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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섬 '소록도' 100년 만에 드러나는 끔찍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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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의 섬 '소록도' 100년 만에 드러나는 끔찍한 진실

    '그것이 알고 싶다' 한센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인권유린 참상 파헤쳐

    (사진=SBS 제공)

     

    30일(토)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대한민국 정부 주도로 사회적 낙인과 차별을 받으며, 가장 기본적인 권리마저 박탈당해야만 했던 한센인들과 그 자녀들의 삶을 조명한다.

    남해안에 있는 끔찍한 비밀을 품은 의문의 섬 소록도. 외부인 통제 구역인 이곳에는 오래 전부터 자행됐던, 절대 세상 밖으로 알려져서는 안 될 비극이 숨어 있었다.

    "가마솥에다 사람을 삶았어요. 고았어요. 사람을 갖다가 그렇게 삶아가지고 뼈만 추려가지고 연구하려고…" - 섬 주민 00 씨

    "사람 대접을 못 받고 산 거죠. 개, 돼지만도 못한 거고… 그냥 주는 밥이나 먹고, 때 되면 죽는 거고… - 섬 주민 자녀

    이들의 충격적인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비극의 실체와 마주하기 위해 두 달여 동안 200명 넘는 취재원과 접촉했고, 모두의 외면 속에서 100년 넘게 드러나지 않았던 진실과 마주했다.

    전라남도 고흥군 소록도. 한센인이 모여 사는 이곳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제작진은 사람의 인체를 표본으로 만들어 유리병 안에 담아 보관했다는 기괴한 소문을 접했다.

    "사람이 목만 잘라서 있는 것도 있었어요, 목. 사람을 부위 별로 잘라서 유리병에 넣어 놓은 것도 있었다고요." - 과거 섬 주민

    제작진이 입수한 사진 속 유리병의 수는 모두 122개. 그 속에는 사람의 목을 잘라 넣은 표본도 있었고, 뇌나 장기를 절단한 표본이 포르말린 용액 속에 담겨 있었다.

    "유리병 표본을 어떤 목적으로 모았는지 모르겠어요.특히 태아 (표본)의 경우에 있어선 제가 이해를 잘 못하겠는 게 거의 출생 시기가 다 된 태아인데…." - 고려대 의대 해부학교실 엄창섭 주임교수

    전문가조차도 의문을 제기하는 122개의 인체표본. 놀랍게도 그중 14개의 유리병에는 태아의 사체가 담겨 있었다. 사진 속 태아는 탯줄이 발목을 감고 있거나, 심지어 머리카락까지 자라 있는 출생 직전의 상태였다. 제작진은 오랜 시간의 탐문 끝에 사라진 유리병 속 태아들의 비밀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정부, 1990년대 중반까지 한센인에 대한 근거 없는 낙태·정관수술 자행

    (사진=SBS 제공)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는 한센인의 출산을 금지하며 강제 낙태와 정관 수술을 자행했다. 충격적인 것은 일제가 갖고 있던 '한센병은 유전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광복 이후 대한민국 정부에서까지, 그것도 1990년대 중반까지 이러한 일들이 은밀하게 이어져 왔다는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잔혹한 인권유린이 최근까지 계속된 것이다. 유리병 속 태아들은 '한센인들은 절대 임신해서는 안 된다'는 본보기로 전시해 놓았다는 것이다.

    "내가 마지막일 거야. 소록도에서 마지막 수술한 사람이야. 우리가 병이 들고 싶어 들었어? 살다보니 든 것인데, 그놈의 쓸데없는 일제 시대 때 하던 습관을 갖다 버리지 못해 가지고 여기서도 낙태를 하고…." - 송문종(1992년 정관 수술 피해자)

    "낙태하러 안 간다고 막 울고불고 하니까 데리고 가서 가둬버린다 하고. 발로 차서 낙태시킨다 하고. 낙태를 거부하면 완전히 그냥 두드려 맞고 쫓겨나야 되니까…." - 최영호(가명·낙태 피해자 남편)

    강제 낙태와 정관수술이 행해지고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태어났다. 감시의 눈을 피해 힘들게 세상에 나온 아이들은 사회적 낙인과 차별이라는 또 다른 비극과 마주해야 했다. 많은 아이들이 한센인 2세라는 이유로 부모와 분리돼 해외에 입양되기도 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가 말하더군요. '나병 환자를 부모로 두고 있는 아이들 1만 4000명을 다 데려가시지 그러세요'라고요. 정말 믿을 수 없었어요. 그 사람들은 이 아이들을 얼른 한국에서 치워버리고 싶었던 거예요." - 버니스 고트리브 전 UN대사

    입양되지 못한 아이들은 전국의 보육 시설에 강제로 맡겨졌다. 단체 수용시설과 다름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아이들은 강제 노역에 동원되거나 구타로 인해 사망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대구의 한 보육원에 딸을 맡긴 뒤 소식이 끊어진 한센인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어머니는 떨리는 손으로 45년간 소중히 간직해 온 딸의 사진을 건넸다.

    "아이가 죽었다고 전보가 왔더라고요. 그런데 보육원에 가보니까 아이가 없어요." - 정복이(1972년 딸 이미화 실종·당시 3세)

    '아이 시신이라도 보셨어요?'라는 제작진의 물음에 어머니는 "원장이 절대 안 보여줘. 나는 아이가 안 죽었다고 생각해요. 어디로 보내 버린 거지"라고 답했다. 제작진은 한국과학기술원의 최신 몽타주 제작 방식을 활용해 현재 이미화 씨 얼굴을 몽타주로 제작, 그녀의 흔적을 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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