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당 대회 선전탑 (사진=RFA)
북한이 36년만에 노동당 7차 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중국공산당이 대표단 파견없이 간단한 축전만 보낸 것은 북중관계의 균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중화권 매체인 둬웨이가 보도했다.
이는 역대 조선노동당 당 대회에 중국공산당이 대표단을 파견하거나 축전을 보낸 것을 비교해보면 명확해진다는 것이다.
우선 중국은 이번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북한이 중국측에 초청장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961년 북한의 4차 당대회 때 중국은 당시 공산당 중앙총서기인 덩샤오핑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대회 개회 이틀전에 파견했고 대회장에서 축사까지 했다.
1970년 5차 당대회에는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이때는 중소분쟁의 영향으로 북중관계도 냉각기였던 시기였고 북한도 외빈없이 행사를 진행했다.
1980년 6차 당대회 때는 중국 부주석이었던 리셴녠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파견됐다.
중국이 노동당 대회에 보낸 축전에서도 양국관계의 냉랭함이 반영돼 있다.
축전의 길이도 과거에 비해 짧고 내용도 형식적이다.
중국이 이번에 보낸 축전의 내용을 조선중앙통신이 번역해 보도한 것을 보면 "우리 당(중국공산당)과 정부는 북·중 관계를 고도로 중요하게 생각하며 북측과 함께 공동 노력으로 북중관계를 잘 유지하고 굳건히 만들고 더 발전시키려 한다. 이를 통해 양국과 양국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세계와 지역의 평화, 안정과 발전을 수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헌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돼있다.
또 양국우호관계에 대해 "북·중 우의는 양국 전 세대 지도자들이 공동으로 이뤄내고 지켜 온 것으로 자랑스러운 역사전통을 갖고 있으며 이는 양측의 소중한 재부(財富)다. 노동당 7차 대회가 원만한 성공을 거두기를, 북중 우의가 대대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이번에 중국이 보낸 축전은 239자로 된 내용이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가 조선노동당 7차 대표대회에 과한 축전을 북측에 보내 대회 개막을 축하했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 보도와 달리 과거의 축전과 비교하면 과한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짧고 형식적인 것이다.
4차 당대회는 축전은 985자였으며 이 축전은 당시 대표단장으로 당대회에 파견됐던 덩샤오핑 총서기가 직접 현장에서 낭독했다.
5차 당대회에는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은 채 축전을 보냈지만 축전의 길이가 890자에 이른다.
또 이번에는 축전이 당대회 개막 당일, 이미 20여개의 축전이 모두 도착한 뒤에야 평양에 도착했다. 5차 당대회때는 대회 개막 전에 미리 보냈다.
6차 당대회는 리셴녠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보내고 화궈펑 주석 명의의 축전을 별도로 보냈다. 당시 축전의 길이는 1153자에 달한다.
내용면에서도 차이점이 드러난다.
특히 노동당의 공적을 찬양하는 내용이나 양국 우호관계에 대한 표현이 과거와 비교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4차, 5차, 6차 대회에 보낸 축전에서는 노동당의 공적을 찬양하는 내용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노동당의 업적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었다.
양국 우호관계에 대한 언급에서도 과거에는 항일전쟁의 동지, 한국전쟁을 함께 한 혈맹이라는 표현으로 친밀한 관계를 표현했지만 이번에는 '전 세대 지도자들'의 우의만을 강조했다.
축전을 보낸 명의도 6차 대회때는 화궈펑 주석 명의로 보냈지만 이번에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명의로 돼 있다.
시 주석이 북한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7차 당대회 개막일인 6일에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당 대회 개최와 관련한 질문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현재 국가 발전의 중요한 단계에 있다"며 "중국은 북한이 동북아의 평화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핵 개발에 반대한다는 경고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핵 보유국을 고집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불만이 이번 대회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은 것이나 짧고 형식적인 축전을 보낸데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