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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처 침입 '공시생', 수능도 '부정행위'(종합)



사건/사고

    인사처 침입 '공시생', 수능도 '부정행위'(종합)

    공무원 시험을 치른 뒤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에 무단침입해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시킨 20대 남성이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6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7급 공무원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20대 '공시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공무원시험 지역인재 선발시험 응시자격을 얻기 위해 학과성적 출석도 일부 조작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4일 송씨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송씨가 2011학년도와 2012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허위진단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송씨가 2015년 1월24일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같은 해 2월8일 토익(TOEIC) 시험 당시 약시(교정시력 0.16) 판정을 담은 허위진단서를 제출해 일반 응시생보다 시험시간을 편법으로 늘려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은 시점이 2010년 8월이라는 데 주목한 경찰은 송씨를 추궁했고, 수능에서도 이런 편법을 사용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 조사 결과 송씨는 2010년 당시 제주에 있는 A대학 1학년에 재학중이었다.

    재수를 하기로 결심한 송씨는 같은해 8월 전남 광주에 있는 모 대학병원에서 시력검사를 받으면서 "숫자와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반복적으로 말해 약시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송씨의 교정시력은 좌우가 0.6, 0.8이며 약시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발급받은 허위진단서로 2011학년도와 2012학년도 수능을 치르면서 저시력자로 분류돼 별도 시험장에서 다른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시험을 치렀다.

    저시력자인 만큼 문제해독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 받아들여져 과목당 1.5배씩 시험 시간을 늘려받았다.

    2011년학년도 수능에서는 각 과목 시험이 끝나면 인터넷에 해당 과목 정답이 곧바로 올라온다는 점을 악용한 송씨는 시험 전 화장실 내 휴지통 뒤에 미리 숨겨둔 휴대전화로 답안을 확인해 고득점을 받았다.

    경찰청 곽정기 특수수사과장은 "송씨가 시험 시간을 늘려 받아 일반 응시생의 시험 시간이 종료된 이후 인터넷에 정답이 올라오면 이를 확인해 일부는 암기하고 일부는 쪽지에 적어 답안지에 기입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당시 1교시 언어영역은 5등급을 받았지만 나머지 영역 모두는 1등급을 취득했고 서울에 있는 유명 사립대인 K대 두 곳에 원서를 넣었지만 합격하지는 못했다.

    A대학에서 학과성적 상위 10%로 공무원 지역인재 선발시험 응시자격을 얻은 송씨는 출석일수를 채우기 위해 또다른 편법도 동원했다.

    과거 군 복무 당시 발급받은 허리협착증 진단서를 4과목 교수들에게 6차례 제출해 불출석을 출석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능에서 약시 허위진단서가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송씨는 해당 진단서에 날짜를 바꿔넣는 수법으로 2015년 1월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2월 토익시험에서도 시험시간을 늘려받았다.

    앞서 송씨는 지난 2월28일부터 4월1일까지 5차례에 걸쳐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에 침입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송씨는 정부서울청사 1층 체력단련실에서 훔친 공무원 신분증 3개를 이용해 3월 26일 인사처 채용관리과에 무단으로 들어가 지역인재 7급 공무원시험 필기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했다.

    공무원 시험을 치른 뒤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에 무단침입해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시킨 20대 남성이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6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또 인사처가 주관하는 본 시험을 치르기 전인 올해 1월 10일 A대학교가 선발시험 형식으로 치르는 공직적격성평가(PSAT) 모의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를 훔치기도 했다.

    경찰은 송씨가 지역인재 선발시험에서도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CBS노컷뉴스 보도 이후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해 서울 신림동에 있는 M학원에서 문제지와 답안지를 미리 빼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관련 기사 : 2016년 4월 8일자 [단독] 정부 턴 공시생, 지역선발 시험도 조작의혹)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송씨의 대학 자체 선발시험에 부정행위가 의심된다는 모 언론(CBS)의 의혹제기가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송씨에게 건조물 침입, 절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공전자기록변작, 공문서 부정행사, 야간건조물침입절도, 사문서 위조·행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지역인재 7급 공무원시험 제도의 문제점이 전반적으로 드러난 만큼 제도개선 방안 등을 인사처에 통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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