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사진=자료사진)
여론조사 상 차기 대권가도에서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틀 간격으로 경북 안동을 방문하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반 총장은 오는 29일 서울에서 경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 '충효당'에서 서애의 후손 및 지역 유력인사들과 점심을 함께 하고 기념식수도 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김관용 경북지사의 초청에 따른 것이지만, 여당의 텃밭이자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를 자부하는 안동을 찾는 것이어서 벌써부터 정치적 해석이 분분하다.
임진왜란의 참혹한 전화를 극복한 명재상 서애의 고택을 찾는 행위 자체가 어떤 식으로든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게 될 것만은 자명하다.
특히 총선 패배 이후 새누리당의 내분에 따라 제기되는 다양한 정계개편 시나리오 중에서 충청과 대구·경북(TK)이 연대하는 '충청 대망론'의 상징적 장면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반 총장이 여당 후보로 나설 경우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문재인 전 대표도 공교롭게도 같은 지역을 이틀 앞서 방문했다.
문 전 대표는 27일 오전 안동의 도산서원을 찾아 퇴계 이황 선생의 위패에 참배했다. 또 정조가 특별히 퇴계 선생을 추모하고 지방별과를 치렀던 시사단을 둘러봤다.
문 전 대표 측은 "문 전 대표가 '이곳이 정조의 개혁정치가 시작된 역사적 현장'이라 말하며 영남 개혁정신의 뿌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상해 임시정부 시절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인 안동시 임청각을 방문했다.
오후에는 영주댐 건설로 훼손 위기에 처한 내성천을 둘러본 뒤 경북지역 낙선자들과 함께 만찬도 함께 할 예정이다.
문 전 대표 측은 총선 이후 전국 각 지역 낙선자들에 대한 위로방문 차원이며 이미 오래 전부터 예정돼있던 일정이라는 설명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과 노 전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으로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두 인물이 잠재적 라이벌로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도시를 찾는 것은 우연치고는 묘한 인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