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중개상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의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가격 부풀리기에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일광 계열사 솔브레인의 이사 조모(49)씨가 구속됐다.
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이승규 영장전담판사는 14일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씨는 일광공영 측이 2009년 터키 하벨산사의 대리인으로 방위사업청과 공군 전자전 장비 도입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일광 측이 사업비를 부풀릴 수 있도록 도와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체포한 조씨에 대해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합수단은 이 회장이 2009년 터키 무기업체인 하벨산과 방위사업청의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 거래를 중개하면서 사업비를 부풀려 약 500억 원을 가로채는 데 조씨가 상당 부분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는 사업계약 중개 당시 이 회장과 하벨산 한국지사장 K(43)씨 사이에서 통역을 하고 이 회장이 로비자금 명목의 돈을 건네는 과정에서 창구 역할을 하는 등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이 회장이 SK C&C를 통해 일광 계열사에 재하청을 주는 수법으로 당초 5,100만 달러 규모였던 사업비를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9,600만 달러(약 1,078억 원)를 받아낸 뒤, 실제로 연구개발은 전혀 하지 않고 차익만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단은 이날 이 회장과 공군 예비역 준장 권모 SK C&C 전 상무도 구속했다.
합수단은 일광공영 대표인 이 회장의 장남과 계열사 일진하이테크의 대표인 차남도 조만간 소환해 연루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또 군 기밀 유출 의혹과 함께 전 현직 군 관계자들의 일광 재직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군과 방사청에 대한 전 방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