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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사회 발목 잡는 하청…이러다 우리 모두 죽어요"



노동

    "온 사회 발목 잡는 하청…이러다 우리 모두 죽어요"

    스크린 도어 사고 등 불행한 사건들, 그 뒤엔 하청 문제 있어

    - 위험업무는 다 하청이 도맡는 것이 우리 산업의 현실
    - 1년에 2000명 이상 산재로 사망하는 한국
    -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업무부터 직고용 필요
    - 산재에 대해 원청 책임 강화하고 하청노동자도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6월 1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은수미 의원 (더불어민주당), 고동민 (쌍용차 해고노동자)

    ◇ 정관용> 은수미 전 의원 그리고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 씨와 노동현장 짚어보는 시간이죠. 아이고, 또 가슴이 아프네요. 두 분 어서 오십시오.

    ◆ 은수미> 네, 안녕하세요.

    ◆ 고동민> 네, 반갑습니다.

    ◇ 정관용> 매일 죽음이네요, 이게. 구의역 때문에 가슴 아픈데 오늘 아침에 또 사고 났잖아요.

    ◆ 은수미> 네. 요즘 위험 정도가 목에 차오른 거죠. 그동안 제가 11년 정도 하청 문제, 이러다가 하청이 온 사회 발목을 잡고 청춘들까지 하청으로 시작한다는 얘기를 계속 드렸는데 결국 그 위험 정도가 목이 차서 이제 앵앵앵 하는 빨간불이 울리고 있는 거죠. 이제 정말 좀 바꿉시다. 제가 정말 부탁드리고요. 이러다가 우리 모두가 죽어요.

    ◆ 고동민> 사실은 언론에 많이 알려져서 이런 죽음들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지만 사실은 매년 산재로 2000명 이상이 죽거든요.

    ◆ 은수미> 수없이 죽고 있어요.

    ◆ 고동민> 우리 주변에 죽음이 계속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들이 듭니다.

    ◆ 은수미> 그리고 점점 더 하청부터 죽어요. 하청이 많아지니까 위험업무는 다 하청을 시켜요. 그리고 그 위험업무에 대한 지시를 원청이 하면 불법파견이 되거든요. 그 지시도 안 해요.

    ◇ 정관용> 안전관리를 어떻게 해라.

    ◆ 은수미> 네, 지시를 하면 불법파견이 된다고요. 그러니까 지시를 안 해요. 그러면 안전관리를 또 하청이 할 수 있는 충분한 돈을 주냐? 안 줘요. 내가 왜 하청 쓰는데? 비용절감하기 위해서 하청 쓰는데 내가 왜 돈을 줘? 매뉴얼은 있으나 마나예요. 그 매뉴얼 만들어봤자 지시도 못 하는 매뉴얼을 왜 만들어서 이런 사고를 불러 일으키냐고요.

    ◇ 정관용> 그 매뉴얼도 보면 상호 모순돼서 작동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 은수미> 그럼요.

    ◇ 정관용> 구의역 지하철 같은 경우에 2인 1조를 해야 한다는 매뉴얼이 있어요. 대신에 한 시간 안에 뭘 해라, 이런 지시가 있어요.

    ◆ 은수미> 그럼요.

    ◇ 정관용> 그런데 다른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리려면 1시간이 넘어간단 말이에요.

    ◆ 은수미> 당연히 그렇죠.

    ◇ 정관용> 그럼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 씨와 은수미 전 의원(사진=시사자키)

     

    ◆ 은수미> 그러니까 49개 역에 5, 6명 배치하는 거잖아요. 그러면서 어떻게 2인 1조로 하라고 해요? 그거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그리고 그 인건비 가지고는 사람들을 더 고용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업무, 위험작업, 이건 직고용하자고요, 제발. 이런 걸 안전이나 인권을 비용 문제로 하지 말자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립니다.

    ◇ 정관용> 1년에 2000명 이상이 사고 난다. 간단히 말하면 하루에 5명 이상이 사망한다는 거네요.

    ◆ 고동민> 그리고 사실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숫자이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돌아가시는지는 현실적으로 보면 더 많은 숫자가 돌아가셨을 수도 있어요.

