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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마을 암환자 "정부 무관심 8년, 남은건 식도암"



사회 일반

    내기마을 암환자 "정부 무관심 8년, 남은건 식도암"


     



    - 18년전 아스콘공장 입주후 환경 변화
    - 남원시, 엉뚱한 조사하고 ‘정상이다’
    - 재조사해보니 라돈 기준치 26배 초과
    - 주민들 "아스콘 공장 이주 원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주민 이동원 (식도암 2~3기)


    물 좋고 공기 좋은 한 시골마을에서 주민 45명중 무려 10명, 그러니까 20%가 넘는 주민이 암에 걸렸습니다. 그 중 6분은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알고 보니까 마을의 식수원인 지하수에서 치명적인 발암물질이죠. 라돈이 권고치 보다 최대 26배 이상 초과 검출된 건데요.
    뉴스가 처음 보도된 지 한 달 여 만에 정부가 역학조사에 들어가기로 어제 결정을 했습니다. 전북 남원 내기마을이라는 곳의 얘기인데요. 전문가들이 기자회견도 하고 인터뷰도 많이 했습니다마는 저희는 발병한 피해자,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오늘 암으로 투병중인 주민을 직접 연결했습니다. 남원 내기마을의 주민 이동원 씨, 여러분 만나보시죠.


    ◇ 김현정> 지금 어떤 암으로 투병 중이세요?

    ◆ 이동원> 제가 지금 식도암이에요. 2기에서 3기사이라고 하는데, 지금 수술은 못 하고 항암치료만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왜 수술은 안 하세요?

    ◆ 이동원> 수술하기가 좀 까다로운 모양이에요.

    ◇ 김현정> 수술하기가 까다로워서 일단은 항암치료 하면서 지켜보자. ‘마을 주민 중에 10여 명이 암 환자다.’ 그럼 다른 주민들은 어떤 암에 걸리신 겁니까?

    ◆ 이동원> 폐암이 많았던 것 같아요.

    ◇ 김현정> 폐암... 몇 분이나요?

    ◆ 이동원> 돌아가신 분까지 하면 4~5명 됐을 걸요. 그다음에 저 같이 식도암, 방광암. 그 분은 한 8년 정도 됐을 거예요. 방광을 완전히 도려냈는데... 그 사람이 전에는 몰랐는데 라돈의 수치가 또 제일 많은 집이에요.

    ◇ 김현정> 그 집의 지하수를 검사해 보니까 제일 많이 나왔어요?

    ◆ 이동원> 네. 그 집이 아이고... 7천 얼마가 나왔어요.

    ◇ 김현정> 7천 얼마요? 기준치가 얼마인데요?

    ◆ 이동원> 지금 3백인가, 그렇다고 하죠?

    ◇ 김현정> 기준치가 3백 얼마인데, 그 집에서는 7천 얼마가 나왔어요?

    ◆ 이동원> 네.

    ◇ 김현정> 세상에... ‘마흔 몇 명이 사는 마을에 10여명이 걸렸다는 건 이상하다.’ 이런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죠?

    (자료사진)

     

    ◆ 이동원> 위에 아스콘 공장이 들어와 있습니다.

    ◇ 김현정> 아스콘 공장이요?

    ◆ 이동원> 암석에서, 그러니까 돌을 깨 가지고... 암반을 잘게 부셔서 아스콘 만드는 공장입니다. 그런데 이제 생각해 보니까 ‘라돈이라는 게 암반에서 발생이 된다’고 해요. 확실한 건 아직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원인은 거기다’ 라고 생각하고요. 지금 온 마을 사람들이 거기에 집중을 하고 있죠.

    ◇ 김현정> 그 아스콘 공장은 언제 들어섰습니까?

    ◆ 이동원> 그게 95년도에 들어왔어요.

    ◇ 김현정> 95년도면 한 18년 전에. 그럼 그 동안 마을에 어떤 변화, 환경이 어떻게 변했습니까?

    ◆ 이동원> 위에 방죽이 있습니다, 저수지요. 그 물에 그 전에는 물고기가 많이 살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물고기가 하나도 안 살고 그러니까 이상하다 해서 이장님이랑 동네사람들이 관계기관에다가 진정을 내고 그랬었죠.

    ◇ 김현정> 물고기가 눈으로 보면 보일 정도로 왔다갔다하던 곳이었군요?

    ◆ 이동원> 그럼요. 물이 맑고 아주 좋았었죠.

    ◇ 김현정> 그런데 한 마리도 없어요?

