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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에 흥분제 타서 마셔도 메달 박탈 안됐다?



스포츠일반

    브랜디에 흥분제 타서 마셔도 메달 박탈 안됐다?

    과거 올림픽, 지금보다 금지약물 규정 느슨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리우 올림픽(8월 6~22일)을 앞두고 러시아의 도핑 스캔들로 시끄러운 가운데 과거 올림픽의 황당무계한 도핑 사례가 눈길을 끈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하계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토머스 힉스(미국). 당시 그는 레이스 중 강력한 흥분제 'Strychnine'(스트리크닌)을 브랜디에 섞어 마시고도 메달을 박탈당하지 않았다. 왜 일까.

    마라톤 경기 당일 레이스 사정은 최악이었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데다 흙길이라 발을 디딜 때마다 흙먼지가 풀풀 날렸다. 크고 작은 언덕이 많아 체력 소모가 더 컸다. 32명이 출발했지만 완주자는 단 14명.

    원래 힉스는 프레데릭 롤즈에 이어 2등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롤즈는 레이스 중 11마일(약 18km)을 몰래 차를 타고 이동한 것이 메달을 목에 걸기 직전 발각되는 바람에 실격 처리됐고, 힉스에게 금메달이 돌아갔다.

    레이스 초반 선두를 유지하던 힉스는 이내 처졌다. 뜨거운 날씨에 체력이 빨리 바닥났기 때문이다. 팀 스태프는 지친 힉스가 힘을 내도록 스트리크닌 1mg을 브랜디에 타서 마시게 했다. 힉스는 2등으로 결승점을 통과한 직후 쓰러졌다.

    스트리크닌은 운동뉴런(근육수축 컨트롤)에 영향을 미치는 흥분제다. 치사량(36mg)이 넘을 경우 몸 전체에 경련을 일으키고, 호흡을 위한 근육을 마비시켜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스트리크닌은 금지약물이 아니었고, 덕분에 레이스 중간 스트리크닌을 두 차례 복용하고도 힉스는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후 힉스는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지 못했지만 76세까지 살았다.

    스트리크닌이 금지약물로 지정된 후에는 중국 배구선수 우단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이 약물을 복용했다가 적발됐다.

    한편 BBC World Service가 지난해 12월~올해 4월 사이 19개 나라, 1만9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57%가 "도핑으로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페루, 호주, 프랑스 국민이 도핑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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