    ◇ 정관용> 은폐될 수 있으니까.

    ◆ 은수미> 네.

    ◇ 정관용> 그런데 하루에 5명꼴로 계속 이렇게 누군가 죽어나가고 있다면 국가적 비상사태 아닙니까, 사실?

    ◆ 은수미> 전 세계의 추문이에요. 이게 OECD 국가 중에 10년 이상 산재사망 1위인 나라입니다. 그리고 점점 더 약자들 먼저 죽고.

    ◇ 정관용> 하청에서.

    ◆ 은수미> 네. 그래서 OECD 국가들 전체 추문이라고요. 그런데 이 정부가 그런 얘기를 하면 항상 하는 말씀이 ‘그러면 기업이 망해, 경제가 망해’ 그래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리는데요. 왜 OECD 국가에서 산재사망이 적고 이런 나라들이 선진국인데 망하더냐는 거예요. 안 망하잖아요. 오히려 우리가 망할 것 같죠. 그래서 정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좀 생각을 바꾸십시오.

    ◇ 정관용> 제조업하고 건설업하고 그다음에 지하철 이런 데는 어떻게 보면 기간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하청 이런 건 어때요? 제조업은 그나마 하청이 적은가요, 고동민 씨?

    ◆ 고동민> 제조업은 실제로는 제품을 생산하는 원청에서의 비정규직 사용은 제한돼 있어요. 왜냐하면 법적으로 불법파견이나 여러 가지 비정규직 노동자들 자체가 노조를 갖거나 그런 힘들을 발현할 수 있는 구조가 있을 수 있는데 실제로...

    ◇ 정관용> 지난 몇 년 사이에 현대차에서 비정규직 불법파견 판결을 다 받아내고 이런 움직임들이 있다 이런 얘기죠.

    ◆ 고동민> 그러니까 10년 동안 이 비정규직 노동자 당사자들이 불법파견 투쟁들을 해왔는데 실제로 하청에 또 재하청, 이런 영세 중소 공업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노조를 일단 만들면 노조 가입하면 해고가 되기 때문에 사실은 노조를 만들 수 없고 LG에서 생산하는 G5 핸드폰 이런 것을 생산하는 노동자들이 메틸알코올 이래서 눈도 실명되고. 이런 걸 대응할 수 있는 노동자 스스로의 자기방어가 불가능한 구조란 거죠.

    ◇ 정관용> 그 말은 그러니까 제조업체에서 완성차를 만드는 업체 같은, 최종 그런 업체는 비정규직이 별로 없다고 치지만.

    ◆ 은수미> 아니, 30%.

    ◇ 정관용> 그런데 부품 공급하는 그런 중소기업은 전부 다 또 하청, 재하청으로 간다. 그 얘기인가요?

    ◆ 은수미> 그러니까 아예 공단이 파견이나 하청이 아니면 취업을 할 수가 없어요, 지금. 그래도 완성차 쪽은 30% 정도로 잡혀 있는데 그 이하는 훨씬 더 많은 거죠. 그래서 부품업체가 많이 집결되어 있는 안산 반월공단 이런 데 같은 경우는 파견업체 거치지 않고는.

    ◇ 정관용> 전부 다?

    ◆ 은수미> 네.

    ◇ 정관용> 제조업은 그렇고. 또 우리가 지난 몇 주 동안 조선업 이쪽은 정말 비정규직이 많다.

    ◆ 은수미> 굉장히 많죠. 조선과 건설은 거의 비정규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건설은 거의 조선 수준이다?

    ◆ 은수미> 네. 그리고 그다음 문제가 되는 게 공기업이에요.

    ◇ 정관용> 공기업.

    ◆ 은수미> 인천공항공사 87%예요, 하청이.

    ◇ 정관용> 서울메트로는?

    ◆ 은수미> 서울메트로도 지금 비중이 한 3, 40% 이상 넘어가는 걸로 알고 있고요. 그나마 도시철도, 그러니까 5호선에서 8호선이 자회사 형식으로 해요. 인천 지하철하고 도철이 아마 그럴 거예요. 그래서 거기는 자회사 형식이어서 하청의 수는 적은데 그러다 보니 전체를 쪼아서 거긴 또 자살자가 많아요. 도철은 자살 문제가 대두되었었고 나머지 지하철들은 산재나 이런 스크린도어 사망처럼 하청의 산재 문제가 지금 문제가 되고 있고요.