    ◆ 이동원> 네. 하나도 없어요.

    ◇ 김현정> 아스콘공장 들어서고 얼마 만에 그렇게 됐습니까?

    ◆ 이동원> 한 6~7년 지나서부터 그런 것 같고요.

    ◇ 김현정> 일단 저수지의 물고기가 사라지고.

    ◆ 이동원> 그때부터 후유증이 나오기 시작한 거죠. 비가 오고, 또 많이 쏟아지면 분진가루가 우리 동네 아스팔트로 그냥 다 흘러내려요.

    ◇ 김현정> 비가 와서 아스팔트가 하얗게 흘러내린다는 것은, 그러니까 비 안 올 때는 다 공기 중에 있었다는 얘기잖아요?

    ◆ 이동원> 그렇죠, 그렇죠. 그리고 어떨 때는 골탄 타는 냄새가... 바람이 마을 쪽으로 불면 그 골탄 냄새가 아주 골치 아플 지경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이상하다 생각하고 진정을 내셨어요?

    ◆ 이동원> 그렇죠. 진정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요. 중앙에 내면 남원시에 그걸 넘기더라고요. 그런데 남원시에서는 와 보지도 않고. 그러다가 작년에 수질검사를 했던 겁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18년 전에 공장 들어서고, 7~8년 후부터는 저수지에 물고기도 사라져서 이상하다고 계속 진정 넣고 탄원 넣었는데.

    ◆ 이동원> 하천 오염된 것도 사진 찍어서 보여주고요.

    ◇ 김현정> 그런데 작년이 돼서야 움직이기 시작한 거예요?

    ◆ 이동원> 네.

    ◇ 김현정> 그래서 조사했더니 뭐가 나왔습니까?

    ◆ 이동원> 정상으로 나왔던 거거든요. 그랬는데, 올 7월인가? 서울대 보건대 교수님께서 자발적으로 오셔가지고, 물 수질이랑 다 측정을 하고 가셨거든요.

    ◇ 김현정> 그랬더니 연구 결과가?

    ◆ 이동원> 이 상황이 벌어진 거예요, 지금... 최하가 2,600서부터 있을 거예요, 아마.

    ◇ 김현정> 그러면 대부분 기준치 넘게 라돈을 드시고 있었다는 거네요?

    ◆ 이동원> 아이고, 그렇죠. 최하 8배 이상 나온 거죠.

    ◇ 김현정> 그러면 그때 시가 조사했을 때는 왜 안 나왔을까요, 도대체?

    ◆ 이동원> 그때는 대장균 검사 이런 것만 한 거예요. 이 동네에 암 환자가 이렇게 많으면 암에 대한 역학조사를 해서 뭔가 수질검사를 해 주셔야 되는데 그런 거만 한 거예요.

    ◇ 김현정> 엉뚱한 검사만 한 거네요?

    ◆ 이동원> 네.

    ◇ 김현정> 그래서 오케이, 문제없다 나왔는데 이번에 검사 하니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 이동원> 그렇죠. 어마어마한 거죠, 이게... 완전히 허탈하고 이건 뭐... 분노가 보통 이거... 말을 어떻게 할 수가 없죠. 기가 막힌 거죠, 이거. 동네에서 400m 거리에다가 공장을 허가를 해 준 사람들이 나는 참... (한숨)

    ◇ 김현정> 이웃 분들 모이면 무슨 얘기들 하세요?

    ◆ 이동원> 너무, 이거... 공무원들을 완전히 불신하죠. 그냥 완전히... 어떻게 내가 공개적으로 말할 수는 없고, 참 화가 보통 치밀어 오르는 게 아니에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결국 중앙정부가 나섰어요. ‘이제 역학조사를 실시하겠다.’ 어제 발표를 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릅니다. 아스콘 공장 때문인지 뭔지 아직 최종 원인은 없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지하수에서 라돈이 기준치를 엄청나게 초과해서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지금 문제는 충분히 되고 있죠. 주민들이 바라는 점,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 주십시오.

    ◆ 이동원> 물론 역학 조사를 기다리고 있지만 ‘저 공장 때문에 이런 것이다.’ 라는 생각을 다 그렇게 갖고 있어요.

    ◇ 김현정> 공장을 어떻게 좀 해 달라, 이런 말씀이시군요?

    ◆ 이동원> 네. 그다음에 지금은 어차피 여기서 살아야 되니까 지하수는 포기한 상태고요. 우선 상수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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