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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태양광·에어컨 없이 여름 난 경로당 겨울도 걱정

    • 2016-08-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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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경로당 220곳 선풍기·부채 의존…태양광 안 돼 겨울 난방비도 부담

     

    태양광 발전 시설 덕분에 전기 누진요금 걱정 없이 에어컨 바람을 쐬며 시원하게 올여름을 난 경로당 어르신들이 있다.

    반면 부채와 선풍기에 의지하며 한여름을 힘겹게 보낸 어르신들도 적지 않다. 에어컨이 경로당에 설치되지 않은 탓이다. 물론 에어컨이 있어도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지원받지 못한 경로당 어르신들은 전기요금 걱정에 부채질로 더위를 식혀야 했다.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는 광역 자치단체, 경로당 지원은 시·군·구 몫이다 보니 지원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엇박자를 내는 것이다.

    재정 규모가 열악한 시·군일수록 에어컨이나 태양광 발전 시설 모두 설치되지 않은 경로당이 많다. 지자체의 경로당 지원도 부익부 빈익빈인 셈이다.

    28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11개 시·군에 4천51개의 경로당이 있다. 이 가운데 에어컨을 갖추고 태양광 발전 시설까지 있어 전기료 걱정 없이 냉방할 수 있는 경로당은 1천982곳이다.

    3㎾급 태양광 발전시설을 가동하면 전기요금 누진 단계를 3∼4단계 낮출 수 있다. 일반 전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에어컨을 가동하느라 600㎾h를 쓰면 18만230원의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태양광 발전시설 가동율이 15% 수준이라고 가정했을 때 월평균 334㎾h의 전력이 생산된다. 그러면 이 경로당은 600㎾h가 아닌 266㎾h에 대한 요금 3만7천120원만 내면 돼 요금 부담을 크게 덜게 된다.

    이 경로당은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난방시설을 전기요금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부자 경로당'인 것이다.

    이런 경로당은 청주가 486곳으로 가장 많고 충주 393곳, 옥천 249곳, 진천 165곳, 영동 135곳, 음성 119곳, 괴산 106곳, 제천 101곳 순이다. 나머지 단양(84곳), 보은(73곳), 증평(71곳)은 100곳을 밑돈다.

    반면 태양광 발전 시설도 없고 에어컨도 없는 경로당은 220곳이다. 여름철에는 부채와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겨울에는 심야전기 요금이 많이 나올까 봐 난방기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다.

    폭염기인 7∼8월 2개월간 월 5만원의 냉방비가 지원되지만 에어컨 가동이 부담스러워 선풍기에 의존하다보니 전기요금을 내구도 이 지원금이 남는다.

    태양광 발전 시설도 없고 에어컨도 없는 경로당은 제천시가 50곳으로 가장 많고 보은 46곳, 음성 45곳, 괴산 29곳, 청주 27곳, 단양 13곳, 진천 9곳 등이다.

    에어컨 없이 태양광 발전 시설만 있는 경로당도 많다. 에어컨 없이 고된 여름을 났지만 그래도 겨울철 난방비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괴산 186곳, 보은 147곳, 제천 100곳, 음성 88곳, 진천 67곳, 단양 51곳, 청주 34곳, 증평 28곳, 옥천 3곳이 그렇다. 시·군이 자체 예산을 들여 에어컨만 지원하면 시원한 여름을 날 수 있다.

    11개 시·군 중 청주시와 제천시, 옥천군, 진천군은 내년 에어컨 설치를 지원하기로 했다. 나머지 시·군도 지원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4천51개 경로당 중 1천462곳은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가 불가능하다. 주택용 저압 전기가 아닌 고압 전기가 공급되는 아파트 단지나 그늘이 많은 곳에 있거나 노후해서다.

    이런 경로당은 지자체가 지원을 늘리지 않는 한 전기요금 걱정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충북도 관계자는 "수요 조사를 통해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며 "여의치 않은 경로당에 대한 지원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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