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로 가자!
국내 최초로 포켓몬 발견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원도 속초가 갑자기 '포켓몬 고(Pokemon Go)' 성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12일 온라인 게임 전문 매체 '인벤' 게시판에 한 유저가 속초에서 '포켓몬 고' 실행이 정상 가동된다며 화면을 캡처해 사진을 게재했다. 인벤 측이 실제 팀을 꾸려 속초에 가서 확인한 결과 정말로 게임이 실행됐고, 누리꾼들은 앞다투어 속초행 의사를 밝혔다.
13일 오전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속초행 버스는 매진됐다. '속초시청'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도 이날 별다른 행사가 없음에도 이용자가 늘어났다며 놀라움을 전했다.
'속초시청' 페북지기는 이날 오전 "속초가 갑자기 들썩인다"며 "출근해보니 방문자가 계속 늘어난다. 왜 그런가 봤더니 속초가 '포켓몬 고' 게임 성지란다. 개발사에서 포켓몬 실행 금지 지역을 설정할 때 속초와 울릉도만 유일하게 제외가 됐단다"고 전했다.
그가 공유한 사진은 '속초 무료 와이파이 지도'다. '포켓몬 고' 게임 실행을 위해 이 지역을 방문할 여행객들을 배려해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물 들어 올 때 노저어라", "이제 몬스터 출몰 지역을 정리해 올려달라", "홍보는 이렇게 하는 거다",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포켓몬스터 배경곡이 나오면 좋겠다"는 등 열띈 호응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유저들은 "속초를 포켓몬 관광특구로 지정하라", "정말 포켓몬스터 속 태초마을 지도와 유사하게 생긴 것 같다", "포켓몬스터 세계 대축제를 기획해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라"는 등 지역을 '포켓몬 특구'로 지정하라며 즐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댓글에는 반대 의견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여서, 그야말로 '포켓몬 고' 체험에 대한 누리꾼들의 강한 열망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속초시청 관계자는 1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며 "관련 부서가 아닌 곳에도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외지서 전화가 속출하는 걸 보니 정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즉각 반응이 올 만큼 (속초가) 이슈화된 적이 없었으니까 놀랍다. 평일임에도 화젯거리 덕에 시청 쪽에 문의가 빗발치는 건 정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버스가 게임 때문에 매진된 건 아니"라며 "원래 7월은 성수기라 속초 오는 버스는 매진 상태다. 게임 때문에 버스를 증차할 계획은 없다고 한다. 대표적 숙박업소 몇 군데도 이렇다할 고객 반응이 오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속초는 원래 관광수산시장과 아바이마을이 활성화돼 평일 관광객도 많다"고 전했다.
만화 '포켓몬스터'를 주제로 제작된 게임 '포켓몬 고'는 스마트폰용으로 제작됐다. 현실 속 특정 장소를 비추면 화면에 캐릭터가 나타나고, 이를 이용자가 포켓볼을 던져 잡는 형식이다. 실제와 가상을 오가며 위치 정보 시스템 등을 종합해 눈길을 끈다.
이 게임이 지난 6일 호주와 미국에서 출시된 지 일주일 만에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얻으면서 이런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이 대중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포켓몬을 잡기 위해 후미진 곳에 찾아간 유저들을 상대로 한 강도 사건이 생기거나 게임을 하던 소녀가 시체를 발견하는 등 사건사고에 노출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