    ◇ 정관용> 그리고 오늘 아침 남양주 지하철 사건도 거기의 책임은 포스코건설이라고 하지만 역시 하청업체다.

    ◆ 은수미> 하청이죠.

    ◇ 정관용> 그리고 가스 감지 이런 것만 제대로 작동했으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가 또 일어나는 거고.

    ◆ 은수미> 그러니까 그런 정비나 지시나 이런 게 왜 연관이 돼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정규직이 하나로 이렇게 쭉 지시 받고 점검하고 해야 되는데 이게 딱딱 끊어져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하청업체별로. 그리고 업체 상호간에 뭔가가 있으면...

    ◇ 정관용> 의사소통도 안 되고.

    ◆ 은수미> 안 되죠. 불법파견이기 때문에 안 되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매번 사고가 일어나요. 매번. 작년인가? SK하이닉스 4명이 동시에 죽었죠? 가스가 나오는데 거기에 들어가시다가 4명이 포개져서 돌아가셨어요, 차례로. 하청 4명이. 이 역시 정규직하고 하청 간에 소통이 안 되면서 생기는 문제였던 거예요.

    ◇ 정관용> 사고가 자꾸 터지니까 어쨌든 만들기는 해요, 제도를. 어떤 사고 터지면. 우리 구의역 사고 같은 것도 보니까 작년에 이런 2인 1조 원칙 안 지켜서 사고 나니까 철저히 2인 1조 지키자는 매뉴얼 같은 걸 만들었다고는 하는데 매뉴얼을 만들어도 그것이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는 그 구조는 어떻게 보세요?

    ◆ 고동민> 사실은 중간착취를 하는, 그러니까 아까 은수미 전 의원님이 맨날 말씀하시는 전화기 한 대만 두고 있으면 회사가 운영되는 이런 용역회사를 일단 없애야 돼요, 사실은.

    ◇ 정관용> 아, 중간다리.

    ◆ 고동민> 그러니까 어쨌든 원청에서 정규직을 계속 늘려야 되는 게 저희들 요구긴 하지만, 노동자들 요구긴 하지만 그런 게 안 되더라도 예를 들면 서울메트로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이 2500만원 정도라고 들었어요. 그런데 실제 임금 받는 건 1600만원 정도. 한 달에 150만원 정도를 받고 있는 거죠. 그러면 돌아가신 분이 사실은 전년도에는 고등학생이었다고 하니까 실습생은 더 적게 줘요. 100만원도 안 되게 줬을 거예요, 아마.

    ◇ 정관용> 그렇겠죠.

    ◆ 고동민> 그럼 나머지 900만원, 800만원을 누가 먹느냐면 사장님이 드시는 거거든요, 용역업체 사장님이. 사실은 이런 구조에 대해서 예를 들면 그 나머지 돈으로 인원을 늘리거나 이런 게 아니에요. 그냥 그렇게 중간에서 임금 따먹기로 회사를 운영하는 이런 구조를 없애야..

    일단 첫번째로 이 구조를 없애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두번째로는 이렇게 안전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은 지하철 공사에서는 중앙관제실이 있잖아요. 사실은 도시철도가 사고가 안 나는 이유는 어쨌든 직원이 들어가서 일을 하는 것도 있지만 중앙관제실이랑 소통을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주의운전을 할 수밖에 없어요. 저기 안에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는 걸 기사님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사실 주의운전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보고가 되지 않고 그게 생략되는 경우가 되게 많은 거고 이번 일도 사실은 그렇게 발생하는 거예요.

    ◆ 은수미> 생략이 된 거죠. 소통이 안 되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 2인 1조 원칙을 자기들이 스스로 어기기 때문에 가서 우리 일한다고 보고도 안 한다는 거예요.

