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도저히 올 사람이 없어서 혼자 했다"



사회 일반

    "도저히 올 사람이 없어서 혼자 했다"

    스크린도어 사고 당일 현장 근무인원 총 4명뿐

    - 스크린도어 하루 평균 고장 약 40건, 날 더워지면 100건 이상으로 늘어
    - 당일 현장 근무 4명, 대기 1명, 상황 1명, 총 6명뿐
    - 회사도 노동조합도 2인 1조 안전 매뉴얼 못 지키는 현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5월 31일 (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황준식 (스크린도어 수리업체 은성 PSD 노조위원장)


    ◇ 정관용> 구의역 지하철 스크린도어 수리하다가 19살 청년이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 이게 2013년에는 성수역, 지난해엔 강남역. 똑같은 사고입니다. 그리고 2인 1조 규정만 지켰다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가 또 벌어진 거예요. 왜 이런 걸 막지 못할까요. 이 피해청년이 몸담았던 정비업체 은성 PSD의 노조위원장 먼저 연결해 보겠습니다. 황준식 위원장 나와 계시죠?

    ◆ 황준식> 네, 반갑습니다.

    ◇ 정관용> 은성 PSD는 이 스크린도어 수리만 전담으로 하는 회사입니까?

    ◆ 황준식>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직원들이 하루 평균 몇 군데나 스크린도어 수리를 하러 나가게 됩니까?

    ◆ 황준식> 지금 하루에 약 40건 정도 발생되고 있는데요.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거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장애 건수가 갑자기 늘어납니다. 100건 이상 늘어납니다. 날씨에 따라서 좀 다릅니다.

    ◇ 정관용> 그런데 핵심적인 게 항상 수리할 때는 2인 1조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죠?

    ◆ 황준식> 그게 서울메트로의 매뉴얼이 그렇게 돼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러면 어디서 신고가 들어왔는데 지금 같이 갈 직원이 없어요. 혼자밖에 없어요. 그러면 안 가야 되는 것 아닙니까?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김모(19) 씨를 추모하는 국화꽃과 메시지가 붙어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 황준식> 바깥에서 우리가 보수를 할 때는 열차도 큰 문제가 없으니까, 바깥에서 하니까. 그것을 1명이 해도 되고 우리 직원이 안으로 들어가서 해야 되는 건 2명이어야 하는 걸로 매뉴얼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직원이 1명이 가서 이걸 바깥에서 하는 거면 혼자 해서 끝마치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현장에 가봐야 바깥인지 안인지를 알 수 있다?

    ◆ 황준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현장에 가봤더니 이게 안에 들어가서 고쳐야 되는 거란 말이에요.

    ◆ 황준식> 그렇죠.

    ◇ 정관용> 그럼 1명 더 오라고 부르고 올 때까지 기다려야 되는 게 원칙 아닙니까?

    ◆ 황준식> 네, 그게 원칙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왜 안 기다리고 혼자 가서 수리를 하죠?

    ◆ 황준식> 5월 28일날 사고가 난 날이 6명이 근무이기 때문에 4명은 현장에 있고 그다음에 1명은 사무실에서 대기하고 1명은 상황을 봐야 돼요. 서류 정리할 게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날 4명이기 때문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2명이.

    ◇ 정관용> 그래서 아무튼 추가로 올 사람이 없는 상황이 됐다, 이 말 아닙니까.

    ◆ 황준식> 네, 그렇게 된 겁니다.

    ◇ 정관용> 그러면 추가로 사람이 올 수 있는 상황이 될 때까지 수리에 착수하지 말아야 되는 게 원칙 아니에요? 매뉴얼대로 한다면?

    ◆ 황준식> 매뉴얼대로 하면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왜 혼자 들어가서 수리를 했느냐 이거죠.

    ◆ 황준식> 아마 지금 조사 중이니까 그건 조사가 다 끝나고 그 이유가 나올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니, 혹시 회사에서 이 사람 더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그냥 혼자 수리해라, 이렇게 지시한 것 아닌가요?

    ◆ 황준식> 그런 건 없습니다. 그래도 매뉴얼은 지켜야 되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런데 2013년에 성수역에서도 바로 지금 은성 PSD의 기술팀장이 사망했습니다.

    ◆ 황준식> 그때 성수역 사건은 2명이 나가서 사고가 났고요. 강남역 사건은 1명이 나가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작년 강남역 사건으로 인해서 2명이 나가야 된다고 매뉴얼을 고친 거예요.

    ◇ 정관용> 아. 그러면 작년 강남역 사고 이후에는 항상 2인 1조로 한 게 맞습니까? 아니면 수시로 혼자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까?

    ◆ 황준식> 그게 원래 2인 1조가 돼야 되는데 인원이 없으면 그렇게 1명이 작업하고 한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 동안 그럼 관행적으로 사람 없으면 혼자 했다, 이 말인가요?

    ◆ 황준식> 도저히 올 사람이 없으니까 그렇게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노조위원장이시니까 노조 차원에서는 노조원들에게만이라도 추가로 사람이 올 때까지는 수리에 착수하지 말자, 이런 건 혹시 지침을 주시지는 않았나요?

    ◆ 황준식> 그렇습니다. 저도 그 문제에 대해서 지금 많이 죄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 사고를 당한 청년은 19살입니다. 이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나 됐습니까?

    ◆ 황준식> 작년 10월 19일날 입사했습니다. 약 7개월 됐습니다.

    ◇ 정관용> 작년 강남역 사고 이후부터는 2인 1조 원칙이 매뉴얼에 있는데 회사 차원에서도, 노조 차원에서도 그걸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그건 인정하시는 거네요?

    ◆ 황준식> 인원이 그렇게 안 됐기 때문에 그렇게 됐습니다.

    ◇ 정관용> 일단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황준식> 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