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사를 폭행해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혔다. (사진=경찰청 제공 영상 화면 캡처)
지난 2월19일 밤 11시35분쯤 경북 의성군 철파리 5번 국도에서 1톤 화물차가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고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해당 트럭에 정차를 요구했지만 바로 도주했고 결국 마주오던 모닝 승용차와 충돌했다. 트럭은 충돌 이후에도 계속 도주하다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트럭운전사 김모씨는 혈중 알콜농도 0.195% 상태에서 난폭운전을 일삼은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지난달 14일 오후 1시40분쯤 광주 북구 우산동 도로상에서 소형 승용차가 고속버스에 경적을 울리며 달려들었다. 고속버스가 갑자기 끼어들었다는 이유였다. 승용차는 고속버스 앞에서 여러차례 급정거를 시도하고 진로를 방해했다. 급기야 고속버스를 밀어붙여 사고를 야기한 후 버스 기사를 폭행해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혔다. 승용차 운전자 서모(38)씨 역시 형사 입건됐다.
경찰청은 올해 2월15일부터 3월31일까지 46일간 난폭·보복운전을 집중 단속해 803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혐의가 중한 3명을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형사입건된 사람들의 약 60%는 전과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인터넷 국민신문고와 스마트폰 국민제보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경로로 난폭·보복운전 신고 3844건을 접수했다.
적발된 사람들 중 난폭운전자는 301명(구속 1명), 보복운전자는 502명(구속 2명)이다.
난폭운전자들의 법규 위반 유형은 차선을 마구 변경하는 등 진로변경 방법 위반이 125명(42.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앙선 침범 59명(20.2%), 신호위반 39명(13.3%) 등이 뒤를 이었다.
난폭 운전 동기로는 개인적 용무가 급했다는 이유가 123명(42.1%), 평소 운전 습관 때문이라는 대답이 29명(10%) 순이었다.
보복운전의 경우 다른 차량 앞에서 갑자기 멈춰서거나 속도를 줄인 경우가 209명(41.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차량 뒤에 바짝 붙는 '밀어붙이기'가 97명(19.2%), 폭행이나 욕설이 85명(17.0%)으로 뒤를 이었다.
보복운전 원인으로는 다른 차량의 급격한 진로 변경에 화가 난 경우가 163명(32.4%),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켰다는 이유가 114명(22.6%) 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밖에도 끼어들기나 서행운전에 대한 불만이 각각 90명(18%), 82명(16.4%)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찰의 이번 단속에서 입건된 난폭·보복운전자 가운데는 과거에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가 많았다.
입건된 803명 중 단 한 차례라도 전과가 있는 사람은 난폭운전 176명(58.4%), 보복운전 298명(59.3%)이었다.
입건된 사람 10명 중 6명이 범죄전력이 있었던 셈이다.
난폭운전자 중 전과 3범 이상은 94명(31.2%), 7범 이상도 34명(11%)에 달했다.
보복운전자는 전과 3범 이상이 162명(32.3%), 7범 이상은 51명(10.1%)이었다.
가해 운전자 직업은 난폭운전과 보복운전 모두 회사원과 운수업이 절반을 차지했다.
경찰청은 집중 단속기간이 종료 된 이후에도 안전운전 문화 정착을 위해 단속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난폭·보복운전자에 대한 심리치료 및 제도 개선 등 다각적인 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난폭운전자에 대한 도로교통공단 의무교육을 보복운전자에게 확대 시행하는 내용을 토대로 하는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형사 입건 여부와 상관없이 교통 관련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운전자에게 자가진단 질문지도 작성하게 해 난폭·보복운전 성향을 측정하고, 위험도가 높은 운전자는 전문 기관에 심리상담을 안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