    ◆ 은수미> 못하죠. 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고동민 선생님의 말씀처럼 사람을 다단계로 판매하는 거예요, 이 하청이. 그러니까 그건 일단 없애고. 도철처럼 자회사라도 만들고 그리고 더 나아가서 직고 원칙을 하자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법이 다 발의되어 있었거든요.

    ◇ 정관용> 그게 언제 발의가 됐죠?

    ◆ 은수미> 2012년, 2013년에 이미 19대 국회에서 다 발의가 됐고요. 3개 법안이 굉장히 중요했어요. 하나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관련된 업무나 위험업무는 외주화 금지. 이게 하나가 있었고요. 그리고 외주화를 불가피하게 한다 하더라도, 하청을 한다 하더라도 원청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이거 하나.

    그 다음에 하청 근로자들이 원청과 직접적으로 집단교섭을 할 수 있는 이게 ‘삼성 직접교섭법’이라는 법이에요. 이 세 가지. 그다음에 거기에 플러스 산업안전 관련 문제들. 그리고 이런 문제, 이런 것을 계속 원청이 어길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하자. 이런 법들이 다 발의가 됐는데.

    ◇ 정관용> 처음 말한 그 생명안전에 관련된 업무는 직접 고용하자?

    ◆ 은수미> 네. 외주화 금지.

    ◇ 정관용> 그게 어떤어떤 것들이에요?

    ◆ 은수미> 예를 들어서 이런 거잖아요. 지금 기관이 문제라든가 테러, 그러니까 공항공사의 보안검색대, 배의 안전업무, 세월호 안전점검업무가 외주화 돼 있었잖아요.

    ◇ 정관용> 선장도 비정규직이라면서요.

    ◆ 은수미> 네. 그러니까요. 그런 업무. 공항, 철도, 소방 이런 업무들.

    ◇ 정관용> 지하철 스크린도어는 당연하죠.

    ◆ 은수미> 그렇죠. 당연하죠. 이런 업무들은 외주화를 금지하고 그다음에 그 외에 위험작업이 있어요. 일반 제조업에서도. 그 작업은 예를 들어서 아까 남양주 이런 데서 공사를 하는데 가스 누출이나 이런.

    ◇ 정관용> 가스용접.

    ◆ 은수미> 그렇죠. 이런 것들을 정규직이 하면 훨씬 더 죽음이 줄어요. 신경을 쓰게 되기 때문에.

    ◇ 정관용> 그게 첫번째. 직접고용이 혹시 조금 더 늦춰지더라도 사고가 나면 원청에 책임을 더 묻자.

    ◆ 은수미> 더 묻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2008년 1월에 이천 냉동창고에 하청노동자들 40여 명이 돌아가셨는데. 원청이 2천만원 물고 끝났거든요. 그러니까 2천만원 물고 충분히 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러니까 사람을 죽이는 게 이윤이 될 수 있는 이 구조거든요. 원청에게 훨씬 더 책임을 묻고 더 나아가서 징벌적손해배상까지 다 하자. 이게 두번째였고요. 그다음에 세번째로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 및 근로조건이 워낙 그래도 낮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 정관용> 직접교섭할 수 있게.

    ◆ 은수미> 네, 직접교섭할 수 있게. 이게 대법원 판례에도 나와 있어요.

    ◇ 정관용> 그런데 하나도 통과 못 시켰어요?

    ◆ 은수미> 하나도 안 됐어요.

    ◇ 정관용> 왜요?

    ◆ 은수미> 정부와, 그러니까 박근혜 정부하고 새누리당 모두가.

    ◇ 정관용> 정부 담당부처는 고용노동부인데?

    ◆ 은수미> 그래서 저희가.

    ◇ 정관용> 고용노동부도 반대했어요?

    ◆ 은수미> 적극적으로 반대하셨어요.

    ◇ 정관용> 고용노동부가?

    ◆ 은수미> 네.

    ◇ 정관용> 왜요?

    ◆ 은수미> 기업이 망한대요.

    ◇ 정관용> 고용노동부가 기업 걱정하는 곳인가요?

    ◆ 은수미> 경제가 망한대요. 돈벌이가 안 된대요.

