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2호선이 차량일주시간을 지키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차량 제작사인 ‘현대로템’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 "인천지하철 2호선, 계약보다 속도 느려…차량 추가 납품해야"오호균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1일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주요업무보고에서 “2호선 개통 후 준공 검수과정에서 계약서에 명시된 차량일주시간을 5.9분 정도 맞추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일주시간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14일 현대로템에 차량 6대를 추가 납품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일주시간은 열차가 기점에서 종점을 돌아 기점까지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인천시는 현대로템과 차량 74량으로 일주시간 99분을 맞추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인천지하철 2호선을 개통해 운행해본 결과, 현재 74량(2량1편성)으로는 일주시간 99분을 맞출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이미 개통 전부터 예견됐다.
2012년 12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철도운영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 현대로템이 제안한 표정속도 37.515km/h보다 훨씬 느린 33.66km/h로 조사됐다.
표정속도는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걸린 시간으로 나눈 속도이며 정거장 수와 간격, 정차시간, 차량가속능력, 곡선구간 비율, 신호체계 등에 따라 결정된다. 표정속도가 높으면 배차간격이 짧아지면서 그 만큼 수송능력이 향상된다.
또 필요한 차량 수도 현대로템이 제안한 74량보다 10량이 많은 84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 감사원 "현대로템에 496억 특혜…시민 불편도 우려"하지만 당시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는 부족한 차량에 대한 추가 제작·납품을 요구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2013년 감사에서 “추정가격 상의 차량 수와 계약된 차량 수의 차이(10량)에 해당하는 차량구매비 496억 원만큼 현대로템에 특혜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요차량 수 부족으로 개통 초기부터 현재의 74량(2량 1편성)으로는 계획된 운행시격(출퇴근시 3분)을 맞출 수 없어 이용객의 불편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지적된 문제가 개통 이후 현실로 드러나자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결국 차량 추가 납품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
현대로템이 차량 추가납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주시간 99분을 입중하라’는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이 문제를 놓고 행정소송 등 치열한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선임된 인천교통공사 이중호 사장은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장 시절 현대로템의 제안을 받아들인 당사자인 만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만큼 승객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 결자해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