서울은 근현대사의 격랑 속에 깊고 아픈 역사의 상처를 너무 많이 입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우리 서울의 소중한 역사문화자원을 무참히 파괴하였고 그 상흔은 도시의 도처에 남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급격한 현대화의 개발 과정에서 우리는 역사인식을 상실하고 한양도성 내 무수한 문화재들을 무분별하게 파괴하면서 고층빌딩 숲으로 뒤덮어 놓았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이 역사적 과오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잠시 멈추어 지난날을 통렬히 반성하고 새로운 역사문화의 시대를 모색해야 합니다. 개발 논리에 매몰되어 야기되었던 역사 단절의 깊은 골을 메워야합니다. 서울 역사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서울의 역사에 대한 폭넓고 철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연구 결과에서 얻은 서울 역사의 진실과 의미를 시민들이 가슴으로 함께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두가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는 도시 서울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 세대에 역사문화 자원을 잘 관리하고, 활용하여 후대에 전승하는 품격 높은 도시로 가꾸어야 합니다. 그러할 때 서울은 시민이 주인인 진정한 역사도시가 됩니다.
이로써 역사도시 서울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고, 우리 민족의 염원인 통일의 길에 앞장서면서 세계를 향해 문을 더욱 활짝 열 것입니다. 또한 역사와 문화를 부단히 창신(創新)하는 미래의 세계적인 역사도시로 나아갈 것입니다.
서울을 역사도시로 가꾸기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와 열정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양보와 희생도 요구될 것입니다. 서울시의 관련 조직과 제도를 선진적으로 개편할 것이며, 새로운 정책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역사도시 서울을 위한 시민 중심의 민주적인 역사문화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이제 우리는 시민의 높은 뜻을 모아 서울이 진정한 선진적 역사도시로 거듭날 것을 선언합니다. 서울을 세계적 역사도시로 발전시켜 나아가는 이 가슴 벅찬 과업에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다짐
1. 역사문화자원의 보존과 관리를 위한 사회적 연대를 강화한다.
2. 시민의 아름다운 삶을 위한 역사문화 향유의 권리를 보장한다.
3. 역사도시 서울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서울학 연구와 전문가 양성을 추진한다.
4. 통일시대 서울의 가치 창출을 위해 국내‧외 역사도시와 협력한다.
5. 역사도시 서울의 조성과 진흥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