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과기대 졸업식 (사진=자료사진)
북한이 남북이 공동으로 설립한 평양과학기술대학 졸업생들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개발과 사이버테러를 위한 인재양성소 역할을 한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북한 조평통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4일 '평양과학기술대학페쇄책동, 6. 15의 흔적조차 없애버리려는 흉심의 발로'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박근혜패당이 평양과학기술대학을 대북제재대상에 추가포함시켜 그 운영에 제동을 걸어보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달 14일 외교부 대변인을 내세워 '평양과학기술대학이 북의 핵과 미사일개발과 사이버테로를 위한 인재양성소 역할을 한다는 자료들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최근 자위적 국방력강화와 경제건설, 인민생활향상에서 이룩되고 있는 우리의 눈부신 성과들에 배아파난 박근혜(대통령)의 히스테리적인 대결광증이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가 하는것을 똑똑히 보여주는 산 실례"라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평양과학기술대학의 설립과 교육과정은 남측의 직접적인 관계자들과 당국자들도 잘 알고있는 일"이라고 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또 "대학의 교육자선발도 우리가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라며 "대학교원 120여명 전원이 외국인이고 이 가운데 미국 국적의 교수가 절반에 달하며, 대학의 전과목을 영어로 강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양과기대는 2001년 3월 남측의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과 우리의 교육성(당시)간에 설립합의를 이루어 2003년부터 대학건설공사를 시작했고 2010년 10월에 개교해 2014년 5월 첫 졸업생을 배출해 3회까지 졸업생을 배출했다.
평양과기대는 정보통신공학부와 농생명공학부, 산업경영학부 등이 개설돼 있으며, 곧 의과대학도 설립할 계획인 가운데 학부에 430명과 대학원에 100여 명의 북한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다.
북한 매체의 이러한 보도는 개교 당시부터 일부 보수층을 중심으로 남북한이 대립한 상태에서 북한과학인재 양성은 북한의 정보기술력을 높이고 군사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개교 6년이 지난 현재까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발사로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서 졸업생들이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개발 연구기관의 핵심 엘리트 연구인력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와 정부 당국자의 비판 발언까지 나오자 비난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평양과기대 재단인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 관계자는 "졸업생 300여 명 가운데 우려하는 IT분야 전공자는 50여 명에 안팎에 불과하고 대학 교수와 외국인 상대 국가기관등에 근무하고 있다"고 CBS노컷뉴스에 말했다.
박찬모 평양과기대 명예총장도 최근 "평양과기대에서 석사 과정 학생들은 졸업한 후에 일반 연구소나 대학에 교원으로 취업하고 일부는 박사 과정에 들어간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 말했다.
2014년 첫 번째 졸업한 학생 가운데 45명이 석사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박사과정 5명과 소프트웨어 연구소 연구원 5명, 그리고 평양과기대의 교원으로 8명이 왔다.
이밖에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대학교, 스웨덴의 웁살라 대학, 그리고 스위스의 취리히 응용과학대학, 영국 캠브리지 대학 등에서 20여 명이 석사를 마치고 돌아왔다고 했다.
대북 제재와 남북관계 악화로 인해 후원금이 줄면서 평양과학기술대학는 매달 정상 운영비가 7만~10만 달러 정도 필요하지만, 최근에는 절반에도 밑돌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평양과기대 측은 오는 8월말 쯤 서울에서 평양과기대에서 근무하는 미국과 독일,영국 등지 국적 교수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졸업생들에 대한 취업실태를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