    ◆ 고동민> 고용노동부는 사실 노동에 대한 얘기는 안 하시죠?

    ◆ 은수미> 안 해요.

    ◆ 고동민> 근로에 대한 얘기 많이 하십니다.

    ◆ 은수미> 저희가 어떤 얘기까지 했느냐 하면 재벌대기업은 하청업체가 청와대고 청와대의 하청업체가 기재부고 기재부의 하청업체가 고용부냐. 이 구조 아니면 이런 얘기 안 나오잖아요. 그렇게 호소를 했는데 절대로 안 된다. 제가 지금도 그 얼굴을 똑똑히 기억해요.

    ◇ 정관용> 그 이유는 딱 하나?

    ◆ 은수미> 네. 경제가 망한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께서 지난 2월에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인권, 환경, 노동 관련 규제. 모두 다 물에 빠뜨려서 필요한 규제만 건져내겠다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이게 얼마나 놀라운 얘기냐고요. 일국의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을 해버리시면 어떻게 국민이 살아요? 그리고 어느 부처에서 그것에 반해서 찬성, 뭔가 인권이나 환경문제를 강화시키자고 하겠느냐고요.

    ◇ 정관용> 쌍용차 같은 제조업, 그것도 최종 완성차 업체는 그나마 산재가 별로 없나요?

    ◆ 고동민> 산재가 많이 발생하죠, 실제로 일을 하다 다치는 분들이 많은데. 일단 여러 개 되니까 공상이나.

    ◆ 은수미> 은폐를 하죠.

    ◆ 고동민> 다른 방식으로. 자동차 회사에서는 거의 다 그런 방식으로 하고 실제 정규직 노동자들은 산재 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또 전혀 그럴 엄두를 못 내죠, 아예.

    ◇ 정관용> 신청하면 어떻게 됩니까, 회사에서?

    ◆ 은수미> 왜냐하면 그러면, 그러니까 원청이 하청하고 계약할 때 산재비율이 낮은 회사하고 계약을 해요. 그러니까 만약.

    ◇ 정관용> 산재로 신고된 게 다 건수로 잡히면 다음번에 재계약을 못 한다?

    ◆ 은수미> 재계약을 못 해요. 그러니까 아예 하청업체는 무재해를 원칙으로 해요. 그리고 하청노동자들은 만약 내가 산재 신고를 하겠다고 하면 하청업체에서 계약이 안 돼요, 또. 그러니까 이 구조이기 때문에 절대로 하청업체나 하청노동자들은 산재 신고를 안 하려고 하는 거죠.

    ◆ 고동민> 산재 신고를 하게 되면 회사에서 원래 여러 가지 증명해줘야 될 자료가 있어요.

    ◇ 정관용> 그렇죠.

    ◆ 고동민> 그런데 그런 걸 전혀 제공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혼자 개인적으로 알아서 해라. 노무사를 사든지. 실제로는 쌍용자동차는 정규직 노동자들도 지금 현재 그러고 있어요. 많은 노동업무가 강화되면서 여러 어려움들을 토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산재 신청을 하면 그런 태도를 갖고 있죠.

    ◇ 정관용> 정규직 직원들도?

    ◆ 고동민> 네. 지금 사실은 기아차나 현대차도 그런 시스템이 확립됐을 거예요. 왜냐하면 산재법이 바뀌고 나서 굉장히 엄격해졌을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사실은 엄격해진 만큼 회사에서는 안 해주려고 또 엄청 노력하거든요. 그게 여러 가지 법인세나 이런 게 연결되어 있어요.

    ◆ 은수미> 산재 은폐를 해서 1년에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돈이 1조 1300억인데 1위가 삼성이에요. 2위가 현대고. 그래서 삼성이 한 878억, 현대가 840, 850억. 이렇게 벌어요.

    ◇ 정관용> 그렇게 은폐함으로써 벌어들인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 은수미> 왜냐하면 자동차 보험 요율과 똑같아요. 자동차도 왜 사고가 덜 나면 보험료 덜 내잖아요.

    ◇ 정관용> 깎아주고 사고 많이 나면 보험료 올라가고.

