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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체제, 불안한 한 달…친박에 치이고 野에 밀리고



국회/정당

    정진석 체제, 불안한 한 달…친박에 치이고 野에 밀리고

    "기회 줬지만 뒷심 발휘 못해"…4선경력 묵직한 정치력 안 보여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3일 취임 한 달을 맞았지만 그간 당내 유일한 지도부로서 계파주의를 타파할 리더십을 보여주는 데에는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 지배적이다.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탈계파와 대통합을 주장한 정 원내대표는 지난달 9일 당선인총회에서도 "저는 특정 계파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또 "청와대와 긴밀하게 협의하겠지만 청와대의 주문을 여과 없이 집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초기에는 그런 약속을 실천에 옮기는 듯도 했다.

    지난달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당시 정부 편에 서지 않았고 광주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선 야권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기립해서 제창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기도 했다.

    당 혁신위원회를 세울 때도 강경파인 김용태 의원을 위원장에 앉히는 등 비박계 인사를 대거 중용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일 뿐. 곧이어 친박계의 공세에 밀려 스스로 입지만 좁혀놨다.

    지난달 18일에는 광주에서 상경하다 돌연 지역구인 공주에서 내려 칩거하는 듯하더니 하루 만에 국회로 복귀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이후에는 친박계의 파상공격에 몰리다 비대위원장 직을 반납했다. 진퇴양난의 위기에서 손을 내밀어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계파였다.

    그는 각각 친박과 비박계 대주주 격인 최경환, 김무성 의원과 3자회동 끝에 겨우 출로를 모색할 수 있었다.

    정 원내대표는 이 과정을 거치면서 리더십의 상처를 입었다.

    당초 독립기구로 상정했던 혁신위는 출항도 하기 전에 좌초해 비대위에 흡수됐다. '혁신'이라는 명칭을 비대위 앞에 붙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때부터 당 쇄신 방안은 사실상 물 건너갔고 청와대 눈치보기 경향도 두드러졌다.

    그 결정적 계기는 지난달 27일 국회법 개정안(상시 청문회법)에 대한 거부권 파동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야당의 거센 반발을 낳는 대신에 청와대와 여당의 거리는 좁혀놨다.

    19대 국회 임기 만료 직전 이뤄진 '꼼수' 거부권 행사에 비판여론이 들끓었지만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두둔했다.

    원내 1당인 더민주에 양보하는 듯하던 국회의장 직에 갑자기 집착하는 배경과 관련해서도 청와대의 개입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그는 취임 초에만 해도 "총선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의장은 원내 1당이 아니라 여당 몫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결국 정 원내대표는 친박·비박 사이의 '낀박' 신세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다 상처만 입은 뒤, 이번에는 거대 야당과의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그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살아오면서 가장 힘든 한 달"이라 했지만 향후 전망도 결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물론 당내 뚜렷한 지지기반이 없다는 한계는 있지만 정무수석 등을 역임한 4선 경력의 묵직한 정치력을 보여줬는지는 의문이다.

    한 친박계 4선 의원은 "유승민도 그러다가 망했는데, 초반에 청와대와 각을 세우고 그러면 멋있을 것 같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며 "말을 앞세울 게 아니라 중요한 시점에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비박계 재선 의원은 "비대위원 인선을 끝까지 밀고 나갔다면 당도 쇄신의 기회로 삼고 본인도 정치적 위상을 높일 수 있었다"면서 "기회가 있었지만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낮은 점수를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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