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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넘긴 의장실 점거 실력행사…고성으로 얼룩진 정기국회 첫날



국회/정당

    자정 넘긴 의장실 점거 실력행사…고성으로 얼룩진 정기국회 첫날

    "그딴 소리 듣고싶지 않아" "우리가 수치심 느꼈다면 의장이 잘못한거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1일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과 사드배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현안비판에 나서면서 20대 정기국회가 멈춰섰다.

    사드배치를 당론으로 정한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며 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자정 넘은 시간까지 의장실을 점거하고 유감표명과 사회권 반환을 요구했다.

    정 의장은 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이정현 당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어떠한 정치적 의도 없이 국민의 뜻을 받들어 현안에 대한 입장을 사심없이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은 이날 밤 정 의장을 상대로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소속 의원들에게 '새누리당 129명의 의원님들이 전부 의총장에 모일 때까지 의총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의총장 밖에 계시는 의원님들께서는 지금 즉시 의총장으로 입장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긴급 문자를 공람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밤 11시쯤 의장실로 들이닥쳤다.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 70여명은 의장실로 몰려가 정 의장에게 개회사 발언에 대한 사과와 본회의 사회권을 부의장에 넘기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한선교 의원은 의장실 출입을 제지하는 의장 경호원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취재진과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한 채 의장실 안에서 이뤄진 새누리당 거센 항의 과정에서는 온갖 고성과 반말 섞인 비아냥들이 흘러나왔다.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정책적 언급이었다는 의장 말은 궤변이다" "새누리당 129명이 성희롱이라고 느꼈다면 의장이 잘못한 거다" "본회의 사회권을 넘겨라"는 등 고압적이고 일방적인 고성이 정 의장을 향해 꽂혔다.

    심지어 "그딴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라는 반말 섞인 고성까지 문틈으로 흘러나왔다.

    정 의장에 대한 압박은 친박계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태흠 의원이 주도했다.

    김 의원은 의장실 안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자 다 같이 따라합시다”며 항의 분위기를 띄운 뒤 “정세균은 의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외쳤다. 그러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사퇴하라"를 3번 연호했다.

    여당 의원들은 특히 사드(THAAD)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의장실 안의 분위기를 전한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사드는 정책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 안보 문제고 최근 가장 뜨거웠던 정치 문제”라고 주장했다. 정 의장이 여당 의원들의 ‘정치 편향성’ 비판에 “정책 발언만을 했다”고 반박하자 재반박한 것이다.

    2시간 가까운 새누리당 의원들의 공세에 기가 눌린 정세균 의장이 결국 "숙고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고, 정진석 원내대표 등이 이를 수용하면서 한밤의 의장실 점거는 마무리됐다.

    새누리당은 2일 오전 10시에 의원총회를 소집한 뒤 정 의장을 만나 숙고의 결과를 들어보고 국회의사결정 중단 조치를 풀 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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