    ◆ 은수미> 네, 똑같아요. 산재도 그래요. 그렇게 해서 벌어들인 돈이 1조 1300억원 정도 된다고 보시면 돼요.

    ◇ 정관용> 원래는 더 냈어야 할 보험료를 안 내는 식으로.

    ◆ 은수미> 네, 안 내는 거예요. 그러니까 여러 가지 이익이잖아요. 보험료율이 떨어져서 이익이지, 하청에서 해서 이익이지, 책임 안 져서 이익이지, 마음대로 계약 해지해서 이익이지. 그래서 하청은요, 정말...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은 이미 정해져 있네요. 아까 쭉 말씀하신. 이건 입법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는 거죠? 산업현장에서 힘 관계 갖고는 도저히 안 되는 거죠, 지금?

    ◆ 은수미> 아니, 정진석 원내대표께서 포스트잇에 그렇게 하셨더라고요. ‘이윤보다 안전이 최고다’라고. 그럼 그대로 하시라고요, 새누리당이. 그리고.

    ◇ 정관용> 아무튼 아까 말한 생명안전업무 종사자 직접고용하는 그런 법. 그다음에 산재가 발생하면 원청 책임을 강화시키는 법. 그리고 하청노동자도 직접 교섭하게 하는 것. 징벌적손해배상. 또 영국이나 이런 데 있는 기업살인법.

    ◆ 은수미> 그런 게 합쳐진 게 기업살인법이에요. 산재를 그래서 줄이죠. 그 전체를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아마 정의당 쪽에서는 일종의 기업살인법이라고 불러서 종합해서 발표하셨을 거예요. 그걸 아우르는 전체를 기업살인법이라고도 얘기하죠.

    ◆ 고동민> 사실은 입법부에서 어떤 법안이 발의돼서 통과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법부에서 뭔가 판결을 제대로 공정하게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해요.

    ◇ 정관용> 지금은 어때요?

    ◆ 고동민> 왜냐하면 정리해고법이 사실은 있고 이게 아주 엄격하게 우리나라 법에는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해고는 마음대로 하고 사실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라고 판결되는 사례가 굉장히 많아지면서 사실은 정리해고가 지금 무분별하게 사회적으로 퍼져나가는 계기를 사법부가 만든 거죠.

    예를 들면. 콜트·콜텍 같은 경우에는 ‘미래에 올 경영상의 위기 때문에 해고가 정당하다’ 이런 판결을 내린 이후부터 회사가 미래에 올 경영상의 위기 근거만 만들어내면 누구든 해고할 수 있는 판례를 만들어놓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입법부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사법부가 정권 눈치 안 보고 국민들 위해서 제대로 판결 내리는 것도 사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은수미> 그걸 유지한 게 KTX 잖아요. KTX 여승무원들이 1심, 2심까지 ‘간접고용 불법파견이다’라는 판결을 받았는데 3심 대법원에서.

    ◇ 정관용> 졌죠.

    ◆ 은수미> 지면서 한 분이 자살까지 하셨다고요. 그러니까 이렇게 대법원에서 이상한 판결을 내려버리면 하청이나 불법파견이 횡행해져요.

    ◇ 정관용> 사법부도 문제지만 우선 법을 제대로 만들어놓으면 사법부도 엉뚱한 판단 못 하도록 꼼꼼하게 만들면 되잖아요.

    ◆ 은수미> 그리고 정부가 감독 좀 하시라는 부탁 정말 드려요. 당장에 가까운 게 정부잖아요. 정부가 근로감독, 산업안전관리 감독만 제대로 해도 반은 줄어요, 반은. 그러니까 정부가 감독을 하면서 입법부에서 법을 통과시키고 사법부에서 제대로 판결하고. 이게 좀 진행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정관용> 마지막으로 하나 더 배울 게 저도 자료를 보면서 보니까 건설노동 같은 경우에 하청, 재하청 이렇게 계속 가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막바지에는 결국 요새 우리는 또 외국인노동자를 많이 쓰기도 하고. 그런데 미국 같은 나라는 건설업종에 ‘적정임금제’라고 하는 게 1931년인가 법으로 만들어졌더라고요. 1931년.

