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일 전날 정세균 국회의장 개회사에 반발한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본회의가 파행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몽니 그만부리고 당장 의사일정에 복귀하라"고 압박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갖고 집권여당 의원들이 야유와 고성을 지르고 집단으로 퇴장했다. 그것도 모자라 야밤에 의장실을 점거하고 의장실 직원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내뱉는 추태까지 보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리위에 회부돼야 할 대상은 국회의장이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다. 사퇴해야 할 사람은 국회의장이 아니라 국회 파행의 당사자인 여당 지도부"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오기정치에 몽니정치다. 자기 맘에 들지 않으면 국민도 걷어찰 기세"라고 덧붙였다.
또 "국민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지 말자고 새누리당이 앞장서서 선진화법을 발의하고 추진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과 조원진 최고위원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은 전날 정세균 국회의장이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본회의 개회사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정부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고 우병우 민정수석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개회사를 읽자, 이에 반발하며 결국 20대 국회 의사결정 중단조치를 내렸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의 사과와 부의장에게 회의 진행을 맡길 것을 요구하며 의장실을 점거했고, 이 과정에서 한선교 의원이 의장실 직원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하는 등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들이 펼쳐지기도 했다.
일단 정 의장이 "숙고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해 의장실 점거는 풀린 상태다. 새누리당은 2일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의원총회를 거친 뒤 향후 방침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새누리당이 '시급한 사안'이라며 처리를 요구한 추경예산안의 처리도 불투명해졌다.
기 원내대변인은 "추경은 속도와 타이밍이라면서 야당을 겁박하던 것이 엊그제 일"이라면서 "하지만 정작 판이 깔리자 추경은 관심 밖이고 국회 파행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병우 수석을 살리겠다고 추경도 민생도 포기하겠다는 것인가. 우 수석을 구하기 위해 추경도 민생도 포기하겠다는 집권 여당의 모습에 정말 할 말이 없다. 야당 예행연습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 그만 아무 조건없이 국회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