    ◆ 은수미> 네, 맞아요.

    ◇ 정관용> 그것 좀 소개해 주세요. 이게 뭐예요?

    ◆ 은수미> 아, 그게 적정임금이라는 게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 아주 강력하게 주장을 했던 법인데요. 미국은 하도급 건설이 다단계 되어 있지 않아요. 그러니까 단계가 있다 해도 굉장히 적고 그다음에 직접고용이 돼 있고요.

    거기에 대해서 우리나라는 생활임금이라는 형태로 나와 있는데 그렇게 이해하시면 돼요. 생활임금이라는 우리나라식의 형태를 미국이 적정임금에서 가지고 있어요. 훨씬 더 높고요. 그래서 주나 연방에서 행하는 공사에 대해서는 일정 임금 이하로 줄 수가 없어요. 아예 그렇게 정해져 있어요.

    ◇ 정관용> 주나 연방에서 행하는 공사라는 건 주로 사회간접자본 인프라시설일 수 있고. 모두를 위해 누군가는 그 힘든 일을 해야 한다. 그 정신인 거잖아요.

    ◆ 은수미> 네. 그래서 그것이 표준이 돼서 민간업체까지 확대돼 있어요. 그러니까 여기는 상당히, 제가 인터뷰한 걸 보면 미국 건설노동자가 자기 아들한테도 이걸 하라고 권장을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요.

    ◆ 고동민> 그런데 사실은 예를 들면 그런 좋은 여러 가지 적정임금제가 되더라도 한국식 적정임금제가 되면 사실 최저임금 안 지키는 사업장이 엄청 많거든요.

    ◆ 은수미> 그러니까 거기서는 어떻게 하냐면요, 임금 자체를 우리가 경쟁을 하잖아요. 입찰을 할 때 임금을 제외시켜버려요. 그러니까 모든 업체는 그 임금을 줘야 돼요. 그러니까 입찰할 때 임금은 입찰대상이 아니에요. 나머지. 이윤이나 이런 것만 입찰대상이 돼요. 그러니까 적정임금이 유지가 되는 거죠. 이게 우리나라도 가능해요. 입찰을 할 때 아예 임금은 정부가 정해준 대로 주는 거고. 그것에 대해서 관리감독을 하도록 하는 거죠.

    ◇ 정관용> 기본정신을 이와 같은 적정임금을 반드시 지키도록 강제하는 이런 정신으로 가면 무슨 직접고용하도록 해라, 하청 주지 마라 굳이 이렇게 안 해도 직접고용 식으로 가지 않겠어요?

    ◆ 은수미> 하청을 할 유인이 적어져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은수미> 하청에게도 그 돈을 줘야 되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 법까지 20대 국회에서는 돼야 될 것 같고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당도 이런 법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같아요, 어때요?

    ◆ 은수미>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국민의당 워크샵에서 ‘박근혜 표 노동악법이라고 불려지는 법을 통과시켜도 괜찮다는 게 당론이다’ 이렇게 안철수 대표께서 말씀을 하셔서 저는 잘 모르겠다이고. 설마. 다시 한 번 국민의당에도 부탁.

    ◇ 정관용>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지난 19대 국회 후반부터 하려고 하는 이른바 노동개혁 3법, 이건 산업재해, 하청 이거랑은 직접 관련은 없지 않나요?

    ◆ 은수미> 그렇지만 간접고용을 확산시키고요.

    ◇ 정관용> 파견법 그것 때문에?

    ◆ 은수미> 그렇죠. 그다음에 전반적인 근로조건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요. 그러니까 이번 하청이 많아지는 이유가 유용성이나 효율성 위주잖아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국민의당이 이런 산업재해 등등에 대해 하청구조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니까 스크린도어특위를 만들었더라고요. 태스크포스. 거기를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 노동현장 매주 이렇게 짚어보고 있는데. 죽음 이야기로 제발 안 시작하는. 그런 주가 빨리 오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 은수미> 정말 간절히 바랍니다.

    ◇ 정관용> 은수미 전 의원 그리고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 씨 고맙습니다.

    ◆ 은수미> 감사합니다.

    ◆ 고동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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